▲<부자의 그림일기> 작품 마지막 장면으로 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일기는 작가가 딸이 그린 그림일기를 보면서 그렸다고 한다.
오세영
<부자의 그림일기> 얼마 앞서 박경리 원작인 <토지>를 만화화한 오세영 화백. 만화계 고수가 된 현재도 데생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그가 마흔을 넘긴 나이에 처음으로 낸 단편집 <부자의 그림일기>는 도시 빈민인 한 가족을 초등학교 아이 눈으로 말하는 작품이다.
가난하지만 이름만 부자인 아이는 힘들게 사는 엄마가 우는 모습을 자주 본다. 아버지가 없고 가난하지만 이름만은 ‘부자’인 아이는 주인집 아들에게 가난뱅이라고 놀림을 당한다. 운동회날 입을 단체 무용복을 살 돈이 없어 선생님 꾸중을 듣고 구석에서 울고 있는 아이. 자주 울던 엄마는 이번엔 울지 않고 기운내서 이에 항의한다. 이 장면이 이 작품의 백미다.
그림일기에서 화난 엄마와 그 손에 이끌려가는 부자의 모습은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아 아픔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