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직원 돌연사는 집단발병"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역학조사 결과 발표... 유족대표, "정부기관 무얼 했나"

등록 2007.11.28 19:48수정 2007.11.2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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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두용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이 28일 직원들이 잇따라 돌연사한 한국타이어 역학조사의 진행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박두용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이 28일 직원들이 잇따라 돌연사한 한국타이어 역학조사의 진행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박두용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이 28일 직원들이 잇따라 돌연사한 한국타이어 역학조사의 진행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타이어 직원들의 잇따른 심장질환으로 의심되는 돌연사는 '집단발병'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규명됐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과 대전지방노동청은 28일 오후 3시 대전 유성구 직업병 연구센터에서 한국타이어 직원들의 돌연사 원인을 밝히기 위한 역학조사 진행과정 설명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200여 명의 한국타이어 노사, 시민사회단체, 기관관계자 등이 대거 참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한국타이어 직원 돌연사 역학조사를 진행해 오는 12월 30일까지 1차 보고서를 제출하고, 내년 1월 말까지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또 고무타이어 공장의 유해요인과 건강영향에 관한 연구를 2008년 연구과제로 수행할 예정이다.


먼저 박정선 역학조사 팀장은 이번 조사에 대해 "한국타이어에서 최근 발생한 돌연 사내지 심근경색증을 유발한 원인에 대해서 조사하고, 페암 등 암 사례에 대해서는 사망한 노동자가 과거 근무했던 부서에서 발암물질에 노출할 가능성이 있는가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팀장은 "1단계로 '역학조사단계로 집단발병사례에 해당하는가', 2단계로 집단발병사례가 해당된다면 '일반인구집단의 비작업성 이환율을 초과하는지의 여부 확인', 3단계로 '업무적으로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공통적인 유해인자가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팀장은 지금까지의 역학조사 진행상황에 대해 한국타이어 직원 중 암 사망자 5명을 제외하고 심장질환으로 의심되는 돌연사 직원은 심근경색증 2명, 확장성 심근병증 1명, 심장성 급사 1명, 허열성 심장질환 2명, 심장마비 1명 등 7명이라고 밝혔다.


또 부검소견에 의한 심근경색증 2명과 심장성 급사 및 허열성 심장질환 2명 등 5명은 같은 질병이라 할 수 있으나, 부검을 안 한 심장마비도 금사의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어 7명 모두 같은 질병범주에 속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팀장은 한국타이어의 경우 심근경색증 등 심장경색질환 사망률이 우리나라 국민 또는 적절한 대조군보다 표준화 비례 사망비가 16배 높다고 강조했다. 또한, 폐암 2명, 식도암 1명, 뇌수막 종양 1명, 간세포암 1명 등 5명은, 국제암연구소로부터 '신체부위별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된 확실한 직업성 발암자가 있는가?'와 관련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무원 직무유기 아닌가"... "노동문제를 책임지는 수장으로 죄송하다"


이날 조호영 유족대표는 "사전에 예방했으면, 모두 살릴 수 있었는데 노동부가 무엇을 했는가"라며 "시민단체가 특별근로감독실시를 요구했고 역학조사 때 유족과 사회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포함 시켜달라고 해도 이를 거부하더니, 여론에 밀리니까 이제서 하는척하는 것은 직무유기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맹룡 대전지방노동청장은 "유족들의 슬픔에 비견될 수 없지만, 노동문제를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죄송하다"며 "노동청에서 역학조사를 의뢰해 원인규명을 분명히 할 수 있도록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승기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조합원은 "이번 역학조사는 허점투성이"라며, "시 약군 샘플 수거 하는데 15분, (더구나) 일찍 철거했다"면서 "솔벤트의 경우 100% 오픈 상태에서 평소 작업했는데, 역학조사를 한다니까 통을 4분의 1만 열어 놓은 상태에서 작업을 시켰고, 또 분진 청소하고 역학조사에 응했다"고 지적했다.


임태영 민변 사무국장은 "과거 솔벤트 유기용제와 현재사용한 유기용제를 비교할 것과 환기구를 개폐 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호성 대전공장조합원은 "한국타이어에 13년 근무했지만, MSDS에 대해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송용한 대전환경운동연합 담당자는 "이직자와 퇴직자 모두 역학조사를 해야 신뢰할 수 있다"며 "시민사회단체와 유족이 추천하는 의학전문가를 역학조사에 추가시킬 수 있는가, 또 시민 자문가에게 역학조사를 보고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답변에 나선 박두용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원장은 "역학조사가 양측간에 신뢰성 문제가 항상 대두되는 예민한 문제이며, 지적한 사안에 대해서는 보완하여 추가 조사 때 적극 반영하겠다"면서 "또 공정성에 대한 이의제기가 없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박 원장은 이어 "판사는 판결문으로 결론짓고 연구원은 보고서로 답한다"며 "조사과정과 결론을 모두 밝히는 것으로 최종보고서를 제3자 전문가가 봤을 때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박 원장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상의하여 사회단체 추천전문가를 역학조사팀에 추가하는 문제와 시민 자문가에게 중간보고하는 것을 적극검토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타이어 집단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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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지역에서 노동분야와 사회분야 취재를 10여년동안해왔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빠른소식을 전할수 있는게기가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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