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의문의 죽음', 시민사회단체도 나섰다

대전시민단체, 한국타이어 대책위 가세

등록 2007.11.14 17:05수정 2007.11.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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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지역 16개 시민단체가 대책위를 구성하고 한국타이어노동자 사망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대전지역 16개 시민단체가 대책위를 구성하고 한국타이어노동자 사망 진상규명을 촉구했다.오마이뉴스 심규상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의문의 돌연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대전지역 시민단체가 나섰다.

대전보건의료연대 등 대전지역 16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한국타이어 노동자 사망 진상규명을 위한 대전시민대책위'는 14일 오후 2시 대전환경운동연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사망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제보접수센터를 개설하고 자체조사를 벌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국타이어 사측과 대전지방노동청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들은 "사측이 역학조사팀의 현장조사를 앞두고 증거인멸이라도 하려는 듯 노동자들에게 현장 청소를 지시하고 유족들의 가계도까지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유족과의 협상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대화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며 밝혔다. 또 "유족들을 돕는 현장노동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까지 주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가족 "국회의원에게 억울함 호소한 것도 잘못이냐"

지난 2001년 6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사망한 황 모씨의 유가족인 오명숙씨는 "사측이 지난 12일 유가족대책위와 갖기로 한 대화약속을 통합신당의 김근태 의원을 만나고 공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는 이유로 파기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게 뭐가 잘못이냐"고 반문했다. 

대전지방노동청에 대해서는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뒷짐만 지고 있다 때늦은 조사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사측에 대해 ▲사장의 직접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유족대책위와 성실한 협상 ▲가계도 작성건에 대한 사과 및 관련자 징계 ▲유족 위로금 지급 ▲시민대책위의 독립적 진상규명활동 보장 등을 요구했다.

"역학조사에 시민대책위 참여보장"


 지난 12일 갖기로 한 사측과 유가족 대책위의 대화는 통합신당 김근태 의원을 만났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지난 12일 갖기로 한 사측과 유가족 대책위의 대화는 통합신당 김근태 의원을 만났다는 이유로 무산됐다.오마이뉴스 심규상

대전지방노동청에 대해서는 ▲특별근로감독 실시 ▲역학조사에 시민대책위 참여보장 ▲사망자 관련 자료 공개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우선 사측에 노동자 실태파악을 위한 설문조사 협조를 요청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자체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피해자 추가 조사 및 제보접수 ▲3.4공단 악취개선과 오염저감 활동 ▲ 산재관련 토론회 개최 ▲사망자 합동위령제 ▲한국타이어 노동조합 면담 ▲지방노동청장 면담 등의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관계자는 "아직 시민대책위로 부터 공식적인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정식 공문이 접수되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대전지방노동청 '현장 작업환경조사' 시작

 한국타이어 유가족대책위 오명숙씨
한국타이어 유가족대책위 오명숙씨 오마이뉴스 심규상
대전지방노동청의 현장 작업환경 조사를 앞두고 철저한 현장 청소를 지시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현장청소를 좀 더 철저히 하도록 직원들에게 당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솔벤트 통 교체 지시에 대해서도 "MSDS(물질보건안전자료)가 떨어져나간 통이 있을 수 있어 부착된 통으로 일괄적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전지방노동청과 한국산업안전공단은 14~16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현장의 작업환경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한국타이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 등에서는 지난 1년 반 사이 15명이 각종 질병과 사고 등으로 숨졌다. 사망자 중 관련 질병은 심장질환(7명), 폐암(2명), 식도암(1명), 간세포암(1명), 뇌수막종양(1명) 등이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솔벤트 등 유독성이 강한 물질을 취급하는 근무환경과 과도한 업무량 및 억압적인 회사 분위기에 의한 스트레스 등이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특별근로감독을 통한 사인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돌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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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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