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 한계 오마이뉴스로 극복했습니다

콧방귀 뀌던 관공서 변화의 움직임 보여

등록 2007.07.31 11:36수정 2007.08.01 15:24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 문제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만 해 주십시오.”
“지역언론에 보도되는 건 아무렇지도 않다는 의미입니까?”


“그건 아니고 더 이상 후속기사를 내보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알아보고 문제가 있다면 시민 아니 국민들에게 알리고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최근 한 공무원과 나눈 대화내용이다.

예전에는 지역언론에 관공서 관련해서 무슨 기사가 나도 이런 말은 커녕 전화 조차도 오지 않았었다. 콧방귀만 꼈다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태도가 달라졌다.

지난 4월 24일 오마이뉴스에서 처음으로 잉걸기사로 채택된 기사. 첫번째로 올린 기사는 생나무에 걸렸다.
지난 4월 24일 오마이뉴스에서 처음으로 잉걸기사로 채택된 기사. 첫번째로 올린 기사는 생나무에 걸렸다.김동이
지역언론에 문제의 소지가 있는 작은 기사라도 보도되면 바로 전화가 온다. 지난 4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기 시작하고부터다. 물론 4월부터 태도가 달라졌다는 말은 아니다. 제대로 된 기사를 생산해 내기 위해서 발로 열심히 뛴 결과가 하나둘씩 나타나면서 사람들이 내 존재를 조금씩 인식하게 되고 관공서에서도 풀뿌리 지역 언론의 힘을 느끼게 되면서 조금씩 태도가 달라졌다는 말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이는 “지역언론만으로 관공서를 바로 잡을 수 없다면 지역언론에 문제점이 있는 게 아니냐?”고 반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언론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주로 지역언론을 접하는 이들의 대부분이 지역주민이고 그중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일부 계층뿐이다. 이러한 일부계층들이 언론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관공서에 건의하거나 의문을 제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관공서에서도 지역언론에서 문제를 다루면 그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시정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흘려버리기 일쑤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지역언론사에서는 다른 무언가에 의지하려고 한다(여기에서 다른 무언가라는 것은 요지부동인 관공서의 태도를 고쳐주기 위해 지역언론에서 다룬 문제점을 확대 보도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언론매체나 시민단체를 말한다). 그렇게 지역언론에서 의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매체가 바로 누구나 시민기자로 활동할 수 있는 <오마이뉴스>인 것이다.


매일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리면서 메인기사나 잉걸에 채택된 기사, 또는 생나무에 걸려있는 기사들을 읽어보고 있자면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에만 얽매여 활동하는 기자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어떤 단체를 운영해 나가면서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사람, 장사를 하면서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사는이야기를 전해주는 사람, 교사, 국회의원 등 공무원으로서 일을 하면서 기사를 쓴 사람들 등 다양한 직종을 가진 기자들이 <오마이뉴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역기자들의 힘입니다

필자가 운영하는 지역신문 홈페이지 기사에는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 표시를 하고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지역신문 홈페이지 기사에는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 표시를 하고 있다.김동이
특히, 각 지역에서 지역신문사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기자들도 많이 있다. 물론, 나 또는 그런 부류에 속하는 사람 중에 하나다. 대부분 지역신문 기자와 시민기자를 병행하는 사람들은 나와 마찬가지로 원고료를 받기 위해서보다는 지역 언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활동하는 이들일 것이다.

이들의 활동영역을 보면 지역의 현안문제를 지역언론에 뿐만 아니라 <오마이뉴스>에도 기고하고 더 나아가 블로그, 유포터 등 다른 매체에도 기고함으로써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지역언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역언론의 작은 몸부림의 결과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오마이뉴스>인 것이다.

<오마이뉴스>에 기사 나간 이후 관공서 태도 변화 보여

지난 6월 15일자로 실린 "기자실이 아니라 '앵무새방'이지" 기사. 이 기사는 메인톱으로 실려 계룡시청 기자실이 탈바꿈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 15일자로 실린 "기자실이 아니라 '앵무새방'이지" 기사. 이 기사는 메인톱으로 실려 계룡시청 기자실이 탈바꿈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김동이
예를 들자면 지난 6월 나는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자실이 아니라 ‘앵무새방’이지”를 통해 계룡시청 기자실이 폐쇄되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바 있다. 이로부터 4일 후 계룡시장은 지역신문 기자들에게 “기자실을 없애지 말고 지역신문 기자분들께서 요구하는 대로 구조를 변경하도록 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힌 바 있다(관련기사 오마이뉴스 6월 19일자 “기자실 폐쇄보다 서로 ‘윈윈’합시다”)

이렇게 되기 전까지 이미 지역언론에서는 기자실 폐쇄를 입버릇처럼 외쳐댔었다. 하지만, 관공서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아니 ‘니네들은 떠들어라’라는 식이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러나, 기사가 나가고 기자실을 점령(?)해 무언의 시위를 벌인 결과 서로가 한 발짝씩 물러서며 기자실 폐쇄보다 서로 윈윈하는 방향으로 타결을 보게 것이다. 나는 이것을 <오마이뉴스>로 인해 지역언론의 한계를 극복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싶다.

지금 지역 언론인들은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해결해 주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또 <오마이뉴스> 기사 하나하나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특히, 같은 지역언론인으로서의 입장에서 지역언론인들이 올리는 글에는 더욱 관심을 갖고 애독하고 있다.

지역언론인 여러분! 힘내시고 우리에게도 언젠가는 희망의 빛이 비출 것입니다. 빛이 나는 그날까지 발바닥에 땀나도록 열심히 뜁시다!
#계룡시 #지역기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4. 4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5. 5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