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실을 방문한 지역신문 기자들이 기자실 출입문에 '앵무새방', '언론개혁'이라고 써붙이고, '계룡시청 기자실 폐쇄해야'라는 기사가 실린 신문을 탁자 유리밑에 넣었다.김동이
"기자실에서 생산되는 기사가 비판기사는 없고 어떻게 거의 대부분이 시정 홍보기사여? 그럼, 기자실이라고 하지말고 차라리 앵무새방이라고 하는 게 맞을 거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문뜩 '기자실이 운영되는데 한 달에 들어가는 시민의 혈세가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중에 같이 기자실을 찾은 다른 지역신문 기자가 담당부서에 전화를 걸어 기자실에서 사용한 전화비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정보를 요구했다.
하지만, 담당부서에서는 기자실로 찾아와 정중하게 이렇게 말했다.
"정보공개 신청서를 제출해 주시면 자료를 드리겠습니다."
"기자실에서 취재하는데 참고자료로 쓰려고 정보요구를 하는데 신청서를 작성하라니요? 그건 일반 시민들도 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일반 시민과 똑같이 정식적인 절차를 통해서 자료를 요구할 거면 굳이 기자실이 있어야 합니까"
"저희도 근거를 남겨두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네요."
기자실 밖으로 나와서 정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자료를 내어 준다는 말이다.
시청에서 보도자료를 받아 제목만 다르게 그대로 전송하고 일반시민과 같이 정식적인 절차를 밟아야만 자료를 내어줄 수 있는 것이라면 굳이 기자실이 없어도 가능한 일이다.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단순한 일이라는 말이다.
이렇게 운영될 기자실이라면 더 이상 시민의 혈세가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당장 폐쇄해야 하며, 기자실 안에 있는 기자들은 기자실 밖으로 나와 뛰어다니면서 자료도 수집하고 전문가도 만나보고 해서 수준 높은 기사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계룡시청이 기자실을 폐쇄하지 못하고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목적이 본래의 목적인 취재 지원 차원이 아니라 계룡시의 치부가 들어 날까봐 또는 여론 조장을 위한 목적이라면 차라리 기자실 공간을 시청 공무원들의 편의를 위한 휴게실로 활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지 않을까?
한편, 이 날 계룡시청 기자실을 찾은 계룡시 지역신문 기자들은 계룡시청의 기자실 유지 방침에 맞서 계룡시민의 혈세가 계룡시청 기자실로 인해 헛되이 사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자실이 폐쇄될 때까지 계속해서 방문해 묵언의 시위를 펼칠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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