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실 폐쇄보다 서로 '윈윈' 합시다"

최홍묵 계룡시장 담당자에 기자실 구조변경 지시

등록 2007.06.19 17:36수정 2007.06.1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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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계룡시 지역신문 기자들이 계룡시청 기자실을 방문하여 묵언의 시위를 벌였다.
지난 15일 계룡시 지역신문 기자들이 계룡시청 기자실을 방문하여 묵언의 시위를 벌였다.김동이

"기자실을 없애는 것보다 서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봅시다."

"정 그러하시다면 철문처럼 굳게 닫혀 있는 기자실 출입문을 유리문으로 바꿔서 민원인들이 내부를 볼 수 있도록 해 주시고, 일부 일간지 기자들이 특권처럼 여기는 개인별 책상을 없애고 대신에 기자면 누구나 기자실에 들어와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긴 탁자형식의 책상으로 배치해 주십시오."

"원하는 대로 해 줄 테니 기자실을 폐쇄하라는 시위는 그만 하는 겁니다?"

계룡시 지역신문 기자들이 바라던 '계룡시청 기자실 폐쇄'의 목적은 이루지 못했지만 일간지 기자들만의 특권은 철회시킴으로써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계룡시 지역신문 기자들은 지난 15일부터 '계룡시청의 앵무새 노릇을 하며 시민의 혈세를 좀먹는 계룡시청 기자실을 폐쇄하라'며 기자실을 방문, 기자실 출입문에 '앵무새방', '언론개혁'이라는 문구를 붙이고 묵언의 시위를 벌인 바 있다.

계룡시 지역신문의 한 기자가 18일 ‘기자실 폐쇄’를 촉구하며 기자실 출입문을 자물쇠로 잠궜다.
계룡시 지역신문의 한 기자가 18일 ‘기자실 폐쇄’를 촉구하며 기자실 출입문을 자물쇠로 잠궜다.grnews.co.kr

특히 18일에는 일간지 기자들이 출근 전인 아침 일찍 기자실을 방문하여 자물쇠를 채움으로써 '기자실 폐쇄'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걸어잠근 자물쇠는 곧 계룡시청 공보실 직원에 의해 절단됐다.

지역신문 기자들의 이 같은 행위(?)가 계속되자 계룡시청은 마지못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계룡시는 19일 계룡시장이 지역신문 기자 앞에서 "(지역신문 기자들이) 요구하는 대로 들어주라"고 담당자에게 직접 지시했다.

[일간지 기자들만의 특권] 일간지 기자들의 특권인 개별 책상. 주인이 없다고는 하지만 책상속에는 개인물품이 보관되어 있고 심지어 열쇠로 굳게 잠겨져 있다.
[일간지 기자들만의 특권] 일간지 기자들의 특권인 개별 책상. 주인이 없다고는 하지만 책상속에는 개인물품이 보관되어 있고 심지어 열쇠로 굳게 잠겨져 있다.김동이
지역신문 기자들의 요구사항의 골자는 일간지 기자와 지역신문 기자를 차별하지 말라는 것이다.


즉 일간지 기자들만의 특권처럼 기자실 책상을 혼자 독차지하는 것을 없애고, 기자면 누구나 기자실에 들어와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것과 삭막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기자실의 출입문을 투명유리로 교체해서 분위기 전환을 해 달라는 것이다.

한편, 절반의 성공을 거둔 계룡시 지역신문 기자들은 "앞으로는 관공서가 지역신문 기자와 지방일간지 기자를 편파적으로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일간지 기자들과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수준 높은 기사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계룡시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기자실 분위기가 전환되면 95%이상의 기사를 계룡시의 보도자료로 일관하며 앵무새 노릇을 하던 지방일간지 기자들이 지금과는 달리 활동영역을 넓혀 참신하고 획기적인 수준 높은 기사를 생산해 낼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계룡시 #기자실 #지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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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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