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높이 뛰는 춤을 추며 여행객들은 맞는 마사이족 남자들김성호
마을 안 커다란 아카시아 나무 밑에서는 3명의 마사이족 여자들이 소에서 짠 우유를 길쭉한 호리병 모양의 가죽 통에 담고 있었다.
이처럼 소는 마사이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우유는 매일 매일의 양식으로 사용되고, 피는 영양보충으로 활용하고, 쇠똥은 집을 짓거나 연료로 사용하고, 오줌은 아픈 곳의 살균소독제나 머리를 감는 데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죽은 소는 고기로 이용된다.
마사이족과 가축과의 관계는 탄생신화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은가이(Ngai)'라는 신이 하늘나라에서 마사이족을 지상으로 내려 보낼 때 소와 양, 염소를 같이 내려 보냈다는 것이다. 마사이족은 애초부터 유목민으로 살도록 태어났다.
유목민으로 계절에 따라 물과 초원을 찾아 끊임없이 이동하면서 가축을 지켜야 하는 마사이족들이 용맹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용맹스러운 부족으로 널리 알려졌다. 남성들은 평소에도 칼과 창으로 무장해 다니는 전사다.
19세기에 성행한 아프리카의 노예무역은 빅토리아 호수와 탕가니카 호수, 말라위 호수 등 내륙지역 깊숙이까지 손길을 뻗쳤으나 마사이족이 살고 있는 탄자니아와 케냐의 국경까지는 진출하지 못했다. 마사이족의 용맹성이 노예상인들의 노예사냥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물론, 마사이족이 노예로 끌려간 경우도 거의 없다.
이 곳 마사이 마을에서도 남자들은 모두 긴 막대기를 들거나 나무 막대기 끝에 철제로 만든 창을 들고 있었다. 전사의 전통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족장인 키가 큰 젊은 마사이가 쇠똥 집 안으로 나를 안내한 뒤 방 구조를 설명했다. 방 안에는 남편과 부인 침대, 아이들 침대 등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고, 가운데는 추위를 덜기 위한 화로가 놓여 있었다. 침대라고 해봐야 땅 바닥에 나뭇가지를 깔고 그 위에 가죽을 덮은 정도다.
마사이 집의 특징은 아예 방문이 없다는 것이다. 이웃 사람들과의 소통을 자유롭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개인의 사생활을 중시하는 도시 사람들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문화다. 마을 울타리에는 전통 목걸이와 팔찌, 악기 등을 매달아 놓고 팔고 있었는데 목걸이와 팔찌는 미국 돈 10달러를 받고 있었다. 마사이족은 화려하고 뛰어난 예술전통을 갖고 있다.
초원에서 영어 배우는 마사이족 어린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