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버 월드컵몰 입구에 경찰이 살수차와 버스로 매장입구를 완전히 봉쇄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같은 시각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인권단체연석회의 소속 활동가 100여명이 '홈에버 월드컵몰점, 뉴코아 강남점 점거농성 침탈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경찰은 침탈시도 취소하고 당장 물러나라", "민중의 지팡이는 진압 말고 비 오는데 철수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북돋웠다.
유해정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침탈 시도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를 짓밟은 국가폭력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뉴코아-이랜드 매장 점거 농성에 대한 침탈 시도를 사과하고 당장 철수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저녁 8시, 홈에버 매장 진입을 시도했다. 이를 가로막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홈에버 점거 정당하다, 경찰은 물러가라"고 외치며 20여분 대치했다. 이들은 결국 매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매장 밖에 무대를 설치하고 집회를 이어나갔다.
'이랜드 사태', 앞으로는?
이날 이랜드 노사간의 교섭은 열리지 못했다. 지난 10일 3시간여 동안 노사간의 교섭을 벌였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결렬됐다.
현재 노사 모두 "교섭은 언제라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내용은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은 "농성을 풀어야 교섭이 가능하다"는 의견인 반면, 노조는 "전제 조건 없는 교섭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경욱 이랜드 노조 위원장은 "'내일 2시에 교섭을 하자'는 공문을 이랜드에 보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만나자고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전제 조건이 없다'는 말은 '먼저 농성을 풀라'고 주장하지 않는 성의를 보이는 것이다"며 "농성을 푸는 것은 우리에게 죽음과도 같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한 "우선 대화를 나누자는 것이다"며 "(우리의 요구조건인) 원직 복귀, 고소고발·징계 취소, 계약해지 중단 등은 대화를 통해 (의견차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랜드 쪽은 "계속 협상을 하겠다"면서도 "농성을 해제 하지 않는 한 나은 조건을 제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용범 이랜드그룹 홍보실 팀장은 "노조는 현재 해고자 복직, 계약해지 반대 등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한 "교섭은 서로의 갭을 줄여나가는 건데, 불법 점거 농성을 하며 협박을 하고 있다"며 "이것은 인질극"이라고 주장했다.
현재로서는 노사 간의 교섭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노사간의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이랜드 사태'가 이른 시일 내에 끝나리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사 중재에 실패한 정부가 "노사 양측의 대화를 촉구한다"면서도 "불법 행동에 대해서는 엄중 대처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랜드 노조는 12일에도 대화와 타격 투쟁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측과 정부의 반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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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봉쇄, 불 꺼진 홈에버 상암점,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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