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보이는 곳은 장전항 해수욕장이다.김민수
그렇게 북녘땅에서의 첫날밤을 보내고 새 아침을 맞이했다. 새벽에 일어나 해금강호텔 맞은 편에 있는 금강산해수욕장까지 천천히 걸었다. 물새소리, 바닷가 근처에 피어난 갯완두, 갯메꽃, 해당화, 도깨비사초, 조록싸리 등이 바람에 흔들린다.
눈에 많이 담아두자, 마음에 많이 담아두자. 저렇게 다르지 않은 꽃들 마음에 많이 담아주자. 그리고 통일, 그날이 오면 이 길을 다시 걸으며 가장 예쁜 모습으로 단장을 하고 있을 때 그들을 담자고 했다. 지금 나에게는 그들을 한 컷 담는 것보다도 북녘땅을 한 걸음 더 걷는 것이 우선순위다.
여행길, 천천히 느릿느릿 걸어가는 것을 좋아했고 여전히 그런 걸음걸이를 좋아할 것이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발자국 하나라도 더 남기고 싶어서. 산책을 마치고 다음 일정을 위해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 "남한에서는 사람에게도 자연산이라고 합네까? 자연미갔지요?"라는 딱 부러지는 북한 접대원의 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여오는 듯하여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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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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