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원 시민기자.오마이뉴스 김귀현
지난 1일, 경기도 하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전대원 시민기자를 만났다.
전 기자는 인상이 참 좋았다. "인상이 좋다는 소리 많이 듣지 않나"라고 묻자, "인상 좋다는 소리도 듣지만, 바보 같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인터뷰에 응했다. 보는 사람마저 기분좋게 하는 웃음이다.
이렇게 좋은 인상을 가졌지만, 그의 글은 날카롭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남다르다. 이번 김승연 사건을 바라보는 눈은 누구보다도 정확하고 예리했다.
"김승연 사건이 터졌을 때, 말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보수 언론은 '김승연 회장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 주장하고, 진보 언론은 '법 앞의 평등'을 부르짖고…. 하지만 정답은 딱 하나였죠."
그 하나뿐인 정답이 전 기자는 바로 '교과서'에 있다고 말한다.
"교과서에 보면 '법 원칙에 따르라'란 말이 있어요. 이 사건도 법대로만 하면 되는 거죠. 재벌이라고 가중처벌하지 않고 봐주지도 않으며, 보통 사람에게 적용되는 법 원칙으로만 해결하면 되는 것이죠. 답이 다 나와있어요"
"직업기자보다 더 잘 쓸 수 있는 기사를 쓴다"
전대원 기자가 <오마이뉴스>에 시민기자로 활동한 기간은 햇수로 7년이다. 2001년 7월 '조선일보 편가르기 비난기사가 가지는 자가당착' 기사로 시민기자 활동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긴 활동 기간 동안 전기자가 쓴 기사는 단 16편. 기간에 비해 기사 수는 적다.
기사 수는 적지만 번번이 홈런을 터뜨렸다. 2007년에는 올린 4개의 기사가 모두 메인 톱기사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너무 안 쓴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기존 신문에서 볼 수 있는 기사들은 내가 직업기자들보다 더 잘 쓸 수 없는 기사입니다. 하지만 내가 '직업 기자보다 잘 쓸 수 있겠다' 싶은 것은 정말 열심히 씁니다. 내가 교사라서 교육기사를 잘 쓸 수 있는 것이고, 내가 임대주택을 잘 알기 때문에 임대주택 기사를 직업기자보다 더 잘 쓸 수 있는 것이죠. 직업기자보다 못 쓸 것 같은 기사는 쓰지 않아요"
전 기자는 또한 "남들이 생각지 못하는 글을 쓰고 싶은 게 자주 쓰지 못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언론의 기사를 보다 보면 '이제 이 이야기는 안 해줘도 되는데' 생각이 드는 기사가 많다"며 "그건 <오마이뉴스>도 예외는 아니다. 독특한 시각의 새로운 뉴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마이뉴스>가 사소한 것을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제목만 보고 대단한 것이 있을 줄 알고 클릭을 하면 별 거 없는 기사가 종종 보인다"며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전대원 기자는 <오마이뉴스>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활동은 안 하지만, 분명히 역량있는 시민기자들이 많이 있을 수 있다. 이들을 직접 찾아내어 발굴해내는 것이 <오마이뉴스>의 과제다. 찾아가는 서비스를 해라."
학교가 싫었던 고교생, 학교로 돌아오다
전대원 기자는 고등학교 때 학교가 정말 싫었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선생님이 되어서 말이다. 2002년 교사로 임용되어 학교로 다시 돌아온 까닭을 물었다.
"학교가 정말 싫었어요. 그래도 사회 과목은 참 좋아했죠. 대학에 갈 때가 되니, 학교가 싫은 이유를 제대로 알아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사회학을 전공으로 택했죠. 졸업할 무렵 그 이유를 알고 나니, 내가 직접 가서, 학교를 좀 바꿔야 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학교를 바꿀 생각을 하는 교사들은 많다"며 "단지 실천하기가 힘들 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이 있었을 때, 교육부에서 '탄핵에 대해 수업시간에 언급하지 말라'는 공문이 내려왔어요. 하지만 어찌 사회 선생이 사회의 가장 큰 이슈를 수업시간에 언급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결국 언급을 했습니다. 물론 나의 주장을 얘기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만 했죠."
물론 이런 일들 때문에 전 기자는, 아니 전 선생님은 줄곧 교장실에 불려 간다고 한다. 하지만 이럴 때마다, '시민으로서 사회의식을 키운다'는 사회 과목 목표를 들며 조근조근 설명을 한다고 한다. 물론 아직은 안 먹히는 경우가 더 많지만….
"세상을 바꾸는 시민의 힘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