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의 습격... 그러나 재앙은 없다

[해외리포트] 지난해 절반 수준의 농도... 황사근원지에 봄 찾아와

등록 2007.04.02 10:47수정 2007.07.10 08:39
0
원고료로 응원
뿌연 서울  올들어 가장 심한 황사가 찾아온 4월 1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바라본 경복궁 주변의 모습.
뿌연 서울 올들어 가장 심한 황사가 찾아온 4월 1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바라본 경복궁 주변의 모습.박하용
올해 최악의 황사가 한반도를 유린하고 지나갔다. 이번 황사의 원인은 무엇이고, 또 향후에 또 이런 황사가 올 것인가.

우선 이번 황사의 가장 큰 원인은 3월말부터 몽골과 내몽고에서 급속히 발달한 저기압을 타고 지속적으로 바람이 불면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 시기는 황사가 필수적으로 지나는 시기다. 이 때문에 기자도 황사 예측 기사(<사막에 내린 폭설, 황사를 삼키다 / 3월 5일>)에서 4월초에 황사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했었다.

관련
기사
- 사막에 내린 폭설, 황사를 삼키다


지난해 황사 비해 농도 반 이하

이번 황사의 주 흐름대는 베이징의 남부를 통과해 한반도를 정면으로 공습한 것이다. 이번 황사에는 두 가지 점을 특기해야 한다.

우선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하다는 것이다. 이번 황사의 농도는 평균 400㎍/㎥에서 800㎍/㎥대에 있었고, 농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 1000㎍/㎥를 약간 상회했다.

지난해 4월8일 한국을 지난 황사는 백령도 2370㎍/㎥을 비롯해 ▲서울 관악산 2298㎍/㎥ ▲강화 2030㎍/㎥ ▲천안 1925㎍/㎥ ▲영덕 1639㎍/㎥ ▲군산 1509㎍/㎥ 등이었다.

다음으로는 만약 2월 말부터 3월초에 걸쳐 내몽고 지역에 광범위한 눈이나 비가 오지 않았다면 이번 황사는 상상을 초월한 모습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었다. 다행히 이 지역에 큰 비나 눈이 내린 상태여서 상대적으로 그 강도가 약해진 것이다.


상대적으로 베이징의 경우 3월 31일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얕은 황사(浮塵)가 지나갔을 뿐 큰 황사는 없었다. 이번 황사를 만든 가장 큰 원인은 몽골이나 내몽고에서 형성한 저기압이 강풍을 동반해 지속적으로 동진한 것이다.

이런 기상 현상은 매년 봄에 나타나고 3월 말이나 4월 초에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근원지 환경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황사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 농도는 다양한 원인에 따라 조절된다. 이번 황사도 예상외의 강한 바람으로 인해 오히려 중국의 주요 도시들 보다도 더 강하게 한국을 강타한 것이다.


고도가 1000m 이상인 몽골이나 내몽고에서 상승기류를 탄 황사는 보통 강풍이 불 경우 그대로 흘러가 오히려 중국보다도 한국에 더 강한 피해를 줄 수 있는데 이번 황사가 중국보다 한국이 더 강한 것은 그런 이유다.

지난 2월 말부터 3월초에 걸쳐 내몽고 지역에 내린 광범위한 눈이나 비가 올해 황사를 완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사진은 지난 3월 4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 불어닥친 폭설.
지난 2월 말부터 3월초에 걸쳐 내몽고 지역에 내린 광범위한 눈이나 비가 올해 황사를 완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사진은 지난 3월 4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 불어닥친 폭설.신화=연합뉴스
향후 큰 황사 가능성 거의 없어

그러면 향후 황사의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우선 올해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사상 최악의 황사'는 찾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번에 형성된 수준의 저기압이 다시 한번 발생해 황사를 불러올 가능성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이 지역은 4월 중순이 지나면 급속히 기류변화가 발생하는데 그럴 경우 황사가 발생할 확률이 줄어든다. 물론 기류가 불안정한 4월초에 다시 한번 황사가 찾아올 수 있지만 한번 황사 간에는 시간 격차가 있기 때문에 위험도는 덜하다.

한차례 강풍이 지나고 난 후에 오는 강풍에는 황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다시 한번 강한 황사가 오기 위해서는 10일에서 보름여가 지나야 하는데, 이 시기면 봄이 오는 시간이라 상대적으로 황사 발생 가능성이 줄기 때문이다.

화북이나 내몽고 지역에 이른 봄이 찾아오면서 황사의 가능성은 준다. 방풍림에 움이 터서 황사 발생 방지기능을 하고, 근원지에도 잡풀이 자라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이징에서 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의 주변의 미류나무들은 이미 움을 텄다. 옌산산맥 북쪽은 이보다 늦게 봄이 찾아오지만 이 시점을 중심으로 서서히 중국 북방에 봄이 오고, 황사의 가능성도 줄어든다.

봄은 오고  2일 오전 8시 40분 베이징 서우두공항 고속도로 풍경. 맑은 하늘에 막 돋아나는 새싹이 눈에 띤다.
봄은 오고 2일 오전 8시 40분 베이징 서우두공항 고속도로 풍경. 맑은 하늘에 막 돋아나는 새싹이 눈에 띤다.조창완
#환경 #재앙 #중국 #황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4. 4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5. 5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