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지만 역 앞은 열차에서 내린 사람들과 그들을 기다리는 여행사 직원들로 북적인다.조수영
아시아의 우물, 투루판(한자어로 吐魯番)
투루판은 위구르어로 '파인 땅', '분지'란 뜻이다. 사방이 높은 산들로 에워싸인 동서 120㎞, 남북 60㎞의 타림분지 속 분지 오아시스다. 지각변동으로 주변의 천산산맥이 융기했을 때 부분적으로 함몰하여 투루판분지가 생긴 것이다.
시내에서 50km떨어져 있는 해발 800m의 기차역에서 시내 호텔에 이르는 길은 내내 내리막길을 가는 기분이다. 투루판 중심부가 해면보다 60m나 낮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투루판의 총면적 5만㎢ 중에서 80%인 4만㎢가 해면보다 낮다.
가장 낮은 곳은 한가운데의 아이딩호(艾丁湖)인데, 수면이 해발 -154m로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사해(-395m) 다음으로 낮은 지역이다. 예로부터 이곳은 '아시아의 우물'이라 불리었다.
강우량도 16.6㎜밖에 되지 않고(우리나라 평균 강우량은 1400㎜이다), 평균 기온이 여름은 45℃의 혹서, 겨울은 영하 20℃의 혹한이라는 가혹한 기후조건이다. 특히 여름철의 체감온도가 60℃에 달해서 살인적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은 아주 작은 바람이라도 불어오는 것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고도마저 낮으니 태양열이 주위로 발산되지 않는 것이다.
위구르인들은 투루판을 가리켜 최열, 최저, 최조, 최감의 도시라고 설명한다. 기온이 땅 위에 놓은 계란이 익어버릴 정도라 최열이고, 지면이 해면보다 낮아 최저이고, 건조해서 최조이지만, 일교차가 크고 햇빛이 강해 포도의 단맛이 뛰어나서 최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