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섬을 연결하고 메워 소금밭을 만든 신의도, 왼쪽 섬은 하의도다.김준
천일염전을 이용해 소금을 내는 것은 '사람'의 영역이 아니다. 바람과 햇볕에 맡기고 기다려야 한다.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햇볕과 바람의 양을 보고서 염전에 간수의 양을 조절하는 정도다. 이것도 공식이 없다.
농사짓는 농부들이 논마다 특성을 알고서 시비와 물의 양을 조절하여 관리하듯 소금밭도 각각 다른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같은 소금밭이라도 특성에 따라 물의 양과 염도를 조정해야 한다. 나머지는 모두 하늘에 맡겨야 한다. 하늘이 내려준다 하여 '천일염'이라 하지 않는가.
욕심을 버리고 기다려야
욕심을 부린다고 소금을 많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정성을 쏟아서 간수를 만들고 하늘의 처분을 기다리는 것이 '염부'가 할 일이다. 소금밭을 닦고 정성을 들이면 하늘이 주는 소금의 양도 달라진다.
신의도의 소금밭은 다른 지역의 소금밭보다 잘 정비되어 있고 관리도 잘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소금도 훨씬 많이 낼 뿐만 아니라 품질도 좋다. 신의도 전체 가구의 50%에 이르는 250가구가 550ha의 소금밭에서 일 년에 6만6000M/T(metric/ton : 1천킬로그램을 1톤으로 하는 중량 단위)으로 약 11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소금밭은 크게 저수지, 누치, 난치, 누테, 결정지로 구분한다. 누치와 난치는 증발지에 해당하며, 결정지는 소금을 만드는 곳이다.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저수지에서 결정지까지 5-7일 정도 기간이 소요된다. 결정지에 들어가는 간수의 염도는 25도 정도이며 아침에 간수를 앉히면, 오후 4-5시 무렵부터 소금을 거둔다.
신의도가 소금을 많이 낼 수 있었던 것도 좋은 갯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많아 소금생산 적지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