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대표 시인 3인시집화남
국내 최초로 번역한 현대 아랍 대표시인 3인 시집
"현재 아랍에는 참으로 많은 시가 존재한다. 이집트 시, 이라크 시, 요르단 시, 레바논 시, 사우디아라비아 시… 옛날엔 이런 지역들의 이름은 별로 의미가 없었다. 단지 유명한 시인이나 작가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글을 쓰고 죽은 장소일 뿐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 아랍이 이렇게 사분오열되었고, 언제부터 아랍에 이렇게 많은 시들이 존재했을까?"-'옮긴이의 말' 몇 토막
지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는 임병필(42) 씨가 옮긴 <걸프만의 이방인>(화남)은 현대 아랍시의 선구자로 불리는 '바드르 샤키르 알사이얍'과 현대 아랍시의 완성자로 자리매김 한 '압둘 와합 알바야티', 현대 아랍 최고 시인으로 이름 떨치고 있는 '아도니스'의 대표시들이 실려 있는 시집이다.
이라크 여성 시인 '나직 알말라이카' 등과 함께 자유시 운동을 한 '바드르 샤키르 알사이얍'은 1926년 이라크 남부 자이쿠르에서 태어났다. 이라크 사회주의 운동과 관련 옥고를 치른 시인은 쿠웨이트에서 망명생활을 하다가 1964년 38세의 젊은 나이로 이 세상을 떠났다. 주요 시집으로는 <시든 꽃들> <눈먼 매춘부> <노예들의 집> 등이 있다.
시인 압둘 와합 알바야티는 1926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태어나 반정부 활동혐의로 유럽에서 5년 동안 망명생활을 하다가 1999년에 타계했다. 시인 아도나스는 1930년 시리아 북부에서 태어나 시리아 국민당에 가입, 활동하다가 1년 동안 정치범으로 투옥되었으며,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여러 차례 오른 아랍 대표 시인이다.
바그다드? 거대한 사창가.
여자 가수의 시선들이
기차역 대합실에 있는 시계처럼
벽 위에서 째깍거린다.
땅 위에 누워 있는 시체여
그 위 벌레는 불꽃과 비단 물결 같다.
바그다드는 악몽
사악하고 썩은 잠이 그를 삼킨다.
시간들이 날이 되고 날들이 해가 되고 해가 멍에가 된다.
해는 내 마음 속 상처.
-65쪽, 바드르 샤키르 알사이얍 '사창가' 모두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임병필은 옮긴이의 말에서 "이제 아랍인들은 자신들의 조국에서, 자신들의 고향에서 '이방인'이 되었다"고 꼬집는다. 이어 "끝도 보이지 않는 혼돈 속에서 이들 아랍인들은 무슨 생각으로 살고, 무슨 생각으로 죽어갈까" 라며, 이 시들을 통해 그들이 다시 하나가 되고, 이제는 '이방인'이 아닌 '주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민의 신문>에도 보냅니다.
거꾸로 사는 재미
이오덕 지음,
산처럼, 2005
붓다의 노트북
성휴 지음,
바보새, 2005
걸프만의 이방인
바드르 샤키르 알사이얍 외 지음, 임병필 옮김,
화남출판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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