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종묘 제례 - 가족 동반 모임에서의 음주 행위. 종묘는 더 이상 세계유산이 아닌 일개 시민공원으로 전락된 지 오래이다.(사)한국의재발견
보존과 활용의 조화 속에 올바른 문화유산 정책 제시 필요
위의 사례들은 문화재청의 관리 수준과 활용정책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모습들이다. 최근 문화유산 활용을 강조한 운영으로 문화유산의 관심을 전문영역에서 확대하여 일반시민들의 문화욕구 만족과 여가선용을 위한 문화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문화재청에서는 경복궁 경회루와 창덕궁 옥류천 개방을 통해 국민들의 문화생활을 돕고 참여의 기회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은 문화재 당국 책임기관으로서 우선시되어야 할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를 뒤로 한 채 볼거리(행사) 제공만이 강조되어 문화유산 본연의 역할을 잃어버린 결과를 낳았다.
문화재청에서는 2004년 '고궁의 효율적인 관리운영과 활용방안'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궁궐 본연의 기능과 가치에 무관한 단순 장소 대여의 경우 허가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궁중 문화행사시에도 성격과 문화재훼손 위험여부 등을 고려하여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문화재청 스스로 관리운영과 활용방안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그렇다면 그에 맞게끔 궁궐과 상관없는 민간단체의 예능대회를 '관행'이라는 명목 하에 사용하게 하기보다는, 문화유산을 훼손하고 관람환경을 저해하는 행사에 과감히 '빨간 카드'를 들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종묘제례의 경우에서도, 종묘 밖 종묘공원의 음주·노래자랑 등 문화환경을 훼손하는 문제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내부로 고개를 돌려 포괄적이며 일관된 문화유산 보존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
문화유산의 올바른 활용정책은 보존과의 조화 속에서 문화유산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가 전달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통해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고 한류를 시작으로 관광한국을 꿈꾸는 현실에서, 관행으로 얼룩진 문화유산 훼손과 행사에 편중된 활용정책은 우리 자신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우리의 문화수준을 의심하게 만들 것이다.
국가의 문화유산 정책방향을 제시할 문화재청에게 균형 있는 보존과 활용의 정책방안과 행정조치를 바란다. 문화유산은 이 시대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물려주어야 할 자산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덧붙이는 글 | - 장영기 기자는 (사)한국의재발견 사무국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 4월 말 '궁궐의 올바른 활용과 보존을 위한 시민모임'에서 논의된 사항을 정리하여 올린 기사입니다. 본 시민모임의 참가단체는 궁궐산책, 문화연대, 문화유산연대회의, 서울 KYC, 우리얼, (사)한국의재발견로 올바른 문화유산의 활용과 보존을 위한 모니터와 정책방향 제시를 하고자 결성된 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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