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3리에 살고 있는 이광동씨. 이씨의 집은 곳곳에 심한 균열이 진행되었고, 지붕에서 비가 새는 등 발파작업으로 예상되는 피해가 늘고 있다.조혜진
이씨네 안방은 침대 옆 벽과 천장 등에 금이 가고, 문지방이 뒤틀려 문을 제대로 열 수도 없는 상태였다. 방 한 켠에는 누수 흔적이 남아 곰팡이가 피었다.
이씨는 해가 지나면서 진동 피해를 주고 있는 한국화이바에게 계속 보수공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업체 측에서 기술자를 불러 땜질식으로 고쳐주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라는 것. 또 그는 "다시 갈라질텐데, 집 다 무너지기 전에 발파작업을 중단해야 합니더"라고 덧붙였다.
밀양시 상남면 연금리에 소재한 ㈜한국화이바는 방위산업체로서 중간재 완제품을 생산하는 3개 공장을 두고 있다. 1992년 공장 건립 당시 지역주민들이 공해기업이라며 반발하자, 예상되는 피해에 대해 지역주민과 기본협약서를 체결하고 난 후 정상 운영됐다.
평촌3리 주민들과 기업이 상호 공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가 담겨 있는 이 합의서에는 "공장 가동시 공해발생 판명시는 본 공장을 폐쇄한다. 공장이 입주하여 공해가 발생하면 전면 손해 배상한다" 등의 사항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었다.
하지만 합의 이후 13년이 지난 지금 평촌리 주민들은 "㈜한국화이바가 불법적인 채광산업으로 주민의 생존권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피해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공장 추가건설 가장한 석산 개발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