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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의회 본회장 삼성교통 '채무보증안' 안건이 상정되었다.
진주시 의회 본회장 삼성교통 '채무보증안' 안건이 상정되었다. ⓒ 강무성
8일 노동자 자주관리기업 삼성교통에 대한 진주시의 채무보증에 대한 안건이 민주노동당 김임섭 시의원 외 13명의 발의를 통해 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되었으나 의회가 '가결'선포 후 이를 번복 '부결'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진주시의회 기획총무위원회에서 절차상 문제로 '부결'됐던 삼성교통 정상운행을 위한 채무보증 부담행위에 대한 안건은 8일 2시부터 열린 본회의에서 정족수 1/3 이상인 14명의 발의로 상정됐다.

문제는 오후 3시 40분경에 벌어졌다. 이날 의회는 무기명 투표를 결정하고 3시 36분경 개표를 시작해 "총 36표 가운데 찬성 21표, 반대 13표, 기권 2표"로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김진부 의장이 가결 선포하고 의사봉을 세 번 두드리고 정회를 선포했다. 잠시 후 해산하는 과정에서 몇몇 시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했고 찬성과 반대를 잘못 말했던 것이 발견되어 다시 '부결'을 선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처음 시의회에서 가결 선포를 했을 때 의회 밖에서 기다리던 대부분 이들은 환호성을 보내며 시의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시의회 입구로 뛰어갔다. 그러나 2층 회의장에서 다시 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들은 분노를 자아냈다.

최초 채무보증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이 나오자 삼성교통 노동자와 가족들이 환호하고 있다.
최초 채무보증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이 나오자 삼성교통 노동자와 가족들이 환호하고 있다. ⓒ 강무성
가결 결정이 다시 부결로 바뀐 후 시의회 1층로비에서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가결 결정이 다시 부결로 바뀐 후 시의회 1층로비에서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 강무성
"초등학교에서도 일어날 수 없는 어이없는 사건이 진주시 의회에서 발생했다"며 회의결과를 기다리던 삼성교통 노동자와 그 가족들, 시민사회단체, 학생들은 시의회의 행위를 비난했다.

한 노동자는 "이미 방망이를 세 번 두드리고 나서 또 두드리는 행위는 도대체 뭐하는 것이냐"며 항의했다. 삼성교통 공대위와 노동자들은 이번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다.

오후 5시경 삼성교통 공동대책위 대표 6명은 시의회 의장단을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서로 확인했다. 시의회는 이미 진주시의 채무보증에 대한 안건 '부결'에 대해 변화가 없다고 밝혔고, 삼성교통 공대위는 절차상 문제를 지키지 않고 결정을 강행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추궁했다. 공대위는 저녁 7시까지 시의회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으나 아직 공식적인 답변은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삼성교통 공대위, 노동자, 가족들은 진주시 의회 1층에서 점거농성을 계속하고 있으며, 진주시의 책임 있는 답변이 나올 때까지 밤샘 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청과 시의회 건물 안과 밖에는 경찰의 경비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한편, 삼성교통 공대위는 오전 기자회견에서 "진주시 보증대출금 8억원은 오는 10일 전 삼성교통 사주 박성칠이 발행한 어음결제 2억과 박성칠이 사용한 은행대출금 3억원, 전 사주가 미지급한 퇴직금 중 당장 해결해야할 3억원 등으로 현재 노동자와는 무관한 부채를 갚는데 사용된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자들은 진주시와 의회가 책임있는 답변을 줄 때까지 시의회 1층 자리를 지킬 계획이다.
노동자들은 진주시와 의회가 책임있는 답변을 줄 때까지 시의회 1층 자리를 지킬 계획이다. ⓒ 강무성


[1신 2005년 9월 8일 오후 2시 07분]

삼성교통, 진주시 채무보증 약속 이행 촉구 기자회견
삼성교통, 진주시 채무보증 약속 이행 촉구 기자회견 ⓒ 강무성
경남에서 최초로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으로 출발한 삼성교통에 대해 지난 7일 진주시의회 기획총무위원회에서 '채무보증 동의안'이 부결되자, 삼성교통 공대위와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이에 항의하며 시의회 로비를 점거, 밤샘 농성을 진행했다. 이어 삼성교통은 8일 오전 10시 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시의 채무보증 약속이행을 촉구했다.

삼성교통 노동자들은 "진주시에서 분명 초기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채무보증 약속이 없었다면, 총 100억 원이 넘는 부채 덩어리 회사를 노동자가 떠안고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전하며, "지금에 와서 시의회가 갑자기 담보가 없으면 채무보증이 불가하다는 조례를 들먹이고, 본회의 상정조차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또 삼성교통 노동자들은 "채무보증이 되지 않아 부도와 파산이라는 엄청난 사태가 발생한다면 진주시 대중교통의 일대 혼란을 알리는 전주곡이 될 것이고, 원점에서 삼성교통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이 시작될 것이다"라며, "진주시가 약속을 이행할 때까지 삼성교통 노동자와 가족들은 모든 가능한 방식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한편 대출기관인 농협중앙회에서는 시의회 의결을 통한 진주시의 보증서만 있다면, 담보물 없이 대출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진주시와 삼성교통에 통보한 바 있다.

8일 민주노동당 권영길 국회의원은 시의회 1층 로비에서 농성 중인 삼성교통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지지방문하며, 진주시의 채무 보증 약속 이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삼성교통 노동자들은 시의회에 전원 집결해 있으며, 8일 오전부터 삼성교통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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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의회 1층 로비를 점거 중인 삼성교통 노동자 지지방문에 나선 권영길 국회의원
진주시의회 1층 로비를 점거 중인 삼성교통 노동자 지지방문에 나선 권영길 국회의원 ⓒ 강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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