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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교통 조합원들은 지난 90일간 파업 기간 동안 진주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삼성교통 조합원들은 지난 90일간 파업 기간 동안 진주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 윤성효
진주지역 시내버스 회사인 삼성교통이 오는 1일부터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거듭난다. 회사 경영권이 노동조합에 넘어간 것인데, 과연 경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 회사 안팎에서 관심이 높다.

삼성교통 퇴직금과 체불임금 등 55억원이 밀리자 석달 전 민주노총 전국민주버스노동조합 삼성교통지회가 파업에 들어갔고, 8월 들어 진주시 관계자의 입회 하에 전 경영진으로부터 주식 양도 절차를 밟게 되었다. 전 경영진과 민주버스노조는 지난 19일 주식 83.55%의 양도·양수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노사 양측은 그동안 몇 차례 실무협상을 거쳐 소장급 이상 사직서 제출과 주식포기서 등에 대해 29일 공증을 거쳤으며, 관련 서류 일체를 진주시에 보관했다.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을 위한 법적 절차는 이로써 모두 끝났다.

민주버스노조는 최근 긴급총회를 열어 대표이사와 주주, 이사진에 대한 인준과 운행규정에대한 동의절차를 거쳤다. 대표이사는 김혜린 전국버스노동자협의회 대구경북 지도위원, 상임이사는 이규영 민주노동당 진주시위원회 지도위원 등을 선임했다.

전 경영진으로부터 받은 주식은 장상환 경상대 교수와 박노정 진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의장, 박광희 진주평강교회 목사 3인한테 위탁했다. 이로써 삼성교통은 철저하게 소유와 경영을 분리했는데, 주식 소유는 지역사회가 갖고 경영은 노조가 갖게 된 셈이다.

새출발 착실히, 30일 '출범식' 갖고 일일 무료승차

삼성교통은 새롭게 출발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오고 있다. 새 출범을 앞두고 운전원과 정비사를 모집했으며, 관리직을 포함해 거의 대부분의 직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그야말로 조합원들이 회사의 주인인 셈이다.

30일 오후 5시 삼성교통 초전동 차고지에서는 '출범식' 행사가 열린다. 지역민들을 모시고 '노동자 자주관리기업' 출범 사실을 알리면서 그동안 파업으로 인해 폐를 끼쳤던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 앞으로 협조를 구하는 자리를 갖게 된다.

이어 31일에는 최종 점검을 마친 뒤, 9월 1일 정상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교통은 운행 첫날 시민들에게 보답하는 의미에서 이날 하루 동안 무임승차를 계획하고 있다.

"이전보다 나아질 것" 자신감 속에 "경영 경험이 없는데" 걱정도

진주 삼성교통은 오는 9월 1일부터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새출발 한다.
진주 삼성교통은 오는 9월 1일부터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새출발 한다. ⓒ 윤성효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삼성교통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회사 안팎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가 함께 교차하고 있다. 조합원 중에서도 "이전보다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경영은 노동운동과 다르지 않느냐"면서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노사 갈등으로 인해 직원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피해도 컸다"면서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경험해 보는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되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박노정 진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의장은 "시내버스는 그야말로 시민의 발이라 하는데, 이번에는 경영까지 노동자들이 직접 하게 되어 더욱 그 의미를 살릴 수 있게 되었다"면서 "조합원 스스로 주인된 의식을 갖게 될 것이기에 경영 또한 잘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미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탈바꿈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시내버스업체도 있다.

올해 1월 청주 우진교통은 삼성교통과 비슷하게 퇴직금과 체불임금으로 인해 노사갈등을 겪다가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민주버스노조 관계자는 "우진교통의 경우 7개월 가량 경영해 봤는데, 지금까지 임금을 체불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우진교통과 비교할 때 진주 삼성교통은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우진교통보다 삼성교통이 안게 된 채무가 적기 때문이다. 삼성교통에 파견되어 있는 민주노총 진주시협의회 최희태 조직부장은 "지금 노조가 안고 가야 할 채무는 12억원인데, 이는 우진교통과 비교하면 훨씬 적은 액수"라면서 "계획대로만 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채무도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이 되었다고 해서 삼성교통 직원들이 임금을 적게 받는 게 아니다. 이전에 받던 임금 체계와 똑같이 적용받게 된다.

최희태 조직부장은 "시내버스 업체의 경영이 왜 어렵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전국적으로 시내버스가 경영이 어렵다고 하는데, 실제 그런지에 대해서는 경영을 해보면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에 대한 걱정거리도 있다.

최 부장은 "무엇보다 경영 경험이 없다는 경영에 있어 여러 가지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걱정"이라며 "자금력 동원 면에서도 걱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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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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