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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사업 투자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사업을 추진했던 왕영용 한국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이 10일 오후 철도공사 서울본부 6층에서 긴급 해명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사항에 대해 해명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사업 투자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사업을 추진했던 왕영용 한국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은 지난해 10월 중순경 허문석 박사와 함께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을 1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왕 본부장은 또 자신이 이 의원을 만났던 날 철도진흥재단 이사장인 당시 신광순 철도청 차장이 이 의원을 찾아갔다는 말도 했다.

왕 본부장은 10일 오후 4시 철도공사 서울청사 6층에서 긴급 해명기자회견을 열고 "본인 주도로 추진한 사업이었으며, 일체의 외압이 없었다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왕 본부장은 지난해 8월 10일 철도청 정책토론회에서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이 사업참여를 제의했다'고 말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직접 이 의원에게 제안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왕 본부장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의 러시아유전개발의혹 진상조사단이 철도청 내부문건으로 추정되는 문서를 공개하면서 이 의원이 이 사업 참여를 제안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2004년 8월 10일 철도청 정책토론회에서 이광재 의원이 이 사업을 제안했다고 이야기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 당시 (앞서) 허문석 박사가 '이광재 의원이 (이번 사업에 대해) 관심 있으시다'라고 말한 것을 듣고, 개인적으로 이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는 것이 국가적으로 유리하고 철도청 부대사업에 도움되겠다고 나름대로 생각해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왕 본부장 "유전개발사업, 이 의원이 됐든 그위 고위층 됐든 상관없이 했다"

왕 본부장은 이어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러시아 유전개발사업을) 철도청 정책토론회에서 결정한 당시에 이 의원은 이 사업을 철도청에서 한다는 것을 전혀 몰랐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시 이 의원과 전화한 적도 만나서 이야기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 왕영용 한국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이 10일 오후 해명기자회견에서 문제가 된 러시아 유전개발사업의 6공구 지도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이어 왕 본부장은 "당시 공기업인 철도의 많은 부채와 경영부진을 어떻게 하든 부대사업으로 해결하는 것이 책무였기 때문에 이 사업을 누가 끌어왔다는 것은 중요치 않다"며 "오일 사업은 전세계적인 관심이었기에 이 의원이 됐든 그 위의 고위층이 됐든 전혀 상관없이 (사업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 왕 본부장은 이 의원과의 만남에 대해 "이 의원이 그 당시 (국회) 산자위에 있었기에 이런 부분(석유사업)에 관심있는 줄 알고 한번 사무실에 가서 봤다"며 "자세히 날짜는 기억이 나지않지만 10월 중순경에 처음 얼굴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왕 본부장은 이 의원을 만나기 직전 철도진흥재단 이사장인 당시 신광순 철도청 차장이 먼저 찾아가 인사를 했으나, 이 자리에서 이 의원에게 '왜 이런 부분(유전개발)을 철도청에서 하게 됐냐, 이해가 안된다'면서 면박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전했다.

그 뒤 왕 본부장이 허문석 박사와 함께 찾아가 "고속철도의 부채가 10조원이 넘어 경영을 압박해 오고 있는 상황이라 어떤 부대사업이라도 하려 한다"고 사업을 하게된 경위를 납득시켰다고 한다.

이에 이 의원은 별다른 말없이 "잘 해보시라"고만 했다고 왕 본부장은 밝혔다. 이후로 왕 본부장은 한번도 이 의원을 만나지 않았다고 했다.

"전대월씨 만났을 때, 이광재 의원도 있고 사업이 되겠구나 확신이 보태졌다"

한편 왕 본부장은 이번 사업의 자문 역할 등을 했던 허문석 박사에 대해 "미국에서 지질학을 공부했고 텍사스대학에서 석유지질 관련 강사를 거쳐 석유회사 탐사실장을 지내는 등의 이력으로 미뤄 유전개발의 전문가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허 박사를 검증해봤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특별한 검증 절차는 거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왕 본부장은 허 박사와 처음 만났을 당시 러시아 유전개발사업을 주도한 전대월(부정수표단속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 발부) 하이앤드 회장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전씨가 이 의원과 동향인 점 등에서 '이 의원도 있고하니 사업이 되겠구나'라는 확신이 보태졌다고 털어놨다.

또 왕 본부장은 이날 '러시아 정부'에서 유전회사에 강한 압력을 넣을 수 있었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러시아 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수 있는 기관이 있었고, 당연히 그런 루트가 있었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했지만) 상대의 요청에 의해 (압력행사를 한 기관은)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왕 본부장은 1시간여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민 여러분께 정말로 죄송하고 이번 사건의 모든 책임은 제게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철도청은 왜 '러시아 유전개발사업'을 진행했나?

"(러시아) 유전개발지역 6광구에 해당하는 곳을 노르웨이의 한 회사가 실사한 결과, 매장량이 75억 배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가 10년간 쓸 수 있는 매장량이다. 이런 6광구를 갖고 있는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일단 라이센스가 확실하다면 어떤 희생을 무릅쓰더라도, 무리한 추진과정으로 인해 개인적인 불이익이 있더라도 공기업, (나아가) 우리나라가 그 6광구를 보유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었다. 그 어떤 것도 중요치 않았다."


왕영용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은 10일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이 러시아 유전개발사업을 왜 진행했는지를 위성사진을 보여주면서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처음부터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겠지만 (철도청) 차장이나 그 당시 청장에게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은 위험 있는 부분을 혼자 떠안으려고 한 것"이라며 "간부들도 이 사업을 잘모르고 있었다, 내가 어떻게 되도 좋으나 다만 75억 배럴의 석유가 있는 광구를 국내 공기업이 갖고 있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번 사업은 철도청과 상관없이 민법에 의해 설립된 철도진흥재단에서 한 것"이라면서 "독립된 민간 법인에서 하는 세부적인 부분까지 보고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보고절차를 생략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매장량에 대한 실사과정에서 "직원들이 직접 가서 확인했을 때 여의도 10배 면적 정도의 유전을 파들어가면서 '만세 삼창'을 불렀고 '우리도 산유국이 되겠구나'라는 확신에 차서 돌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왕 본부장은 "(유전회사의 회계문제가) 해명되지 않았고, 정부의 승인도 못받은 상태에서 10% 계약금을 지불했지만, 나머지 90%까지 집어넣었다가 분쟁이 생길 소지가 있다고 보고 계약을 해지했다"고 털어놨다.

덧붙여 왕 본부장은 러시아 유전개발사업의 사업성 여부에 대해 "객관적으로 우리가 인수계약을 해지하니까 영국의 모회사에서 인수한 것으로 가늠하겠다"고만 말했다.

한편 이번 계약 파기로 발생한 손실은 모두 70억원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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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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