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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진 감사원 특별조사국장이 12일 오후 감사원에서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사업 투자 의혹과 관련한 중간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기자들의 추궁성 질문이 이어지자 감사원 직원들이 조사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사보강 : 12일 저녁 7시 18분]

▲ 유영진 감사원 특별조사국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감사원은 철도공사가 추진한 '사할린 유전인수사업'을 조사한 결과, 철도청 고위간부와 민간인이 공모해 국가에 손해를 끼친 사건이라며 김세호 당시 철도청장 등 6명을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유영진 감사원 특별조사국장은 12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제2별관에서 열린 '사할린 유전인수사업'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핵심 관계자인 전대월 사장과 허문석 박사에 대한 직접 조사는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밝혀 사건진상 규명은 검찰 몫이 됐다.

감사원은 김세호 건설교통부 차관(당시 철도청장), 신광순 철도공사 사장(당시 철도교통진흥재단 이사장), 왕영용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 박상조 철도교통진흥재단 본부장 등 철도청 관계자 4명과 전대월 하이앤드 사장, 허문석 박사 등 모두 6명을 검찰에 수사요청 했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김세호 당시 철도청장 등 철도청 관계자에 대해서는 해임 등 중징계를 요청하고 이들에게 손해보전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철도공사가 부대사업을 위해 운영중인 17개 자회사에 대한 감사와 우리은행의 대출에 대한 감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은 혐의를 밝혀내지 못해 검찰 수사 대상에서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자들은 전대월과 허문석 등에 대한 직접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철도청 관계자 진술에 의존한 발표라며 불신과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감사원은 11일 오후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을 제3의 장소로 불러 4시간 가량 유전사업 개입 혹에 대해 조사를 벌였으나 이 의원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 의원을 상대로 ▲전대월 하이앤드 사장을 허문석 박사에게 소개한 경위 ▲왕영용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으로부터 석유개발기금 사용 지원요청을 받게 된 경위 ▲신광순 철도공사 사장(당시 철도교통진흥재단 이사장)에게 사업지원 요청을 받게 된 경위 ▲북한 건자재 채취사업 참여 역제의설 등의 개입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전대월은 부도업체 대표... 설립자본금 10억도 사채업자에 빌려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전대월 사장은 유전사업을 위해 철도청과 함께 설립한 KCO(코리아크루드오일) 지분 42%와 별도로 유전사업 사례비 120억원을 철도청으로부터 받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2400만불 대출 신청이 무산되면서 이 같은 약속이 물 건너가자 철도청은 전대월의 지분을 12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주식 매수계약을 체결했다.

전 사장이 대표이사인 '(주)하이앤드'는 KCO 법인 설립(2004. 8. 17) 13일 뒤인 8월 30일 부도났으며 전 사장은 KCO 설립자본금 10억원을 사채업자에게 빌려 납입, 법인 등기를 마친 8월 18일 전액을 그대로 인출해 사채업자에게 다시 갚았다.

철도청이 전 사장에게 속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철도청이 만든 '철도교통진흥재단'은 철도청 차장(신광순)이 이사장, 사업개발본부장(왕영용)이 이사를 겸직했다. 상근직원은 2명에 불과한 형식적인 사업체로 실질적인 사업추진은 왕영용 본부장이 수행했다.

감사원은 왕 본부장에게 전대월을 소개한 사람으 지질학박사 허문석. 허 박사는 왕 본부장에게 '이 사업은 이광재 의원이 추천한 사업이며 본인이 추진 중인 북한의 예성강·임진강 모래채취사업을 철도청에게 넘기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한 왕 본부장은 감사원 진술에서 신광순 차장과 김세호 청장에게 구두보고 절차를 거쳐 전대월에 대한 유전사업 사례비 120억원 지급 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또한 철도청 산하 재단을 내세워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경우 국회동의 등의 절차를 거처야 함에도 철도청은 차장 전결로 은행대출을 받고 계약금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사할린 유전인수사업'에 의한 철도공사의 재정손실은 50억원 상당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대월이 KCO 지분을 황모, 김모씨에게 넘김에 따라 채권자들이 철도청에게 120억원 지급을 요구할 경우 법적 논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할린 유전인수사업 전개 과정... 철도청 손실 50억...120억원 지급 논란 예상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20일경 철도청의 '사할린 유전인수사업'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같은 해 12월 1일부터 자료수집 등을 거쳐 올해 2월 16일부터 관련자 확인 등의 본격적인 감사를 실시했다며 다음과 같이 '사할린 유전인수사업'의 개요를 발표했다.

▲2004년 7월 전대월과 허문석으로부터 러시아 유전업체인 '페트로사'를 인수하자는 제의를 받은 철도청이 8월 17일 산하 '철도교통진흥재단'으로 하여금 사업추진 전담업체 '(주)코리아크루드오일(이하 KCO)'를 설립. KCO 지분은 전대월 42%, 철도교통진흥재단 35%, 권광진 18%, 허문석 5%(사례금).

▲같은 해 9월 3일 KCO는 페트로사 주식 97.16%를 6200만불(계약금 620만불)에 인수하기로 하고 페트로사의 모회사인 '니미르(Nimir)' 및 '알파 에코((Alfa-Eco)'와 계약 체결.

▲같은 해 9월 10일 '철도교통진흥재단' 명의로 2400만불 대출 신청했으나 우리은행은 650만불만 대출 승인. 10월 4일 '알파 에코'사에 주식인수 계약금으로 620만불(30만불은 변호사 비용 등) 송금.

▲같은 해 11월 4일 러시아 연방정부가 '페트로사'를 부실업체로 지적하며 인수계약 승인 무효통보. 2005년 4월 7일 계약금 620만불 가운데 350만불은 '페트로사' 비용으로 인정하고 나머지 270만불 반환협상 완료.

다음은 유영진 감사원 특별조사국장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전대월 사장에 대해 조사한 적 있나.
"도피 중이어서 조사하지 못했다."

- 허문석 박사에 대해 조사했는가.
"지난 3월 30일 허 박사를 불러 1시간 동안 이광재 의원 개입여부 등에 대해 물었다. 하지만 다음 날 조사 받겠다고 해서 보냈는데 오지 않았고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허 박사는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다."

- 이광재 의원이 검찰 수사대상에서 빠진 이유는 무엇인가.
"왕영용, 김세호, 신광순 등의 관계자와 본인의 진술을 종합한 결과 개입한 증거가 없어서 검찰 수사요청을 하지 않았다."

- 철도청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외압 여부에 대해 조사했나.
"외압 여부는 나타나지 않았다."

- 왕 본부장이 전대월에게 주기로 한 사례비 120억원 지급을 김세호 청장과 신광순 차장에게 구두로 보고했다는 진술을 입증할 문건은 있나.
"정식 문건은 없다. 왕 본부장이 구두로 보고했다는 진술에 대해 김 청장과 신 차장은 부인하고 있다. 이처럼 진술이 엇갈려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 세 사람에 대한 대질심문을 했는가.
"대질심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방면을 알아본 결과 구두 보고한 정황이 있다."

- 전대월 사장 등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발표한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들의 의혹도 커서 발표했다."

- 이 사건은 전대월 사장의 사기극인가.
"왕 본부장은 유전사업이 사업성이 있다는 허 박사의 말과 전대월 사장의 과장된 말에 속았다고 진술했다."

- 철도청 관계자들은 어떻게 처리 되는가.
"철도청 관계자들은 사업의 편법을 인정했다. 김세호 청장 등은 해임 등 중징계 대상이다."

▲ 감사원 별관에 위치한 브리핑실에서 방송사들이 중간감사결과 발표를 생중계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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