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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9일 '마라톤' 회의 끝, 최종 합의서 작성

학교 재단 승인과정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교사들과 재단 간의 갈등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던 경북 청도의 이서중·고 사태가 9일 재단, 전교조 등이 '화해'를 위한 최종 합의문을 작성함에 따라 일단락 됐다.

이서중·고는 지난 9일 오후 3시부터 학교법인인 경도재단, 전교조 경북지부, 학부모, 교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5일 잠정 합의됐던 내용들에 대한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앞서 잠정 합의 시 약속했던 '해임 교사들의 복직' '재단측의 징계 철회' 등 대부분의 내용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지 않았지만, 잠정 합의 1항 부분이었던 '재단이사장의 사과' 등이 논란을 빚어 7시간 가량 '마라톤 회의'가 진행됐다.

하지만 각 측은 결국 논란을 빚었던 '재단이사장의 사과'는 합의문에 넣지 않기로 하고, 최종 합의문에 ▲재단측의 사태 유감 표명 ▲노조활동의 보장 ▲자율적인 학사운영을 약속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또 재단은 지난 4월 해임, 감봉 등 중징계된 교사 6명에 대해 오는 14일까지 징계를 취소하고, 지난해 2월 해임한 2명의 교사에 대해서는 오는 30일까지 복직시킨다고 최종 약속했다.

청도 이서중·고, 최종 <합의서> 전문

합 의 서

이서중·고 교사, 학부모와 경도재단은 앞으로 이서중·고가 건전한 사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기로 약속하고 아래와 같이 합의합니다.

1. 경도학원이 이서중고등학교를 경영하면서 빚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고, 부당 학사 개입과 교권탄압이 없도록 학교장의 책임 아래 자율적인 학사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약속한다.

2. 2003년 4월 징계한 6명의 교사에 대한 징계는 6월 14일까지 취소하고, 2002년 2월 2일 해임한 2명의 교사는 6월 30일까지 복직시킨다.

3. 복직 교사에 대한 임금지급은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따라 지급하되 8월 30일까지 지급한다. 2003년 4월 징계한 교사에 대한 미지급 임금은 6월 30일까지 지급한다.

4. 고등학교 교감 장00는 보직에서 해임한다.

5. 고등학교 교장, 중학교 교감, 행정실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과하며 더불어 재발시 사퇴한다는 약속을 한다. 단 이 사과와 약속은 고등학교 교장은 교무회의에서 하며, 행정실장과 중학교 교감은 서면으로 작성하여 교장에게 제출한다.

6. 징계위원장과 고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은 그 직을 사퇴하며, 더불어 이사직도 사퇴한다.

7. 교원인사위원회 위원은 교무회의에서 추천을 받아 학교장이 임명을 하고, 교감 자격연수대상자는 인사위원회에서 추천하고 법인에서 임용한다. 또한 교사의 중·고 간 이동시에는 본인의 동의를 구한다. 인사위원회는 2003학년도 1학기 중에 재구성한다.

8. 징계위원회 위원 중 교원위원은 교무회의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9. 합의 사항이 성사되었을 시 쌍방 간에 취해진 고소·고발 건은 2003년 6월 20일까지 모두 취하하고, 민·형사상의 고소·고발을 하지 않으며 인사상의 불이익이 없도록 한다.

10. 쌍방 간 일간지 또는 방송, 전자매체 등에 사과문의 게시나 방영을 요구할 수 없다.

11. 학교장은 법에 따라 학교를 운영하며 교사들은 학교 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한다.

이상의 합의 사항을 26 명 서명 교사 대표, 학부모회 대표, 학부모대책위원회 대표, 총동창회 대표, 전교조 위원장의 위임을 받은 전교조 경북지부장,경도학원 이사장이 서면으로 합의하고 이를 공증한다.

2003. 6. 9

지난 5일에 이어 9일 최종 합의서 작성으로 이어짐에 따라 세간의 논란의 빚으면서 학사운영 파국으로 빠질 위기에 처했던 이서중·고 사태는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서고등학교 이재환 교장은 이날 합의에 대해 "서로의 오해로 미워했던 이들은 이제 서로 화해하고 학교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이치처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좀더 학교가 발전할 수 있길 기대하고 교장으로서도 교사들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교조 이서중·고 분회장 박정홍(중학교. 국사) 교사도 "오랜 기간동안 반목과 대립하면서 감정적으로도 많은 상처를 입었는데 이번 합의를 계기로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위로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학교 내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한 인사와 부당한 재단의 압력이 없도록 만드는 제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교조 경북지부(지부장 배용한)은 10일 성명을 내고 "학교 정상화의 일념으로 이서중·고 교사, 학부모, 졸업생, 그리고 지역민이 단결하여 이뤄낸 성과이며 미흡하지만 매우 소중한 것이고, 이서중·고가 건전한 사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북지부는 "2년 반이나 끈 사랍학교의 파행적 운영을 팔짱만 낀 채 방치해온 경북도교육청의 태도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도교육청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서는 계속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1신> 6일 오후 8시

재단과 교사들간의 첨예한 갈등을 빚어 왔던 경북 청도의 이서중·고 사태가 2년여 만에 학교정상화를 위한 돌파구를 찾았다.

청도 이서중고 전경
청도 이서중고 전경 ⓒ 오마이뉴스 이승욱
전교조 경북지부는 6일 "지난 5일 그동안 재단과 전교조측이 협상 테이블을 갖고 갈등을 빚어 왔던 핵심사항인 전교조 소속 교사들에 대한 해임 등 중징계 부분과 부당한 학사개입 문제 등에 대해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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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철회, 해임 교사 복직 등" 11개항 잠정 합의

전교조 경북지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이서중·고 재단인 경도재단 측 대표 서영윤 이사와 전교조 측 대표인 배용한 전교조 경북지부장, 그리고 '비' 전교조 교사 대표, 학부모 대책위 및 동창회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를 통해 갈등을 빚어 왔던 양측은 재단 측이 학사개입과 교권탄압에 대해 이사장이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최근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전교조 소속 교사 6명(해임 3명, 감봉 등 3명)에 대한 중징계를 철회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양측은 재단이 지난 2001년 해임된 전교조 이선관, 김은숙 교사들에 대한 해임을 철회하고, 오는 30일까지 복직시킬 것에 대해서도 잠정 합의했다.

반면 전교조 측은 앞으로 학교장의 정당한 직무명령은 이행한다는 것으로 한발 물러난 안을 내놔 양측의 잠정 합의를 끌어냈다.

이번 경도재단과 전교조 측의 잠정 합의안에는 이외에도 ▲이서고 교감 보직 사퇴와 재발시 교장 및 중학교 교감, 행정실장 등의 사퇴 약속 ▲징계위원장 및 학교운영위원장의 사퇴 ▲교무회의 추천에 의한 교원인사위원회 구성 ▲재단과 전교조의 쌍방간 취해진 고소고발 취하 등 모두 11개항의 합의 내용이 담겨 있다.

재단과 전교조 측은 잠정 합의안이 '극적'으로 도출됨에 따라 오는 9일 이서고등학교 교장실에서 본 합의서 작성을 할 예정이다.

잠정 합의안이라 하지만 큰 틀에서 합의한 만큼 세부적인 이행 사항의 결정에 대한 이견을 제외한다면 쉽게 정식 합의서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서중·고 사태는 지난 2000년 11월 구 재단에서 현 재단으로 재단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부당함을 주장하던 전교조 교사들과 현 재단의 갈등으로 촉발됐다.

그 후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보직해제 및 해임 등으로 숱한 우여곡절을 겪던 이서중·고 사태는 지난 4월 23일 또 다시 전교조 소속 교사 전원(6명)에 대한 해임과 감봉 등 중징계가 내려지면서 악화 일로의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결국 전교조 교사들은 학내에서 40여일간에 걸쳐 농성을 벌였고, 지난달 14일에는 '침묵하던' 비전교조 교사 26명이 "사태 악화의 책임을 지고 재단이 퇴진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파문이 확산됐었다.

그러나 양측의 화해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던 이서중·고 사태는 재단 측이 징계를 철회하고 학사개입에 대한 사과를 하는 등 강경 대응에서 선회해, 화해의 '물꼬'를 트게 됐다.

재단, '강경 대응'에서 선회

이러한 배경에 대해 일부에선 '비'전교조 교사들의 '재단퇴진' 요구와 함께 학교정상화에 대한 학부모들의 '압력'이 재단측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교조 경북지부 한 관계자는 "최근 학부모 대책위가 결성되면서 재단 측의 과잉 대응 등에 대한 책임론이 퍼지고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등교거부 움직임을 보이면서 재단 측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2년 넘게 계속된 갈등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긴 했지만 양측 모두 학교를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한 것이 이번 잠정합의안을 끌어낸 주요 배경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정상화 기초 마련 다행"
"부당한 일 재발 않기 위한 장치마련 중요"
[인터뷰] 전교조 이서중·고 분회장 박정홍 교사

좀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던 청도 이서중·고 사태가 5일 재단과 전교조 측의 막후 협상으로 사태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부당한 학사개입과 징계 등에 항의하면서 2년여에 걸친 긴 싸움을 벌였던 전교조 이서중·고 분회장 박정홍(이서중· 국사) 교사는 "일단 환영할 만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각자 처지에서 부족하고 섭섭한 점도 있겠지만 학생들을 위해 학교가 정상화 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또 "이번 합의로 (학교정상화를 위해) 서로를 신뢰하고 재단과 전교조, 그리고 교사들의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다시 학교 안에서 부당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장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년 동안의 지루한 싸움이 거의 끝이 나는데. 이번 잠정합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일단 환영할 만한 결과이다. 각자 입장에서 부족하고 섭섭한 점도 있겠지만 학생들을 위해 학교가 정상화 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재단은 요지부동한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문제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는데.
"학부모 대책위에서 진상을 제대로 파악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재단 측의 불합리성을 학부모 대책위 쪽에서 인정하고, 등교거부 등 용기 있는 결정을 내려 재단을 압박해 그나마 (합의) 시기가 앞당겨 질 수 있었다."

-최종합의가 남아 있는데, 번복될 가능성은 없나.
"다음주 최종 합의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잠정합의가 번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종 합의서 중 구체적인 이행 합의안 등은 논의 과정에서 조정이 될 수 있겠지만, 원칙적인 부분에서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앞으로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중요한 것은 이번 합의로 서로를 신뢰하고 실질적인 재단과 전교조, 교사들의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학교 안에서 부당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장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전교조 측의 재단퇴진 요구는 어려워졌는데.
"구호성의 재단퇴진 구호는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더 큰 부분은 해고와 징계 등이었다. 일단 해고와 징계 등 재단의 횡포가 시정된 만큼 교사들로서도 한 걸음 양보할 수 있었다."

-교사들의 마음이 가벼워졌을 것 같다. 교사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기쁜 마음이겠지만, 신념 하나로 2년 넘게 싸워 왔던 우리들의 당연한 결과이고, 비정상적이었던 것이 정상적으로 바뀐 것일 뿐이다. 앞으로는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마음을 먹고 있다." / 이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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