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24 06:50최종 업데이트 24.09.2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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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의 마지막 변수로 꼽히는 최재영 목사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계속 수사' 권고가 나올 가능성이 법조계에서 제기됩니다. 김 여사에 대한 민심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명품백을 건넨 최 목사를 기소 또는 불기소했을 때의 파장을 꺼려 계속 수사라는 유보적 입장을 취할 공산이 크다는 주장입니다. 이 경우 김 여사에 대한 신속한 무혐의 결론으로 사건을 매듭지으려는 검찰 계획에 일대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처리와 맞물려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최재영 수심위'는 최 목사 본인이 피의자인 사건을 다루는 것으로 외견상으로는 김 여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김 여사와 별개로 최 목사의 범죄 혐의를 두고 진행되는 절차인데다, 명품백을 받은 김 여사에 대한 처벌규정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 목사와 김 여사는 명품백 등을 주고받은 당사자여서 동전의 앞뒷면처럼 사건 처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선 윤 대통령에게 직접 불똥이 튈 수도 있습니다.

주목할 건 최 목사 수심위는 '계속 수사' 권고 여부도 판단할 예정이라는 점입니다. 이달 초 열렸던 김 여사 사건 수심위가 김 여사의 기소·불기소 권고 문제만 심의했던 것과는 대비됩니다. 최 목사가 수심위를 열어달라고 신청할 때부터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강조한 게 반영된 것으로, 이 자체가 이례적입니다. 최 목사는 검찰이 미리 결론을 정해놓은 듯한 유도신문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합니다. 최 목사는 수심위에서 이런 점을 내세워 검찰 수사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소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 나오는 '계속 수사' 관측은 이를 비롯한 최근의 상황에 터잡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수심위는 최 목사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명예훼손,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를 논의하는데 어느 것 하나 기소 또는 불기소 권고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최 목사 주장을 받아들여 명품백 전달이 청탁에 해당된다고 기소 권고를 하면 검찰의 무혐의 판단은 뿌리부터 흔들립니다. 김 여사도 기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질 수 있는데다, 윤 대통령이 금품수수 신고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에 대한 형사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윤 대통령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임기 중에는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지만 수사 촉구 목소리가 커질뿐 아니라 그 자체로 정치적 타격이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수심위가 최 목사에 대해 청탁금지법을 비롯한 여러 혐의에 대해 불기소 권고 결론을 내려도 논란은 마찬가지입니다. 검찰이 최 목사를 손보기 위해 억지로 죄를 뒤집어 씌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청탁금지법은 무혐의, 다른 혐의는 기소 권고 결론을 내리는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김 여사에 대한 민심 악화, 수심위 결정에 영향

법조계에선 김 여사에 대한 민심 악화도 수심위 결정에 영향을 미칠 거란 견해도 적지 않습니다. 명품백 수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사실상 무혐의 결론이 알려진 것과 동시에 김 여사의 '광폭 행보'가 시작됐습니다. 보수층에서조차 사과 없는 김 여사의 외부 활동 재개에 부정적 반응이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심위가 기소나 불기소 권고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려 하지는 않을 거라는 해석입니다. 결국 김 여사 수심위와 다른 위원들로 구성된 이번 수심위는 이런저런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계속 수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추론입니다.

검찰로서는 수심위의 '계속 수사' 권고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검찰이 수심위 권고를 반드시 수용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를 무시하고 사건을 무혐의로 마무리짓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대대적인 보완수사를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수사과정에서 불거졌던 '출장 조사' 등 특혜 논란이 다시 부각될 수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봐주기'였음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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