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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자사 블로그 홍보단을 동원해 신동빈 회장에게 우호적인 글을 쓰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영권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파워 블로거들에게 '롯데는 한국 그룹', '신동빈 회장이 최고경영진이 되어야 마땅하다' 등 일방적으로 한쪽 편을 드는 내용을 작성하게 한 것이다.

'기업 홍보용' 블로거에 '신동빈 회장 편들기' 요구

최근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롯데그룹은 자사 온라인 서포터즈 '엘-프렌즈(L-Friends)'에게 롯데그룹뿐 아니라 신동빈 회장 개인에게 우호적인 글을 올리도록 요구해 온 사실이 7일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드러났다.

특히 롯데는 직접 신동빈 회장의 성과, 롯데에 기여한 점 등을 작성해 블로거들에게 일괄적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롯데를 검색하면 블로거에는 신 회장의 경영능력을 찬양하는 비슷한 내용으로 도배되어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롯데를 검색하면 블로거에는 신 회장의 경영능력을 찬양하는 비슷한 내용으로 도배되어 있다.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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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렌즈는 롯데그룹에 관련된 브랜드 상품, 음식점, 놀이공원 등을 체험하고 블로그에 리뷰를 작성하는 개인 블로거들이다. 현재 엘-프렌즈 2기가 활동 중이며 100명이 1년간 활동한다. 이들은 롯데에 관련된 글을 써 블로그에 올리는 대가로 롯데그룹에서 매달 활동비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오마이뉴스>에 처음 제보한 블로거 A씨는 "다른 기업보다 돈을 넉넉히 주다 보니 엘-프렌즈는 파워 블로거들 사이에서 인기"라면서 "실제로 많은 파워블로거들이 엘-프렌즈로 활동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A씨는 "롯데그룹에서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럽자 얼마 전부터 엘-프렌즈들에게 긍정적인 여론몰이용 포스팅을 강제로 쓰게 했다고 하더라"며 "평소 경제에 대해 전혀 모르던 미용, 맛집 블로거들이 롯데 경영권에 대해 베껴놓은 것처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빈 회장 지지한다" 도배... 형 신동주와 비교 우위 강조하기도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을 비교하는 같은 내용의 글도 다수 올라왔다. “신동주 대비 신동빈의 비교우위는 국내 실정에 밝고, 한국어 커뮤니케이션도 신동주보다 낫고, 글로벌 감각(롯데의 글로벌 진출 주도)과 경험이 뛰어나다”등의 내용이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을 비교하는 같은 내용의 글도 다수 올라왔다. “신동주 대비 신동빈의 비교우위는 국내 실정에 밝고, 한국어 커뮤니케이션도 신동주보다 낫고, 글로벌 감각(롯데의 글로벌 진출 주도)과 경험이 뛰어나다”등의 내용이다.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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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롯데'를 검색하면 블로그 분야에선 신동빈 회장의 경영 능력을 찬양하는 비슷한 내용의 글들이 도배되어 있다. 검색 시 블로그 1페이지부터 10페이지가 넘도록 "롯데 경영 능력은 신동빈이 당연히 앞선다",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 "롯데는 한국그룹" 등 비슷한 제목의 글들로 가득하다.

"엘-프렌즈로서 그냥 개인적인 바람을 적어봤어요. 능력을 인정받은 신동빈 회장이 되는 것이 맞죠. 롯데가 일본 그룹이라고요? 롯데는 한국 그룹이에요. 확실해요."

또 노골적으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교하는 같은 내용의 글도 다수 올라왔다.

"신동주 대비 신동빈의 비교 우위는 국내 실정에 밝고, 한국어 커뮤니케이션도 신동주보다 낫고, 글로벌 감각(롯데의 글로벌 진출 주도)과 경험이 뛰어나다. 전근대적인 족벌경영 체제를 벗어나, 능력 위주의 전문 경영 체제가 필요하다, 여성 인재 우대, 창조적 노사 관계, 한국에 대한 이해도는 (신동주와) 비교가 불가하다."

특히 이러한 포스팅들은 지난 3, 4일 사이에 집중됐다. 신동빈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신동주 전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격렬하던 시기다.

롯데 "신동빈 경영 능력 써달라고 부탁한 것 사실... 출처 밝혀 문제 없어"

롯데그룹은 공정위의 지침에 따라 블로거들이 ‘롯데로부터 고료를 받고 작성했다’는 표기를 지켰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은 공정위의 지침에 따라 블로거들이 ‘롯데로부터 고료를 받고 작성했다’는 표기를 지켰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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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이러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 지침에 따라 블로거들이 '롯데로부터 원고료를 받고 작성했다'는 표기를 지켰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이날 "최근에 경영권 문제를 겪으면서 악의적인 소문들이 퍼져 제대로 된 사실 관계를 알리려고 엘-프렌즈들에게 관련 포스팅을 하도록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며 "신동빈 회장의 성과, 롯데에 기여한 점, 일자리 창출 등에 관한 내용 지침과 참고용 관련 기사들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엘-프렌즈 100명 중 50여 명에게만 부탁했다"면서 "롯데에서 활동하는 온라인 서포터즈임을 밝혔고 공정위의 지침을 문제없이 따랐다"고 밝혔다.

다만 홍보용 블로거라고 해도 단순 기업 홍보 목적이 아니라 신동빈 회장 특정 개인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글을 쓰게 했다는 점에서, 신격호 총괄회장 등 반대 진영의 반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신동빈, #신동주, #롯데그룹, #엘-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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