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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63.2%의 득표율(득표수 26만1361표)로 당선된 박맹우 울산시장(가운데).
 2006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63.2%의 득표율(득표수 26만1361표)로 당선된 박맹우 울산시장(가운데).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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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의 새누리당 박맹우 울산시장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위한 3월 말 사퇴설과 관련, 19일자 지역언론이 "박 시장은 오는 21일 울산시의회에 시장직 사퇴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는 등 사퇴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기자는  박 시장도 "여러 분들에게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해 사퇴설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는 기사(3선 박맹우 울산시장, 보궐선거 위해 사퇴?) 를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6월 말까지가 임기인 박 시장이 보궐선거를 위한 사퇴기한인 4월 1일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돌연 사퇴 움직임을 보이자 그 배경과 이후 벌어질 행정공백,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울산 지역 한 지역 일간지가 "지난 10일 저녁 6시 남구 삼산동 모 일식집 식당에서 박 시장과 시청 간부공무원 20여 명이 회동을 가졌다"고 보도, 지역 정가에 퍼진 새누리당 특정 후보 지지설과 연관돼 선거 개입 의혹마저 불거지고 있다. 복수의 지역 인사들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후 '박 시장 사퇴-특정 시장후보 지지' 언급이 울산시청 간부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면서 지역에 사퇴설이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4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지방 선거가 공정한 선거가 돼야 한다"며 "우리 정부에서 선거중립을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할 시에는 절대 용납하지 않고 엄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울산지방검찰청은 공무원의 선거개입, 흑색선전, 금전선거를 3대 집중단속 대상범죄로 정하고 지난 5일부터 선거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후보자가 공무원에게 자리를 약속하면서 표를 매수하거나 선거운동을 요구하는 행위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맹우 시장과 시청 간부공무원 20여명, 일식집서 회동"

울산 지역 일간지 <울산광역매일>은 '박맹우 시장, 간부 비밀회동 '구설수'라는 제목의 19일자 기사에서 "6·4 지방선거를 80여 일 앞둔 지난 10일 저녁 6시 남구 삼산동 모 일식집 식당에서 박맹우 시장과 시청 간부공무원 20여명이 회동을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갖 구설수가 불거지고 있어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박맹우 시장, 간부 비밀회동 '구설수'>

이어 이 신문은 "특히 울산시청 관용버스로 퇴근시간 이후에 비밀리에 회동을 가졌다는 점과 해당 일식집은 1인당 식대가 최소 10만 원에서 15만 원에 달해 하루 식사비로 200여만 원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는지 개인이 지불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18일 이에 대해 울산시청 비서실 관계자는 '퇴근 시간 이후에는 공식적인 일정이 아니기 때문에 공개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울산시 고위공무원은 이와 관련해 '이날 시정발전을 위해 간부회의를 가진 것은 사실이다'고 전제하고 '일과 시간 이후에 시정발전을 위해 조찬 등을 통해 간부회의를 가질 수도 있는데 이를 두고 왈가불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문했다"고 보도했다.

박맹우 울산시장, 왜 돌연 사퇴 후 보궐선거 출마 결심했나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 박맹우 울산시장의 행보는 80일도 채 남지 않은 6·4지방선거뿐 아니라 7월 30일 치를 가능성이 있는 울산지역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는 강길부(울주군)·김기현(남구 을) 2명의 현직 국회의원과 김두겸 전 남구청장, 윤두환 전 북구 국회의원 등 4명이다. 이들은 모두 새누리당에 공천신청서를 제출했고 새누리당은 대의원(20%), 당원(30%), 국민선거인단(30%), 여론조사(20%)의 경선룰로 오는 4월 12일 울산에서 시장후보 경선을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만일 이 경선에서 강길부·김기현 현역의원 중 한 명이 새누리당 울산시장 공천을 받으면 의원직을 사퇴하고 7월 30일 재·보궐선거를 통해 다시 뽑아야 한다. 따라서 만일 박맹우 울산시장이 이 보궐선거에 나서려면 '4월 1일 이전 사퇴'와 '현역 의원 두 명 중 한 명이 공천'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새누리당 울산시장 공천 경선이 4월 12일로 예정되어 있어 현재로서는 누가 공천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태다. 때문에 박맹우 시장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사퇴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의아한 일이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지난 12년간 시정을 맡으면서 공과를 떠나 지역에서는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따라서 그의 출마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희망을 걸고 있는 야권 후보들에게도 악재다.

현재 야권에서는 통합진보당 이영순 전 의원과 정의당 조승수 전 의원, 노동당 이갑용 전 동구청장이 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이상범 전 북구청장과 심규명 시당위원장, 안철수 측 홍근명 전 울산시민연대 대표의 경선을 통한 시장 후보가 점쳐지고 있다.

야권은 시장 선거뿐 아니라 이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더욱 더 기대감을 갖고 있다. 6·4지방선거 야권 후보군 중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후보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선 시장의 프리미엄과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박맹우 시장이 나서면 벅찬 승부가 될 것이 뻔하다.

또한 울산지역 5개 구군 중 남구는 이미 시장 선거를 위해 구청장이 사퇴했다. 나머지 4개 구군 지자체장도 모두 이번 선거에 나서면서 행정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방선거 중립을 지휘해야 할 광역시장마저 사퇴하면 파행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와 야권에서는 박맹우 시장의 사퇴 후 보궐선거 출마 수순을 두고 "선거 독식을 위한 꼼수"라는 반응이다.

울산지역 야권 관계자는 "지금의 흐름은 박맹우 시장이 사퇴후 7월 재보선에 출마하려는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이는 보수우위 정서의 울산에서 새누리당이 독식하려는 의도"라며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의 특정 후보를 시장으로 만들고 자신은 의원 배지를 달려는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전략으로 읽혀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태그:#박맹우 울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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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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