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06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63.2%의 득표율(득표수 26만1361표)로 당선된 박맹우 울산시장(가운데). 당시 민주노동당 노옥희 후보는 25.3%로 2위, 열린우리당 심규명 후보는 11.5%를 득표해 3위였다.
 2006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63.2%의 득표율(득표수 26만1361표)로 당선된 박맹우 울산시장(가운데). 당시 민주노동당 노옥희 후보는 25.3%로 2위, 열린우리당 심규명 후보는 11.5%를 득표해 3위였다.
ⓒ 박석철

관련사진보기


지난주 울산시청 주변에는 '박맹우 울산시장 3월 말 사퇴설'이 파다하게 퍼졌다. 통신사는 물론 지역 언론 기자들이 이 설의 진위를 파악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6·4 지방선거를 80여 일 앞두고 나온 현 울산시장의 사퇴설에 지역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6·4 지방선거 후 7월 30일에 있을지도 모를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와도 연관이 있다. 이는 울산시장 공천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의 역학구도는 물론 야권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퇴설이 나온 후인 지난주 말 박 시장은 시청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여러 분들에게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해 사퇴설에 신빙성을 더했다.

하지만 6월 말까지가 임기인 박 시장이 보궐선거에 나서기 위해서는 사퇴시한인 4월 1일 안에 시장직을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행정공백과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울산지역 5개 구군 중 남구는 이미 시장 선거를 위해 구청장이 사퇴했고 나머지 4개 구군 지자체장도 모두 이번 선거에 나서면서 행정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지방선거 중립을 지휘해야 할 광역시장까지 공백이 생기면 파행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박맹우 울산시장, 7·30 보궐선거 나서려 사퇴?

박맹우 울산시장 사퇴설의 내용은 이렇다. 박 시장이 지방선거 후 있을 울산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기 위해 법정시한 내인 3월 말 시장직을 사퇴한다는 것이다. 특히 박 시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내용도 이 설에 포함됐다.

공직선거법(53조5항)은 '지방자치단체장이 관할구역과 겹치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경우 선거일 12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돼 있다. 박 시장의 경우 국회의원 선거에 나갈 경우 오는 4월 1일 이전에는 시장직을 사퇴해야 한다.

현재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는 강길부(울주군)·김기현(남구 을) 2명의 현직 국회의원과 김두겸 전 남구청장, 윤두환 전 북구 국회의원 등 4명이다. 이들은 모두 새누리당에 공천신청서를 제출했고 새누리당은 대의원(20%) 당원(30%) 국민선거인단(30%) 여론조사(20%)의 경선룰로 오는 4월 13일 울산에서 시장후보 경선을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만일 이 경선에서 강길부·김기현 의원 중 한 명이 새누리당 울산시장 공천을 받으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는 7월 30일 재·보궐선거를 통해 다시 뽑아야 한다. 따라서 만일 박맹우 울산시장이 이 보궐선거에 나서려면 4월 1일 이전에 사퇴해야 한다. '박 시장 사퇴설'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만약 박 시장이 보궐선거를 위해 사퇴한다면 그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새누리당 수뇌부와의 교감이다. 시한이 임박한 시점에서 사퇴하는 것이 새누리당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는 것. 이럴 경우 새누리당은 당에서 미는 특정후보 지지를 전제로 박 시장에게 사퇴 지침을 내렸을 수도 있다.

또 하나는 박 시장의 개인 욕심이다. 현재 지역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지만 3선 제한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시장에 출마하지 못했다. 그가 정치생명을 잇기 위해서는 2016년 총선 때까지 2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그 공백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그동안 박맹우 시장은 태화강 수질 개선에 따른 반사효과와 엄청난 시청 홍보비용에 따른 언론의 우호적인 보도 등을 바탕으로 지역 내에서는 높은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지지세력 사이에서는 '만일 박 시장이 나서면 울산에서는 어느 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해 있다. 이런 자심감도 이번 사퇴설의 한 요인이다.

지역 시민사회 우려 목소리 "시민과의 약속 잊었나"

사퇴설이 파다한 시점인 지난 주말 박 시장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17일자 지역언론 보도와 간담회 참석 기자들에 따르면 일부 기자가 "3선 시장으로서 더 큰 울산을 위한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질문하자 "여러 분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있다"고 답했다.

17일자 한 지역언론은 "'임기와 책임을 다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혀온 것에서 상당한 입장 변화를 보인 것으로, 무게 중심이 출마 쪽으로 많이 옮겨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봤다. 또 "박 시장은 그동안 퇴임 후에도 지역이나 나라를 위해 역할을 다할 생각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고 시민의 지지도가 전국 단체장 가운데 최상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자연스레 여의도행이 점쳐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박 시장이 그동안 6월 말까지 임기를 다 채운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왔고, 보궐선거 출마를 위한 사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퇴 기한 20여 일을 앞둔 사퇴설에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또 침묵하던 그가 돌연 사퇴 쪽으로 기운 의도나 배경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나온다. 만일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면 새누리당 내의 다른 시장 후보들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부장은 "3선까지 한 시장이 다음 자리를 위해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시한이 촉박한 시점에서 사퇴한다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며 "공식 입장이 나오면 시민사회와 연계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맹우 울산시장의 측근은 1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퇴와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고민이 깊은 것은 사실이다"라며 "조만간 박맹우 시장이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울산시장 선거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