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5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한 남북 적십자 접촉에서 북한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왼쪽)과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이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합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5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한 남북 적십자 접촉에서 북한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왼쪽)과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이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합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 통일부

관련사진보기


[기사 대체 : 5일 오후 5시 30분]

남북이 이달 20일부터 25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했다. 남북은 5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통해 이같이 합의했다. 2010년 '추석계기 상봉'(10. 30 ~ 11.5)을 마지막으로 끊겼던 이산가족 상봉이 3년 4개월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상봉 날짜는 애초 남측이 이달 17∼22일에 하자고 제안했으나 이날 접촉에서 북측이 20~25일로 수정제안 해오자 남측이 이를 수용했다.

북, 이례적으로 한미군사훈련 시기에 이산가족 상봉합의...배경 관심

주목되는 점은 상봉이 진행되는 상봉일정으로 잡은 '20일~25일' 후반부가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 연습 일정과 겹친다는 대목이다.

북한은 보통 한미 연합훈련 시기에는 고강도 비판은 물론 남북간 접촉도 피해왔다는 점에서, '한미 훈련 기간 중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이날 접촉에서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이유로 3월 이후로 상봉 시기를 늦추는 수정제안을 해올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키리졸브 훈련 일정에 일부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남측 상봉단의 숙소 문제도 우리 정부가 요구한대로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로 확정됐다. 지난해 9월 접촉 때는 남측이 금강산 호텔과 외금강 호텔 사용을 요구했으나 북측은 '사전 예약'이유를 들어 해금강호텔과 현대생활관을 주장한 바 있다.

상봉자 규모는 남북 쌍방 각 100명이며, 지난해 9월 추석 상봉 추진 때 교환한 명단에 있는 대상자들이 그 대상이다. 상봉 행사 준비를 위해 우리측 실무 점검단이 7일 금강산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이날 적십자 접촉에서 남측은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 합의가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 북측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이런 일이 재발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고, 북측도 사과는 하지 않았으나 동의 의사를 나타냈다. 또 1월 16일 상호비방 중단 등을 제안한 북한 국방위의 이른바 '중대제안'에 대한 발언도 나왔으나 쟁점화되지는 않았으며,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정부 "이번 행사 잘되면 앞으로 여러 가지 논의 가능"

회의를 시작하면서 북측 수석대표인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이 "북남관계 개선의 따뜻한 춘풍을 안아오는데 앞장서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도 "남북관계에 서로 믿음을 쌓고 협력하는 계기가 되도록 같이 노력하자"고 화답하는 등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에 접촉을 시작한 양측은 수석대표 접촉 3회, 전체회의 2회 등 총 4시간22분 만인 오후 2시22분께 합의서 서명을 마쳤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합의에 "북측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호응하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관계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이번 행사가 잘 되면 앞으로 여러 가지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이 파국상태인 남북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올해초부터 계속된 북한의 '북남 관계 개선' 강조에 대해 우리 정부는 "위장 평화 공세"라며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이라"고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남북 실무접촉 합의서 전문
남과 북은 2014년 2월 5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남과 북은 2014년 2월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진행하기로 한다.
① 상봉 규모는 쌍방이 각각 100명씩으로 하되 지난해 9월 쌍방이 교환한 명단을 대상자로 하며, 필요한 경우 보호자를 동반한다.
② 상봉형식과 방법은 관례에 따르되 야외상봉은 기상조건을 고려하여 실내상봉으로 진행한다.
③ 단체상봉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호텔에서 진행하고 남측 이산가족들의 숙소는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로 한다.
④ 쌍방은 상봉시작 5일전에 선발대를 현지에 파견한다.
⑤ 북측은 상봉장 현지 점검을 위해 2월 7일부터 남측 시설점검단의 편의를 보장한다.
2. 남과 북은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개최된 이후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을 개최하여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하며, 회담일정은 문서교환방식으로 협의하여 정한다.

2014년 2월 5일

남북적십자실무접촉 남측수석대표 이 덕 행
북남적십자실무접촉 북측단장 박 용 일




태그:#이산가족 상봉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