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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시민단체 및 서구 월평동 지역 주민들이 8일 오전 한국마사회 대전지사 앞에서 '마권장외발매장 확장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전지역 시민단체 및 서구 월평동 지역 주민들이 8일 오전 한국마사회 대전지사 앞에서 '마권장외발매장 확장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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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대전 서구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장 확장계획을 두고, 지역 주민 및 시민사회단체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확장계획 철회는 물론, 해당 시설의 외곽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와 대전경실련, 대전YMCA, 전교조대전지부, 대전충남민언련 등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서구 월평동지역 주민 등 50여 명은 8일 오전 한국마사회대전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을 도박중독에 빠뜨리는 마권장외발매장 확장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1997년 이곳에 처음 마권장외발매장, 즉 화상으로 경마를 보며 배팅을 하는 '화상경마장'이 들어섰다. 당시 지역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방세수 증대'라는 달콤한 유혹을 앞세워 계룡건설사옥에 입주, 1-6층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계룡건설이 해당 사옥을 이전하면서 마사회가 이 건물 전체를 매입해 7-12층까지를 추가로 마권장외발매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마사회는 '대전지사 리모델링 환경개선'이라는 계획을 통해 오는 3월부터 공사를 시작, 12월에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지역주민, 그리고 정치권에서까지 발끈하고 나서고 있다. 특히, 지역경제활성화를 기대하며 '마권장외발매장'의 입점에 긍정적이었던 주변 상인들까지 반대입장을 내놓고 있다.

'마권장외발매장'이 금·토·일 주말 3일만 운영되고, 도박중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곳을 찾기 때문에 주변상권을 거의 이용하지 않아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더욱이 이 시설 주변에 '성인오락실'과 '유흥주점', '유사성행위 업소' 등이 난립하면서 거주환경은 물론, 상업시설 운영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에 나선 이경종 월평1동 발전협의회 회장은 "마사회가 들어오면 월평동 지역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전국에서 도박중독자들이 모여들다 보니 지역은 피폐해지고 갈수록 환경이 악화되기만 하고 있다"며 "따라서 마사회는 이번 기회에 시설을 확장할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YMCA 박장동 사무총장도 "마권장외발매소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치명적인 위해시설이다, 뿐만 아니라 그 주변지역을 황폐화시킨다"며 "월평동 지역을 넘어 대전시민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반드시 외곽으로 이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문제 해결에 가장 앞장서서 뛰고 있는 서구의회 전문학 의원도 "전국에서 도박중독자들이 모여드는 이 시설 주변에는 초등학교가 2개, 중학교가 1개가 있다, 또한 아파트 등 주택도 밀집해 있다"며 "그런데 마사회가 들어선 지난 15년 동안 이 지역에는 오락실, 마사지, 안마, 휴게방 등 유해업소만 늘어나고 주차몸살만 앓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장밋빛 환상이 깨진 지금, 마사회가 택할 것은 '확장'이 아니라 '외곽이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기자회견문을 통해 "월평동에 마권장외발매장이 생긴 이후 대전시민과 인근 주민들은 도박중독 위험뿐만 아니라 불법주차로 인한 교통난, 유흥시설 밀집에 따른 교육·주거환경 악화 등 심각한 생활권 침해를 받아왔다"며 "건전한 레저시설로 많은 이용자들로 인한 주변지역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은 허구였음이 이미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장의 2012년 1인 배팅액은 1일 평균 62만원을 넘어 2010년의 두 배로 늘어났다"며 "이는 1인당 전국 평균 배팅액인 40만원에 비해 월등히 높은 금액으로, 그만큼 도박중독에 가까운 이용객을 양산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사회가 지금의 시설을 두 배로 확장하겠다는 것은 시설개선을 통해 이용객과 매출을 늘리려는 목적임이 자명하다"며 "따라서 대전시민을 도박중독에 빠뜨리고 사회·경제적 문제를 일으키는 마권장외발매장 확장 계획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아울러 도심 내에 있는 마권장외발매장으로 인해 지역민이 도박중독에 빠지고 해당 지역의 생활권이 침해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지켜만 보고 있는 대전시와 서구청 또한 문제"라며 "이 시설을 이용하는 주민의 도박실태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와 치료, 침해받는 생활권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마권장외발매장 확장계획 철회 대열에 대전시와 서구청도 함께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마사회 남부권역본부(대전이남 6개지사 총괄, 본부장 최용규)는 이날 공식 입장 보도자료를 통해 "계룡건설의 이전에 따른 리모델링으로 공간이 두 배로 늘어나게 되지만, 현재의 입장정원(3388명)은 늘리지 않고, 모든 층을 1인1석의 지정좌석실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전층 지정좌석실 확충을 통해 고객 관람 환경 개선이 목적이지 입장객을 늘리거나 수익창출이 목적이 아니"라고 밝혔다.


태그:#마권장외발매장, #경마장, #도박장, #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대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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