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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한지 7개월만에 균열과 누수가 발생해 부실공사 의혹이 일고 있는 모항항 수산물직매장. 이곳 입주자들은 보증금 2800만원에 연 20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입주했다.
▲ 모항항 수산물직매장 모습 준공한지 7개월만에 균열과 누수가 발생해 부실공사 의혹이 일고 있는 모항항 수산물직매장. 이곳 입주자들은 보증금 2800만원에 연 20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입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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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오면 갈라진 틈 사이로 물이 줄줄 새고, 바닥에서는 통수를 고려하지 않은 공사로 점포별로 추가공사비로 들어간 돈이 대략 1천만 원 정도는 될 것이다. 평당 350만 원꼴로 지은 판매장이 준공한 지 7개월, 우리가 입주한 지는 4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온통 부실공사투성이다. 하자보수기간도 이제 3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시공사에 서둘러 하자보수를 요청해야 하지만, (모항)어촌계가 손을 놓고 있어서 하소연할 곳도 없다."

얼마나 억울했던지 기자 앞에서 말을 꺼낸 J수산 김아무개 대표는 그동안의 과정을 막힘없이 설명했다.

태안군의 일방적인 어구적치장 추진으로 한바탕 몸살을 앓았던 모항항에서 이번에는 수산물위판장 인근에 조성된 수산물직매장이 준공된 지 7개월 만에 건물이 균열되고, 비만 내리면 점포 안에서 물이 줄줄 흘러내려 부실공사 의혹이 일고 있다.

어촌계와 시공사간 작성한 표준도급계약서를 들여다보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J수산 김 아무개 대표. 김 대표는 지난 3월 어촌계와 계약을 체결한 뒤 입주했지만 4개월만에 심각한 누수가 발생해 아예 직매장을 걸어잠궜다.
▲ 평당 350만원꼴이면 웬만한 가정집도 훌륭히 짓는데... 어촌계와 시공사간 작성한 표준도급계약서를 들여다보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J수산 김 아무개 대표. 김 대표는 지난 3월 어촌계와 계약을 체결한 뒤 입주했지만 4개월만에 심각한 누수가 발생해 아예 직매장을 걸어잠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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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항항 직매장 상인들에 따르면 모항항 수산물직매장은 사업비 9억4천만 원(1동당 4억7천만 원)을 들여 지난 2011년 1월에 착공해 같은해 12월 16일 공사착공 11개월 만에 28개의 점포를 완공했다.

그러나 이 조차도 당초 표준도급계약서상에는 5월 31일자 준공으로 되어 있었지만, 설계변경 등의 이유로 준공예정일을 10월 30일로 변경했다. 하지만 실제 준공은 이보다 한달 반이 지연된 12월 16일에 돼서야 준공해 공기도 맞추지 못했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갈라진 건물 외벽을 실리콘으로 보수한 모습
 갈라진 건물 외벽을 실리콘으로 보수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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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1,808㎡(548평)의 부지에 건평 507.88㎡(154평)의 지상 1층 규모로 지어진 모항어촌계 관리구역의 경우 균열로 인한 누수가 심해 J수산 등 일부 점포는 비만 내리면 개점휴업에 들어가는 등 이중고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들 점포들은 지난 3월 15일 모항어촌계와 3년 기한으로 점포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면서 2800만 원의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로 연 200만 원을 지급했지만, 입주한 지 채 4개월밖에 안 돼 누수가 발생하는 등 영업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또한, 이들 점포들은 바닷물의 통수를 고려하지 않은 비정상적인 공법으로 건축물이 지어져 지반침하로 인해 바닥 이음새가 갈라지는 등 영업에 차질을 빚자 수차례에 걸쳐 어촌계와 시공사를 상대로 하자보수를 요청해 봤지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개인점포별로 많게는 1천만 원을 들여 개별 보수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모항항 수산물직매장 점포입주자들은 시공 초기 단계부터 공법이 잘못돼 지반침하로 인한 바닥 이음새의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 건물바닥 이음새 균열 모항항 수산물직매장 점포입주자들은 시공 초기 단계부터 공법이 잘못돼 지반침하로 인한 바닥 이음새의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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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중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J수산 김아무개 대표는 "판매장이 평당 350만 원꼴로 지어진 건물인데 지어진 지 7개월밖에 안 돼 갈라지고 물이 새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며 "판매장은 개인 재산이 아니고 어촌계 재산이어서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하는데 하자보수 기간이 있는데도 점포별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시공사에 요청을 하지 않는 어촌계도 이해가 안되고, 점포에서 하자보수를 요청했는데도 비가 더 오면 살펴보겠다는 시공사도 시간 떼우기식 인 것 같아 억울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보증금이 지나치게 과다하다고도 주장했다. 김 대표는 "당초 계약 당시에는 보증금이 2500만 원이었지만 부대시설 때문에 300만 원이 늘어난 2800만 원에 계약했다"면서 "300만 원이 부대시설로 늘어난 것은 이해하지만 전반적으로 보증금은 과다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모항 주민은 "판매장을 통으로 짓고 나서 점포별로 벽돌을 쌓고 시멘트를 발라 경계를 만들었다"며 "공사과정에서 경계를 함께 만들어야지 다 짓고 나서 경계를 만들다보니 지탱을 하지 못한다, 못질 하나도 마음대로 못할 지경"이라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원칙도 없는 어촌계, "모항어촌계원도 아닌데 점포 입주했다"

이곳에 위치하고 있는 모항항 수산물직매장이 9억4천만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준공했지만 준공한지 7개월만에 균열에 누수까지 발생해 입주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 태안군 소원면 모항항 전경 이곳에 위치하고 있는 모항항 수산물직매장이 9억4천만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준공했지만 준공한지 7개월만에 균열에 누수까지 발생해 입주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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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수산물직매장이 모항어촌계원을 위해 시설이 되었지만, 정작 직매장 안에는 모항어촌계 소속이 아닌 타 지역 어민이 입점해 있다는 것.

직매장의 한 어민은 "어촌계가 원칙도 없다"고 지적하면서 "어촌계 총회 당시 직매장은 어촌계원에게만 임대를 하겠다고 했는데 파도리 등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점포를 임대해 줬다"며 "그것도 어촌계원은 임대료 200만 원인데 반해 타 지역 사람들에게는 300만 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어민은 "현재 입점해 있는 점포에서 나가겠다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하더라"며 "어촌계가 직매점을 통해 수익사업을 하는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균열로 인해 입주한 점포에 누수가 발생하자 시공사측은 긴급하게 실리콘으로 보수공사를 했다. 하지만, 점주들이 하자보수를 요구하자 비가 더 오면 살펴보겠다며 시간떼우기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균열로 인해 입주한 점포에 누수가 발생하자 시공사측은 긴급하게 실리콘으로 보수공사를 했다. 하지만, 점주들이 하자보수를 요구하자 비가 더 오면 살펴보겠다며 시간떼우기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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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항항 수산물직매장과 관련한 이같은 어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시공사인 O건설 관계자는 "설계를 변경한 건축면적은 462㎡이고 전기와 창호, 설비 등 시공은 모두 면허를 가진 업체를 선정해 부분 하도급으로 공사를 맡겼다"며 "하자가 발생된 부분은 보수해서 하자를 치유하고 어촌계 총회를 열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해명할 방침"이라고 한 지역일간지를 통해 해명했다.
부실시공 의혹이 일고 있는 모항항 수산물직매장은 T건축이 설계와 감리를 맡고, O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난 2011년 12월 16일 준공했으며, 현재 입주한 점포와는 올 3월에 점포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모항항 수산물직매장에 대한 부실시공 의혹과 실제 건물에 균열과 이로 인한 누수가 발생함에도 시공업체인 O건설에서 모르쇠로 일관하자 모항어촌계는 지난 18일경 시공사측에 하자보수를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것으로 어촌계 관계자는 전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모항어촌계, #모항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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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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