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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마차푸차레 히말라야다. 중간에 높은 봉우리에 집들이 보인다. 그곳이 포카라 일출을 전망하며 히말라야를 보는 사랑곳(1300미터)이다.
▲ 어제 오후 마차푸차레 히말라야 어제 오후 마차푸차레 히말라야다. 중간에 높은 봉우리에 집들이 보인다. 그곳이 포카라 일출을 전망하며 히말라야를 보는 사랑곳(1300미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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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가난한 나라의 상징으로 통하는 나라가 네팔이다. 또한 상그릴라의 이상향이라는 이름으로 통하기도 한다. 더구나 부처님이 탄생한 나라로 성인의 나라이기도 하다. 히말라야는 네팔인들에게 성스러운 곳이며 세계인들이 발길을 멈추지 않고 찾는 명소다.

네팔하면 카트만두를 떠올리거나 히말라야를 떠올린다, 요즘 들어 히말라야 커피가 추가된 듯하다. 그런데 지금 네팔의 청년들과 젊은이들은 새로운 삶의 활력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야말로 세계인들이 모르는 고군분투다.

저 산등성이 넘어에 날씨 좋은 날은 인간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은 마차푸차레 히말라야가 있다. 오늘은 운무로 그 모습을 감추었다.
▲ 오늘 아침 사랑곳에서 저 산등성이 넘어에 날씨 좋은 날은 인간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은 마차푸차레 히말라야가 있다. 오늘은 운무로 그 모습을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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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지금 포카라의 한 레스토랑에서 늦은 아침식사를 마쳤다. 오전 다섯 시에 기상해서 일행과 사랑곳(Sarangkot, 1300m)에 올랐다. 기자는 이곳이 세번째인데 유감스럽게도 아침에 히말라야를 보지 못했다. 거친 바람과 눈비가 내린 탓이다.

기자는 전날 오후 포카라 호수를 노젓는 학생 아쉬스(Ashish, 18)를 만났다. 네팔 학제상 12학년에 다니는 칼리지(College)는 우리네 고등학생과 같다. 그는 오전 5시에 학교에 가서 6시부터 수업을 받기 시작해 오전 11시쯤 학교를 마친다.

아쉬스가 페와 호수 위를 노저어 오고 있다. 그는 오전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뱃사공 일을 하고 있다.
▲ 노를 젓는 아쉬스(18세) 아쉬스가 페와 호수 위를 노저어 오고 있다. 그는 오전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뱃사공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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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사공 일을 하며 학비를 벌어 학교를 다니는 그가 자부심 가득한 눈빛으로 뱃사공 면허증을 보여주고 있다.
▲ 뱃사공 아쉬스(18세) 학생 뱃사공 일을 하며 학비를 벌어 학교를 다니는 그가 자부심 가득한 눈빛으로 뱃사공 면허증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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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을 제외하고 그는 학교 수업을 마친 후 또 다른 일과를 시작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노젓는 뗏목 일꾼이 되는 것이다. 하루 수입이 150~500 루피 정도 된다고 한다. 평균 한 달이면 3000~3500 루피 정도를 보니 네팔 보통 노동자의 50% 수준은 된다.

그러니 그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학비를 충당하기에 충분한 셈이다. 그런데 기자는 오전 6시 수업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정부가 운영하는 국립학교는 대부분 8~9시에 시작하지만, 대부분은 오전 6시에 수업이 시작된다고 한다. 그가 지금 18세이니 한참 아침 잠도 많을 나이다.

포카라 페와호수 건너마을 아이들이 노를 들고 하교 하고 있다. 그들은 페와 호수를 건너 포카라 시내로 등교했다가 하교길에는 노를 저어 집으로 돌아간다. 작은 뗏목에 노를 들고 하교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 노를 들고 하교하는 학생들 포카라 페와호수 건너마을 아이들이 노를 들고 하교 하고 있다. 그들은 페와 호수를 건너 포카라 시내로 등교했다가 하교길에는 노를 저어 집으로 돌아간다. 작은 뗏목에 노를 들고 하교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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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초등학생들이 산마을에 있는 학교 수업을 마친 후 하교하고 있다. 그들의 집은 세계평화기원탑 아래있다고 한다. 손잡고 산길을 오르는 그들에 모습이 사랑스럽다.
▲ 안녕한 발걸음 어린 초등학생들이 산마을에 있는 학교 수업을 마친 후 하교하고 있다. 그들의 집은 세계평화기원탑 아래있다고 한다. 손잡고 산길을 오르는 그들에 모습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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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나라 네팔 사람들이 해외로 발걸음을 하고 있다. 그런데 나라 안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고학생에 대한 배려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은 학교 수업 시간이다. 대부분의 학교가 오전반, 오후반 수업을 진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튼 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운용하며 자립을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이런 사실은 지난 3~4년간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네팔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저런 해맑은 웃음이 부끄럼 빛나는 웃음은 아닐까? 귀엽고 착해보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앞날에 희망이 가득할 것만 같아서 좋았다.
▲ 부끄럼 빛나는 웃음 저런 해맑은 웃음이 부끄럼 빛나는 웃음은 아닐까? 귀엽고 착해보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앞날에 희망이 가득할 것만 같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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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해맑은 웃음이 부끄럼 빛나는 웃음은 아닐까? 귀엽고 착해보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앞날에 희망이 가득할 것만 같아서 좋았다.
▲ 부끄럼 빛나는 웃음 저런 해맑은 웃음이 부끄럼 빛나는 웃음은 아닐까? 귀엽고 착해보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앞날에 희망이 가득할 것만 같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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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그가 뗏목을 태워다준 덕분에 포카라 호수를 가로질러 세계평화 기원탑에 올랐다. 그리고 오가며 마차푸차레와 남쪽안나푸르나 그리고 안나푸르나 4봉을 볼 수 있었다. 멀리 또 다른 히말라야도 아스라이 볼 수 있었다.

히말과 호수, 그리고 중산간 산마루에 사는 사람들을 한눈에 바라보며 뱃사공 일을 하며 학교에 다니는 그는 새벽 손님이 있는 날이면 오전 5시부터 뱃사공 일을 한다고 했다. 하지만 밝은 그의 표정은 자신이 뱃사공 일을 하며 학교에 다니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듯했다. 그는 기자에게 뱃사공 면허증을 자신있게 내보였다.

세계평화 기원탑에서 내려서면서 몇몇 학생들이 노를 들고 하교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왜 노를 들고 가느냐?"고 물었더니 학교에 다녀오는 길이란다. 포카라 페와 호수 건너에 사는 어린 초등학생들은 산마을의 작은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두 어린이가 서로 손을 잡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아장걸음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우리 모두 어린 날의 다정한 꿈을 꿔봤을 듯하다. 가난 속에서 자신들의 삶을 겨냥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모자라지만 포기하지 않고 차근차근 그들이 원하는 길에 이르기를 빌어본다. 성인의 나라 네팔에 그들이 원하는 평화가 가득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그들의 발걸음의 기억을 사진에 담아봤다. 어리고 맑은 사랑을 본 기분이 참 좋다. 사랑스럽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태그:#뱃사공 아쉬스, #네팔 포카라, #산마을에서 만난 어린 초등학생, #네팔 학생들,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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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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