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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하며 본류를 대규모로 준설했다. 그러나 대규모로 준설된 본류가 최근 장맛비로 터지고, 패이고, 깎여 크고 작은 상처들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지천에서는 역행침식으로 인한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공동으로 구성된 '시민공동조사단'과 함께 우기 후 금강 현장을 모두 살펴보고 4대강 사업의 부작용과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대교천·월송천·곰나루 수상무대·도천·유구천·쌍신동가로수길·치성천 조사에 나섰다.

20일 전문가와 시민사회 15명으로 구성된 조사단(박창근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정민걸 공주대학교 환경교육학과 교수,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4대강 범대위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 활동가 등)은 지류 침식현상, 보 붕괴, 하상유지공 유실, 침수, 제방붕괴, 교각 세굴 등 지천하류 조사에 동참했다.

6월 24일 오전 10시 50분, 대교천 다리교각 보호공이 빠른 물살에 유실되고 있었지만 20일 현제 교각보호공사가 되어있다.
 6월 24일 오전 10시 50분, 대교천 다리교각 보호공이 빠른 물살에 유실되고 있었지만 20일 현제 교각보호공사가 되어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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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행침식이 가장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충남 연기군 남면 대교천 합류지점부터 찾았다. 오전 10시쯤 현장에 도착하자 공사 관계자들이 미리 연락을 받았는지 모두 나와 있었으며 현장은 겉보기에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시민단체 공동조사... "홍수 때마다 보강공사 해야 할 것"

양흥모 처장은 현장에 도착하여 "이곳은 대전충남녹색연합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곳으로 보호공을 설치했다가 보호공과 함께 양쪽 사면까지 일부 유실이 되었던 곳인데 오늘보니 다시 보강공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을 안내했다.

박창근 교수는 자전거 도로를 가리키며 "지난번에 왔을 때 본인이 '큰 홍수가 나면 자건거도로만 덜렁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던 곳"이라며 "자전거 도로는 콘크리트로 만들다보니 홍수 등에 안전하겠지만 접합부는 수해가 날 때 마다 흙은 계속해서 유실되어 다시 보강을 하는 등을 반복해 언론에 기사거리로 제공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토부가 하상보호공 유실은 없다고 했는데 이곳은 지난 장맛비에 유실됐다. 오늘 보니 다시 쌓은 것으로 보이나, 또다시 유실이 될 것이다. 이는 자연적으로 안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에 난데없이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고 외곡을 시키면서 토양이 불안정한 상태로 결국은 홍수 때마다 보안공사가 필요한 곳"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강살리기 세종1지구 대우건설 현장소장은 "하상보호공은 아직 시작을 안했다. 사석(교각)보호공을 했는데 유실은 안 되고 모두 흙 속에 묻혀있다"고 해명을 했다. 하지만 박창근 교수는 "지난번에 <오마이뉴스>에 유실되고 있는 사진이 있는데 유실되지 않았다는 그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는 하지 마시라"고 반박했다.

6월 27일 기존 농사를 짓던 곳에 금강살리기 사업과 연계하여 평탄작업을 했으나 빗물에 유실되어 3.5m정도 깊이로 붕괴되었던 곳으로 지금은 복구가 되어 있다.
 6월 27일 기존 농사를 짓던 곳에 금강살리기 사업과 연계하여 평탄작업을 했으나 빗물에 유실되어 3.5m정도 깊이로 붕괴되었던 곳으로 지금은 복구가 되어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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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찾은 신공주대교 아래 인근의 경우 지난달 6월 27일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을 연상케 하는 협곡이 생겨났던 곳으로 더 이상 유실이 되지 못하게 정리를 한다고 파란 천막으로 덮어 놓았으나 사고지점 부근은 바닥에 흙이 일부 꺼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양흥모 처장은 현장에 나와 있던 공사 관계자에게 "공사를 하면서 배수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배수로가 없어 빗물에 유실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공사관계자는 "농사를 짓지 못하게 하느라 바닥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었는데 일부 조금 흘러내렸다"고 설명했다.

6월 24일 오전 10시, 당시 설치했던 하상보호공 좌측으로 물길이 돌면서 월송천 합수부의 좌측 사면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금은 좌측까지 보호공을 설치했지만 중앙부에 설치한 하상유지공이 "유실이다, 아니다"란 놀란을 겪었다.
 6월 24일 오전 10시, 당시 설치했던 하상보호공 좌측으로 물길이 돌면서 월송천 합수부의 좌측 사면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금은 좌측까지 보호공을 설치했지만 중앙부에 설치한 하상유지공이 "유실이다, 아니다"란 놀란을 겪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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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찾은 월송천에 도착한 박창근 교수는 "최근에 설치한 하상보호공이 일부 유실되어 지난번에 좌측 사면에 추가적인 보강공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자 공사관계자는 "유실이 없다. 오늘 조사가 온다고 했는데 유실이 있었다면 그냥 뒀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하상보호공이 설치된 중앙에 들어가서 나무로 박아놓은 침목을 가리키며 "유실이 안됐다고 거짓 주장을 하는데 그럼 부실공사를 한 것이냐? 윗쪽에 돌들은 촘촘하게 박혀 있는데 아래쪽은 유실되어 돌이 없지 않는가?"라고 꼬집으며 "유실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사 관계자는 "유실된 적 없다"고 주장해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박창근 교수는 "유실이 되고도 유실이 없다고 말하면 이는 부실공사라고 밖에 달리 말할 수  없다"며 "그럼 비 온다고 돌들을 다 걷어냈는가? 지금까지 수많은 공사현장을 돌아봤지만 이런 공사현장은 처음 본다"며 일침을 가했다.

유구천 합류부 좌측 사면이 지난번보다 많이 유실되고 우측(원안)에 전에 없던 토사가 쌓이고 있다.
 유구천 합류부 좌측 사면이 지난번보다 많이 유실되고 우측(원안)에 전에 없던 토사가 쌓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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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도착한 유구천 합류부에서 양흥모 처장은 "4대강 공사가 벌어지면서 합수부 인근에 있는 보 좌측 사면이 일부 유실됐던 곳인데 정상적인 호안블록이 있던 우측까지도 붕괴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창근 교수는 "100% 4대강 준설로 인한 사고라고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논리적으로 보면 세굴현상을 가중시키면서 보가 가라앉고 있으며 사면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보와 다리는 콘크리트로 되어 있다 보니 흙과 접합하는 부분이 취약하여 빗물에 유실되고 붕괴까지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는 여기에서 한 가지 의구점이 들기 시작했다. 정부의 발표를 보면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피해도 없다고 발표했는데 시민공동조사단의 경우는 피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에 대해 박창근 교수에게 물었다.

박창근 교수는 "정부의 관료들이 온다고 하면 현장에서 미리 준비를 하고 보여주고 싶은 곳만을 선정하여 데리고 다니면서 보여주는데 무슨 문제가 있고 사고가 있다고 생각을 하겠는가?"라며 "우리 시민공동조사단은 4대강 모든 공사현장을 일일이 돌아다니고 지역 언론 및 단체들과 연대하여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 정부와 시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변 산, 들, 논... 생태계 빈약해질 것"

정민걸 공주대 교수는 "우려되는 문제는 공주의 경우 공주보가 완성되어 물을 채워도 위쪽 대다수가 지금보다 수위가 낮아진다. 예전 돌보 보다 수위가 낮아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밭은 수분 함량이 떨어져 가뭄을 탄다. 주변 산이나 들 야생 식물도 가뭄을 타서 가물어도 되는 생태로 가든지 식생이 빈약해질 것이며 그러다보면 부수적으로 문제가 더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며 "금강은 수위가 높아지니까 수문 조작을 제대로 못하면 오히려 범람할 위기도 있고, 부여의 경우 하구뚝은 비올 때 보 수문을 여니까 그 물들이 다 하구로 내려가 하수 수위가 더 빨리 올라갈 것이다. 썰물은 관문만 열면 되는데 밀물 때 우기랑 겹치면 범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바닥도 파놓고 보도 깊이 파놓아서 가뭄이 심하면 그나마 있던 물도 보에 물을 채우기도 힘들 것이다. 현재보다 더 물이 없어질 것이며 콘크리트 구조물만 덩그러니 나오고 가물어 농사짓기는 더 힘들어 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공사 자체에 가뭄을 대비한다고 했는데 가뭄을 더 타서 황당한 사건들이 발생할 것이다. 이렇듯 금강 사업 자체는 이수도 반대, 취수에도 반대, 또 생태계에도 해롭고 농사에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양흥모 처장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금강이 준설로 인해 물길이 낮아지고 물의 흐름이 바뀌면서 역행침식과 재퇴적 등 사고를 가지고 올수 밖에 없으며 향후 매번 비만 오면 반복하여 보강공사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그동안 모니터링을 해온 결과 둔치와 재방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준설의 효과도 의심스러울 정도이며 지속적인 국민들의 혈세만 잡아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창근 교수는 "정부는 지금까지 열심히 준설을 했다고 했는데 현장을 확인해 보면 재퇴적이 이루어지고 있다. 낙동강의 경우 10~15%, 많은 곳은 30%정도까지도 재퇴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일부 작은 지천 수로의 경우 콘크리트로 틀어 막혀 있지만 일반적인 지천의 경우 역행침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단 한마디로 이 준설은 '헛' 준설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지금까지 홍수가 일어났던 곳을 보면 지방하천에서 사고가 터지고 있는데 본류만 준설을 하여 홍수피해는 조금 막을 수 있지만 지천의 피해는 더 심각한 수준으로 일어날 것이다. 이번 준설은 거꾸로 되었다"며 "이는 다시 말해 정부의 취수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소리다"라고 질타했다.

또 "이번에 4대강 공사를 하면서 준설토를 이용하여 논경지 리모델링으로 쌓았던 준설토가 빗물에 유실되어 물길을 막고 침수가 일어나서 수많은 농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눈물 짓고 있지만 이에 대해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4대강 공사로 다리가 무너지고 하천이 붕괴되는 것은 예전에는 없었던 일이다. 이는 4대강 살리기라는 미명아래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까지 안전이 취약해 지면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시민공동조사단은 금강살리기 공사가 벌어지는 금강과 합수부 부근 위험지구 등을 돌아보고 조만간 공동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 5월 27일(금)부터 28일(토)까지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 생명의 강 연구단, 4대강 범대위, 시민환경연구소는 2011년 4대강 사업에 대응하여 홍수기 집중 활동의 일환으로 '하천환경 시민공동조사단(단장 김정욱 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이하 시민조사단)'을 구성하여 조사한 결과 "지천·지류가 심각한 수준에 세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당시 조사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충남공주시에서 발행하는 인터넷신문 <백제신문>에도 동일하게 기제됩니다.



태그:#4대강 공사, #시민공동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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