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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신발자국에 고인 물, 그 안에 반영된 봄
▲ 반영 신발자국에 고인 물, 그 안에 반영된 봄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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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날, 흙은 부드러워 누군가의 발자국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그리고 움푹 팬 흙의 가슴에 봄비가 내려 고였습니다. 고인 물, 그냥 떠나는 것이 아쉬워 신록의 봄을 담았습니다.

잔잔한 계곡물에 반영된 봄
▲ 반영 잔잔한 계곡물에 반영된 봄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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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의 잔잔한 물마다 하늘을 담고, 새순을 담아 겨우내 쌓인 낙엽들을 위로합니다.

'너희들 어릴 적 모습이야, 너희들이 썩어 저 생명을 키우는거라고.'

물속에 잠긴 낙엽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젠 흙이 되어도 좋다고 말합니다.

계곡물에 반영된 나무
▲ 반영 계곡물에 반영된 나무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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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숲의 마음입니다.
그 마음이 한 곳으로 모이고 모여 계곡을 만들고 소를 만듭니다.
생명을 품고자 하는 숲의 마음, 그들이 자신들이 키워낸 생명을 마음에 담는 것이지요.

계곡의 소에 반영된 봄
▲ 반영 계곡의 소에 반영된 봄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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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바라봅니다.
나무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반영된 그들을 바라보며 무엇을 담고 사느냐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돌아봅니다. 내 안에 담긴 것, 내가 반영한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돌아봅니다.

물에 들어온 봄
▲ 반영 물에 들어온 봄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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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담긴 것 아름답길 원하지만, 내 삶의 실체를 보면 그런 마음이 욕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맑은 물이 맑은 하늘을 담아낼 수 있는 법입니다.
내 안에 맑은 것들이 담겨 있지 않다면, 세상 때문이 아니라 바로 나 때문입니다.

물에 반영된 흔들리는 나무
▲ 반영 물에 반영된 흔들리는 나무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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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나무는 흔들려도 물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나무가 흔들리지 않아도 물이 흔들리면 세상을 담을 수 없습니다.
많은 것을 마음에 담아두고 싶어도 담지 못하는 이유는 내 마음이 흔들린 까닭입니다.

봄빛으로 물들어 버린 물
▲ 반영 봄빛으로 물들어 버린 물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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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그리고 봄, 이 둘의 조화는 완벽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거울 보듯 비춰보고 싶어 거울을 보듯 물에 반영된 자신들을 바라보며 치장하는 중입니다.

아주 조금 고인 물에 들어 있는 나무
▲ 반영 아주 조금 고인 물에 들어 있는 나무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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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곳은 아주 작은 손거울인 듯 작은 물을 남겨두었습니다.
그곳에도 어김없이 나무와 하늘이 들어와 있습니다.

실체와 반영의 차이
▲ 반영 실체와 반영의 차이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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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트러진 마음을 다스리고 싶을 때, 나는 숲으로 달려갑니다.
천천히 걸어가며 그들과 호흡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맑아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물에 들어온 숲
▲ 반영 물에 들어온 숲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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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록의 봄빛, 맑은 하늘 물에 잠겼습니다.
붓으로 찍어 그림을 그리면 수채화 한 점 그려질 듯, 연하고 고운 봄빛, 맑은 하늘이 물에 잠겼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카페 <달팽이 목사님의 들꽃교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반영사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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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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