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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의원과 자치단체장을 뽑는 지방선거가 1년도 채 안 남았다. 조용하던 시골이 또다시 부산해지기 시작한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서서히 선거바람이 불고 있는 셈이다. 언뜻 시간이 많이 남은 듯 보이지만 눈 감았다가 뜨면 찬바람 불고 눈 오고 꽃피면 선거다.

 

농촌선거 생각보다 참 쉽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한 선거꾼의 말에 의하면 "농촌선거 누워서 떡먹기"라고 한다. 귀에 대고 "지식도 정책도 미래도 아무것도 필요 없고 오로지 '인사' 하나면 끝난다"고 속삭인다. 그는 또 "최근 제주도지사 소환투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농촌 사람들은 인맥 하나면 눈치 볼 수밖에 없고 거절도 못한다"고 강조한다

 

"알아야 면장도 한다고 했는데 아는 것도 소용없고 그럼 백치도 가능하냐?"고 묻자 그저 의미심장한 미소만 던질 뿐이다. 참 알다가도 모를 농촌선거다. 그의 말이 정답이라면 농촌 선거에서는 '인맥이 만사'라는 얘기인데 그래서야 어찌 농촌의 미래가 밝을 수 있겠나 싶다.

 

도심선거보다 더 어려운 게 농촌선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그에 반해 농촌선거가 도심 선거보다 백배는 어렵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전혀 상반된 주장을 하기에 출발점이 다를 줄 알았는데 그들도 역시 '인맥이 만사'라는 것에서 출발하고 동의한다. 하지만 "그래서 어렵다"라고 역으로 강조한다.

 

외지인이면 동네 사람 아니라고 안 찍어주고, 지역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정책을 가지고 나오면 잘난 체 한다고 안 찍어주고, 한번 그냥 지나치거나 어울리지 않으면 버릇없다고 안 찍어주고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도심은 후보자의 인물됨이나 정책 등을 보면서 그 사람이 지역을 위해 뭘 할 수 있는 인물인가를 평가해 후보자와 정책 관점에서 투표를 하는데 농촌은 위에서 열거한 것처럼 후보자나 지역 정책이 아닌 그저 자기와 얼마나 친하고 자기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는 관점에서 투표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전문가를 뽑아야 올바른 지역 된다

 

필자는 2년간 이 지역을 샅샅이 뒤지고 다녔고 올해 <낙안군 101가지 이야기> 연재를 하는 입장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좀 달리 보고 있다. 농촌선거 쉽다고 말하는 사람이나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이나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인맥이 만사'라는 것이 농촌과 지역을 얼마나 큰 곤경에 빠트리는지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낙안과 벌교에서 평생을 살다시피 한 P씨와 J씨는 "'지역 전문가'라는 사람이 출마한 적도 없고 당선된 사례도 못 봤다"면서 이제는 지역전문가가 필요하고 또 낙안과 벌교의 한을 치유하는 작은 통일까지도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통합이라는 급변하는 주변 지역정세에 대처하고 지역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느 지역에서나 선거는 첨예의 관심사이겠지만 외세에 의해 공중분해 되고 강제로 형제가 나뉜 100년의 한이 서린 옛 낙안군 지역인 만큼 그런 인물이 꼭 나와야 한다고 기원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가는 것만으로도 연재하는 보람을 느끼면서 필자는 지금 지역민에게 눈도장을 찍고 다니는 출마예정자들이 남은 기간 동안에는 지역 공부를 좀 더 해 주기를 바랄뿐이다.

 

낙안군과 낙안군 폐군(廢郡)
현재의 순천시 외서면을 비롯해 낙안면, 별량면 일부, 보성군 벌교읍 그리고 고흥군 동강면, 대서면 일부의 땅은 옛 낙안군이었다. 하지만 101년 전인 지난 1908년 10월 15일, 일제는 항일투쟁무력화, 동학혁명진원지분산, 침략거점도시화를 위해 낙안군 자체를 없애버리고 주민들을 인근 지역 세 곳으로 강제 편입시켰다.

덧붙이는 글 | 예고:[09-044] 소설 태백산맥의 현장을 찾아서
남도TV에도 실렸습니다


#낙안군#남도TV#낙안#벌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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