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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국경을 허무는 따듯한 이야기로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 대한이야기를 담고 있다.
▲ 까매서 안 더워? 마음의 국경을 허무는 따듯한 이야기로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 대한이야기를 담고 있다.
ⓒ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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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가수 마이클 잭슨이 사망했다. 백인의 피부를 갖고 싶었던 마이클 잭슨, 조금 더 흰 피부를 지니고 싶어 수없이 피부를 깎아내고 흑인의 특징인 납작하고 넓게 퍼진 코를 높이다 부작용으로 코가 무너져 내린 모습을 보며 그렇게 출중한 노래 실력을 지닌 대스타조차 극복하지 못하는 열등감이 있다는 사실이 더 안타까웠다. 만일 그가 자신의 용모나 피부에 상관없이 더 당당한 모습을 보였더라면 더 많은 아프리칸 아메리칸들에게 더 큰 자부심과 꿈과 용기를 심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

이제 지구촌은 말 그대로 국경과 인종을 초월해 한 가족이 돼가고 있다. 한국만 하더라도 다섯 명에 한 명꼴의 국제결혼 가족들이 살고 있다. 그들이 낳은 자녀를 우리는 흔히 혼혈아라 부른다(그들은 혼혈아보다는 국제 가족이라고 불러주기를 바란다). 우리와 한 가족이 된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 인종은 한국인보다는 좀 더 검은 피부를 가지고 있다.

'국경 없는 마을'이라고 불리는 안산시에는 2만여 명이 넘는 이주노동자들과 다문화 가정들이 함께 살고 있다. 흔히 코시안(한국인과 동남아시아인 사이에서 낳은 자녀를 부르는 말)이라고 부르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능숙하지 않은 언어와 다른 용모로 인해 학습과 적응에 많은 장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까매서 안 더워?>는 현재 백만 명 이상 살고 있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안산에서 이주노동자 코시안과 함께 생활한 경험이 있는 저자는 안산에서 겪은 일을 토대로 생동감 넘치는 3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첫 번째 이야기인 <티나, 기다려 줘!>는 외국에서 생활해 본 적이 있는 민영이 필리핀 아이인 티나와 한 반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민영은 한국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르게 생긴 용모 때문에 한 반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티나를 보면서 자신이 외국에서 겪었던 일들이 떠올라 일부러 냉정하게 대한다. 한국말을 잘 모르는 티나와 영어를 할 줄 아는 민연은 과연 마음의 국경을 허물고 서로 친하게 될 수 있을까? 독자들이 들려 줄 대답은 다 다를 것이다.

두 번째 이야기 <새로 사귄 친구>는 이주 노동자를 단속하기 위해 이주노동자 자녀를 미행해 엄마를 추방한 실화를 근거로 썼다. 성완은 자신을 경찰이 미행하는 줄도 모르고 중국말을 했다가 중국인인 엄마가 강제 출국을 당하게 된다. 그 일로 성완의 아버지는 술만 마시고 성완은 자기 잘못으로 엄마와 헤어졌다는 죄책감에 의욕을 잃고 방황한다. 2006년 4월 교육부에서 '다문화가정 자녀교육 지원 대책'이 발표된 뒤 학생들의 등하굣길을 추적해 이주노동자를 단속하는 일은 없어졌다고 한다.

<까매서 안 더워?>는 코시안인 동규가 학예회연습을 하면서 겪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다문화 가정 친구와  마음의 벽을 허무는 과정을 보여준다. 남을 잘 웃기는 명랑한 코시안 동규는 같은 반 여학생 윤서를 마음 속으로 좋아하지만 감히 고백하지는 못한다. 우여곡절 끝에 아라비아 왕자와 공주로 연극의 주인공을 맡게 된 동규와 윤서는 서로를 조금 더 잘 알게 된다. 과연 동규는 윤서에게 자기의 마음을 고백할 수 있을까?

유학생, 이주노동자, 결혼 등 다양한 경로로 한국에 들어와 사는 이들은 모두 대한민국에서 행복한 생활을 꿈꾼다. 더군다나 대한민국 사람을 엄마나 아빠로 둔 처지라면 어디서든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신나게 뛰놀고 당당하게 친구들 앞에서 자기의 엄마와 아빠를 소개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와 다른 용모나 말투 때문에 소외감을 느끼거나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 자기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 이주 노동자 가족 아이들이나 국제결혼 가정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이다.

<국경 없는 마을>의 저자로 다문화 가정과 이주노동자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지닌 저자는 우리 아이들이 조금은 특별한 친구와의 만남을 통해 지구촌 저편에서 온  다른 피부를 지닌 친구들이  모두 우리의 친구이며 우리는 모두  지구촌의 이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까메서 안 더워?>는 박채란 글. 이상권 그림으로 서해문집이 펴낸 다문화 가정을 알려주는 동화입니다.



까매서 안 더워? - 마음의 국경을 허무는 따뜻한 이야기

박채란 지음, 이상권 그림, 파란자전거(2007)


태그:#다문화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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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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