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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 권형례 의원.
 대전시의회 권형례 의원.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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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가 산업건설위원회의 욕지도 연찬회에 외부인을 동행해 물의를 일으킨 것과 관련 징계를 내렸으나 징계 내용이 혐의사실과 일치하지 않아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시의회는 23일 오전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윤리특별위원회가 '욕지도 파문'에 대한 진상조사를 통해 요구한 5명의 산업건설위원에 대한 징계를 진통 끝에 의결했다.

시의회는 권형례 의원에게 '출석정지 20일'의 중징계를, 오영세 산업건설위원장에게는 '공개회의에서의 사과'를, 전병배 의원에게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를 의결했다.

또한 곽영교 의원은 징계를 안 하기로 했으며, 심준홍 의원에 대해서는 '출석정지 20일'의 징계요구안이 부결되면서 결국 아무런 징계도 하지 못하는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

하지만 이러한 징계 내용에 대해 권형례 의원이 징계 수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표적 징계'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서는 정말 참담하고 죄송하다"면서 "징계수위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윤리위원회에서 수차례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징계가 너무 과도하다"면서 "징계를 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외부인 최초 동행 제안자'라고 하는데, 맹세코 동행을 제안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또 "이러한 사실에 대해 의원 동료 간의 신의 때문에 지금껏 최초 제안자가 누구라고 말하지 않았는데, 사실은 '심준홍' 의원이 최초 제안자"라고 폭로했다.

권형례 의원 "외부인 동행 최초제안자는 내가 아닌 '심준홍' 의원"

이러한 권 의원의 주장을 정리하면, 산건위의 욕지도 연찬회에 권 의원은 개인 사정으로 참석이 어렵다고 오영세 위원장에게 통보했고, 그 자리에 있던 심준홍 의원이 '친구나 아는 사람과 함께 가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는 것.

이는 심준홍 의원이 당시 의장선거를 앞두고 출마를 준비하면서 한 명의 의원이라도 더 같이 연찬회에 가려는 속내가 작용한 것이며, 같은 자리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오영세 위원장이 특정 여성을 지칭하며 '이 사람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 함께 가게 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권 의원은 '외부인이 동행해도 괜찮겠느냐'고 물었고, 심 의원과 오영세 위원장은 '문제없다'고 답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연찬회 출발 하루 전, 저녁식사에 초대받아서 가보니 문제의 두 명의 연찬회 동행 여성이 몇몇 의원들과 함께 있었고, 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연찬회 동행이 '동의'된 것이라고 권 의원은 주장했다.

권 의원은 "실제 사정이 이러함에도 저에게만 엄청난 누명을 씌우고 있는 동료 시의원들이 너무 야속하다"며 "특히, 저는 심준홍 의원을 당시 지지했고 또 같은 의원으로서 신의를 지키기 위해 최초제안자를 밝히지 않고 징계에 대해 감수해 왔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이게 표적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권 의원의 주장에 대해 심준홍 의원이 기자들과 만나 "최초 제안자는 내가 아니다, 나는 '외부인 동행이 괜찮겠느냐'는 자문에 '문제없을 것 같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이에 권 의원이 심 의원이 기자들을 만나고 있는 기자실을 찾아오면서 '양자대면'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심 의원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권 의원은 "지금에 와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따졌다.

심준홍 의원 "최초 제안 내가 맞다"... 윤리특위 '진상조사'는 엉터리?

대전시의회 심준홍 의원.
 대전시의회 심준홍 의원.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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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심 의원은 "최초제안자는 내가 맞다"고 실토하면서 두 의원의 '설전'은 끝이 났다.

이처럼 두 의원의 '진실 공방'이 심 의원의 최초 제안이라는 결론이 내려지면서 윤리특위의 진상조사와 징계수위 결정이 '엉터리'라는 문제가 제기되게 됐다.

다시 말해 이번 욕지도 외부인 동행 연찬회 파문의 핵심이었던 최초 제안자는 윤리특위가 지목, '출석정지 20일'의 징계를 받은 권형례 의원이 아닌 '면죄부'를 받은 심준홍 의원으로 결론이 내려진 것.

때문에 윤리특위의 진상조사가 부실했으며, 징계내용도 엉터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특히 권 의원이 자신에 대한 징계에 대해 법원에 '대전시의회 징계 무효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져 이번 징계와 관련한 논란은 한 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태그:#대전시의회, #권형례, #심준홍, #욕지도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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