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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오전...갑자기 날아온 비보에 잠시 멍해졌다...난 가끔 사람의 죽음에 관해 생각해 볼 때가 있는데...서거하시기 일주일 전 쯤...저러다 어떻게 되시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물론 나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검찰 조사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을 것이다...하지만 일국의 대통령을 지내신 분으로서, 그리고 용기와 소신이 있는 분으로서 그저 꿋꿋하게 이 난국을 잘 이겨나가시길 바랐는데...며칠 후 이런 비보가 전해진 것이다...

처음엔 그렇게 물어 뜯고 상처내고 피의사실을 까발리는 등 갖은 수모와 망신을 주더니 이제는 온통 칭찬과 찬사 일색이다...언론의 두 얼굴...거기에 놀아났던 우리 국민들...왜 그때...좀 더 일찍 그러질 못했나...왜 좀 더 깨닫고 살아가지 못했나...그러는 당신들은 그렇게 깨끗한가 돌아보아야 하지 않았는가 말이다...자기들은 도덕적으로 완벽하지 않으면서, 그리고 전두환, 노태우 같은 인간들, 나라 말아먹은 김영삼 같은 인간에겐 어쩌지도 못하면서...왜 유독 그분에게만 그렇게 완벽한 도덕성을 바랐고 그렇게 완벽한 인간이길 바랐는가 말이다...

이런저런 분하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할 길 없어 봉하마을로 가고 싶었지만 가기도 여의치않아 직장 동료와 함께 분향소로 향했다...초라한 분향소...참배객도 거의 없이 조용했다...아마도 도심에 있는 분향소로 많은 분이 가신 듯하다...

"좋은 세상, 사람 사는 세상에서 다시 만나요.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방명록에 이렇게 글을 남겼다...

수구언론들과 보수인사들은 왜 사람들이 노무현에 열광하고 노무현을 그리워하는지, 그렇게 수많은 조문객들이 먼 길 마다않고 봉하마을에 참배하러 가는 것이 도통 이해가 안되는 모양이다...그래서 조갑제, 변희재, 김동길, 지만원 등은 이 이해불가한 상황에 대해서 망발을 늘어놓고 있다...

당신들은 정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진정한 정치는...바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사람에게 감동을 주고...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것...이것을 우리나라에서 실행한 유일한 대통령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그 어느 정권도 국민을 우롱하고 눈막음, 귀막음, 입막음 하려고 했지, 진정으로 가슴으로 대했던 통치자는 노무현 대통령밖에 없었다...그것은 진심이 우러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행동이다...자신을 낮추고 주위사람들을 높이는 일, 진심, 본심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다...

수구세력들의 논리라면, 충분히 권력을 이용할 수 있었고, 충분히 부를 축적할 수 있었으며, 충분히 맘먹은대로 할 수도 있는 위치에 있었지만...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그래서 그들, 수구꼴통들에겐 바보처럼 보였는지도 모른다...자리를 줘도 못한다고, 지도자 자질이 없다고, 미숙하다고 임기 내내 끌어내리기에 바빴다.... 수구꼴통들이 긴 세월동안 만들어놓은 견고하고 무자비한 아귀다툼의 틀 속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은 꿋꿋이 견뎌냈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그리고 국민들과 함께 스스로는 '바보'로 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국민을  자기 발 아래로 보고, 선거 때만 한 표 달라고 굽신거리는 비굴한 그들에겐, 처음부터 국민은 마음엔 커녕 머리속 조차에도 없었던 그들에겐 이해불가의 대상이 되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그 분은 가셨지만 그 분은 언제나 우리 마음 속에 살아있는, 우리들의 대통령이다...


태그:#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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