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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일차 구본홍 출근저지투쟁'에 참가한 YTN 노조원들이 10일 오전 "국감에서도 거짓말, 구본홍은 물러가라"고 외치고 있다.
 '85일차 구본홍 출근저지투쟁'에 참가한 YTN 노조원들이 10일 오전 "국감에서도 거짓말, 구본홍은 물러가라"고 외치고 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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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국정감사, 기대한 것보다는 못했다. 그러나 분명 우리가 승리했다."

YTN 노조는 지난 9일 국정감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실망한 부분도 분명 있었지만 구본홍 사장의 허물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은 10일 오전 남대문로 YTN 사옥 후문 앞에 모인 노조원들 앞에서 "9일 국정감사에서 구본홍씨가 왜 YTN 사장이 돼서는 안 되는지 분명히 나왔다, 국감에서 거짓말을 하고 말바꾸기 했던 그가 어떻게 YTN 사장이 될 수 있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 위원장의 말처럼, 구본홍 사장은 국감 내내 허둥지둥했다. 사장 선임 이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회동을 한 것도 드러났고, 지난 8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는 부인했던 박선규 청와대 언론2비서관과의 회동도 인정했다.

특히 구 사장은 최 방통위원장이 정정길 청와대 비서실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유재천 KBS 이사장이 KBS와 관련한 대책회의를 했던 8월 17일 오전에 최 방통위원장을 만났다고 시인해 현 YTN 사태와 KBS 사태가 정권의 의도와 맞닿아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구본홍 출근길에 최시중 만났다고? 그 날은 일요일이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구본홍 YTN사장(왼쪽)이 연단에 선 가운데 노종면 YTN노조위원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구본홍 YTN사장(왼쪽)이 연단에 선 가운데 노종면 YTN노조위원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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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위원장은 "구본홍씨는 지난 7월 박 언론2비서관과 만난 마포 ㄱ호텔 스위트룸 계약을 'YTN에서 해줬다'고 했지만 (노조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구씨가 그 방을 요구해 회사가 계약한 것"이라며 "구씨가 국감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노 위원장은 또 "구씨가 지난 8월 17일 출근길에 최 방통위원장을 만났다고 했는데 그날은 일요일이었다"며 구 사장의 진술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 부분에 대해 '끝까지 반대만 하고 있을 수 없다'고 했다. YTN 사장으로서의 자질이 없다. '민영화는 없다'고 (노조에) 말했지만 그것도 거짓말이었다.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공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YTN의 지분이 대기업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편집자 주) 구씨는 YTN을 말아먹을 사람이다."

실망한 부분도 있었다. 노 위원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구씨의 방송 경력을 들먹이며 유능하다 말할 때 왜 민주당 의원들이 구씨가 MBC 보도국장 시절 브로커로부터 수백만 원치의 향응을 받은 인물이라는 반박을 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토해냈다.

결국 결론은 "우리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였다. 노 위원장은 "어제 문자 등을 통해 많은 응원을 받았다, 이는 저 개인에 대한 응원을 넘어 YTN 그리고 우리나라 언론에 대한 응원이라 생각한다"며 YTN 사수 투쟁의 의지를 드높였다.

"각 언론사 노조의 지지도 이어지고 있고, 외교통상부·통일부 기자실 차원에서도 YTN 사태 해결을 위한 서명이 벌어지고 있다. 승리할 수 있다."

YTN 앵커 '상복투쟁' 새벽 4시 종료 ... 노조 이어받아 공식 투쟁

김문경 앵커는 10일 오전 "앵커들은 YTN의 공정성을 해치기 위해 검은색 넥타이를 맨 것이 아니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쓰러지기 직전의 동료들을 위해 검은색 넥타이를 맨 것"이라며 "상복 투쟁은 끝났지만 앞으로 다시 공정성 담보를 위한 앵커팀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하겠다"고 밝혔다.
 김문경 앵커는 10일 오전 "앵커들은 YTN의 공정성을 해치기 위해 검은색 넥타이를 맨 것이 아니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쓰러지기 직전의 동료들을 위해 검은색 넥타이를 맨 것"이라며 "상복 투쟁은 끝났지만 앞으로 다시 공정성 담보를 위한 앵커팀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하겠다"고 밝혔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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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7일부터 YTN 노조원 33명에 대한 집단 징계에 항의하는 뜻으로 '상복'을 입고 뉴스를 진행한 앵커팀의 '블랙투쟁'은 이날 새벽 4시 종료됐다.

김문경 앵커는 "자발적으로 시작한 투쟁이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컸다, 하지만 '저게 공정한 방송이냐'는 문제 제기까지 나와 혹시 YTN의 공정성이 흐려질까 우려됐다"며 블랙투쟁 종료 배경을 설명했다.

김 앵커는 이어, "앵커들은 YTN의 공정성을 해치기 위해 검은색 넥타이를 맨 것이 아니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쓰러지기 직전의 동료들을 위해 검은색 넥타이를 맨 것"이라며 "상복 투쟁은 끝났지만 앞으로 다시 공정성 담보를 위한 앵커팀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투쟁으로 인해 YTN 기자협회와 사원협의회 구성 때 이후 처음으로 회사로부터 협박을 받았지만 분노는 하되 흥분하지 않고 잔잔하게 투쟁하고자 한다"며 "그래야 한치의 흔들림 없이 싸워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미선 앵커도 "갈등도 있었지만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하든지 노조와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YTN 노조는 앵커팀의 블랙 투쟁을 이어받기로 했다. 노 위원장은 "이는 '낙하산반대' 배지 패용과 달리 방송 심의규정에도 위반되지 않아 회사가 막을 명분이 없다"며 "다른 언론사 기자들도 '블랙투쟁'에 동참해주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6일 집단 징계에 대한 재심청구를 오는 13일에 제기할 계획이다, 만약 재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 때는 대한민국 언론이 총궐기해야 하는 날이라고 판단한다"며 "그동안 우리와 일터에서 살을 부비고 때로는 경쟁했던 한국의 언론 종사자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태그:#YTN, #구본홍,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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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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