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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0만영의 국민이 참여했다.
▲ 52차 촛불문화제 이날 10만영의 국민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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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광우병 국민대책위 주최로 덕수궁 앞에서 열린 범국민대회에서 가족의 식탁을 책임질 200여명의 유모차부대가 등장했다. 많은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과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 구호가 이어졌고, 곧바로 저녁 7시 제52차 촛불문화제가 시작됐다.

전국에서 올라온 국민들이 덕수궁에서 프레스센터까지 도로를 가득 메웠다. 시청광장도 꽉 찼다. 10만 명이 모인 것이다.

이날 촛불 참여자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이명박 대통령 옆에 따라 다니는 미친소'라는 의미에서 퍼포먼스를 했던 대학원생이다. 집회가 시작된 도로에 앉아 '2MB와 미친소'의 탈을 쓰고 퍼포먼스를 했다. 모 대학원 문화재보존학과를 함께 다니고 있는 김아무개(29)씨와 박 아무개(28)씨다.

흰 소복을 입은 탈이 미친소과 옆이 2MB이다. 이날 두 대학원생의 '미국 광우병 미친소와 밀착된 이명박 대통령'의 퍼포먼스 가장 많은 눈길을 끌었다.
▲ 2MB와 미친소 흰 소복을 입은 탈이 미친소과 옆이 2MB이다. 이날 두 대학원생의 '미국 광우병 미친소와 밀착된 이명박 대통령'의 퍼포먼스 가장 많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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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하얀 소복을 입은 미친소와 이명박 대통령은 영혼의 친구(솔메이트)라는 의미에서 퍼포먼스를 하게됐다"면서 "명박이와 함께 존재하는 미친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52차 촛불문화제 집회 첫 발언이 시작됐다. 온양에서 올라와 유모차 부대에 합류한 주부가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미국에서 돼지와 닭에게도 먹이지 않는 광우병 쇠고기를 우리아이에게 먹일 수 없다고 생각해 여기에 왔다”면서 “유모차부대가 다 서울에서 살고 있는 주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70%가 지방 출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물대포와 분말소화가를 분사한 경찰에 항의하고 있는 시민들.
▲ 경찰 폭력에 항의한 시민들 이날 물대포와 분말소화가를 분사한 경찰에 항의하고 있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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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연단에 오르자, 시민들은 ‘강기갑’을 연호했다. 강 의원은 “이 자리에 아이들과 엄마부대, 노동자, 수녀들도 많이 왔다”면서 “촛불대행진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가정에서 마음을 모으고 있는 가정 촛불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국민들도 우리 국민이다. 비폭력 평화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온 국민에게 보여주고, 함께 할 수 있도록 함성을 한번 지르자”고 호소했다.

긴급 사전영장 청구로 수배 중인 박원석 국민대책위 상황실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우리는 두 명의 대책위 사람들을 잃었다. 구속사유가 뭐며 무슨 죄를 저질렀다는 거냐. 체포영장이 떨어졌지만 한 명의 촛불이 있을 때까지 굴하지 않고 싸우다 잡혀가겠다. 경찰은 80년대 공안경찰로 회귀했다. 이명박 정부는 통치능력을 상실했다. 저들이 때리면 맞고, 대포를 쏘면 맞고 맨 몸으로 나가자. 국민이 승리하고 민주주의가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가자. 7월 5일 다시 국민대항쟁을 만들자.”

박 실장의 발언이 끝나자 참석자들의 일제히 함성과 박수를 쳤다. 그리고 곧바로 거리대행진이 시작됐다.

이날 거리행진에는 촛불소녀도 상당수 참석했다.
▲ 촛불소녀 이날 거리행진에는 촛불소녀도 상당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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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원석 실장의 발언을 누구보다 가슴 깊이 새긴, 시민들이 있었다. 도로와 시청광장이 꽉 찼기에 덕수궁(대한문) 정문 앞에 앉아 ‘구속자를 석방하라’는 손자보를 들고 함성을 지른 사람들.

바로 안진걸 광우병 쇠고기 대책위 조직팀장과 평소 잘 알고 지낸 지인들인 임종호(50)·이영지(40)·오상훈(42)씨였다. 촛불집회가 바로 있기 전, 텔레비전 뉴스에서 포승줄을 묶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간 안진걸 팀장의 모습에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들 세 사람은 똑같이 하얀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유성 펜으로 ‘미친소에, 미친정부는 안진걸을 즉각 석방하라’라는 문구 넣어, 이날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먼저 임종호씨가 말문을 열었다.

“시민의 정당한 요구를 귀담아 들지 않고 구속으로 잠재우려는 것은 20년 전으로 역사를 후퇴하려는 것이다. 경찰이 안진걸을 구속하는 것은 촛불집회에 기름을 붓는 것과 같다. 분명 역효과가 나올 것이다.”

이들은 구속된 안진걸 국민대책위 조직팀장의 지인으로, 무고한 시민 구속에 항의하기위해 하얀 옷에 '안진걸을 석방하라'는 글을 담게 됐다고 밝혔다.
▲ 구속자 석방 요구한 임종호·이영지·오상훈씨 이들은 구속된 안진걸 국민대책위 조직팀장의 지인으로, 무고한 시민 구속에 항의하기위해 하얀 옷에 '안진걸을 석방하라'는 글을 담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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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발언을 할 듯 말듯했던 이영지씨가 화가나 말을 건넨다.

“정부가 착각을 하고 있다. 촛불배후 핵심인물을 운운하고 있다. 내 자신도 물론이지만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은 마음이 통해서 촛불집회에 참여한 것이지 배후가 있어 참여한 것이 아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에 대해 마음이 통한 이상, 나는 계속 참석할 것이다.”

그는 정부가 어떤 강경책을 써도 촛불의 순수한 의미를 국민에게 전달하려면 평화시위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위는 순수한 의도로 가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이미 장관고시를 강행됐고, 다음은 촛불을 없애려고 강경하게 나갈 것이 분명하다. 그래도 촛불시위가 변질되지 않게 초심을 유지해야 한다. 변질되면 촛불참여자가 점점 줄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하얀 티에 쓴 ‘안진걸 석방’ 구호가 궁금했다. 이에 대해 오상훈씨는 “정당한 요구를 하는 시민을 구속하는 것에 대한 항의 표시”라고 말했다.

이날 이들은 "정부가 무고한 시민을 구속시키고 있다"면서 " 연행 중단과  구속자 석방"을 촉구했다.
▲ 광우병 대책위 안진걸과 윤희숙 석방을 촉구하는 사람들. 이날 이들은 "정부가 무고한 시민을 구속시키고 있다"면서 " 연행 중단과 구속자 석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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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국민이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싶어 왔다. 정당한 국민적 요구를 공권력을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짓밟으면 국민이 가만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지난 4·19혁명, 6월 항쟁이 다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아무 잘못도 없는 안진걸씨와 윤희숙씨의 구속이 안타깝다고 말하면서 정부가 잘못을 시인하고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안진걸이는 착한 후배였다. 잡아간 경찰의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 권력 핵심부의 문제다. 정권의 잘못된 정치행태로 희생된 것이다. 국민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정부가 정말 문제다. 지금이라고 정부는 잘못을 인정하고 대책위로 구속된 안진걸씨와 윤희숙씨를 즉각 석방해야 한다."


태그:#안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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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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