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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된 미군 저유소 부지 및 인근지역 유류오염 사태와 관련,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대책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지난 1970년 건설된 대전 동구 신상동 세천저유소는 국방부의 TKP(한국종단송유관) 폐쇄 이행 계획의 일환으로 2005년 4월 폐쇄되기까지 35년 동안 미군이 사용해왔다.

 

그런데 최근 한국농촌공사가 지난 2006년 8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한 '폐쇄저유소지역 토양오염정밀조사'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부지 내 뿐만 아니라 부지 인근지역의 토양오염 및 수질오염 논란이 일어 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세천저유소 부지의 송유관 누유 등으로 인한 오염된 토양깊이는 5m이며, 오염된 부지면적은 전체 3만7200㎡의 9.6%인 35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하수에 대한 조사 결과에서도 3개 중 2개의 관측정에서 BTEX 성분 중 벤젠, 크실렌 성분이 지하수 생활용수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가 공개되자 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고, 시민단체 및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정밀한 공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지난 달 13일 세천저유소 현장에서 대전시와 동구청, 시민단체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지 주변 오염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저유소 부지 내 1지점과 부지 밖 3지점만을 시추, 토양시료를 채취한 이날 조사는 부실조사이며, 더욱이 시추지점 중 2곳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와 BTEX(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자일렌)이 검출됐다며 보다 더 정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국방부가 조사결과 및 정화사업 설명회를 지난 달 26일 대청동사무소에서 개최했지만, 해당지자체와 언론, 단체 등에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제대로 된 조사와 복구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충남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대전지역 23개 단체들이 17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TKP 세천저유소 유류오염 시민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이들은 "대전충청지역의 상수원인 대청호 상류지역 상수원보호구역에 30년 이상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킨 유류오염원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고, 관리주체인 국방부와 관한 관청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국방부가 정확한 오염실태 파악 및 복원을 해 낼지 의심이 든다"면서 "대전지역 단체들이 나서서 시민들에게 이러한 상황을 알려내고, 일련의 과정을 감시하기 위해 대책위를 구성케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부지 밖 지하수 및 토양 오염 조사 및 자연환경 조사 ▲국방부 유류오염 조사 모니터 활동 ▲전문가 자문단 운영 평가 ▲복구 후 지속적인 모니터링 ▲민관공동협의회 구성 제안 및 활동 ▲시민조사단 운영 ▲토론회 개최 ▲시민홍보 등의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국방부가 오염원인자라면 피해자는 대전시민"이라며 "동구청과 대전시는 대전시민을 대신하여 국방부에 대해 정확한 문제파악과 대책을 요구해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오염원인자가 제공하는 자료와 계획에 의존해 판단하고 대처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도 저유소 주변 토양에서 흘러나오는 오염된 침출수는 계속 인근 토양과 하천을 오염시키고 있지만 아무런 대책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며 "국방부와 대전시, 동구청은 대전시민들게 사과하고, 민관공동협의회를 구성, 세천저유소 주변 유류오염에 대한 정밀한 실태조사 및 복구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태그:#세천저유소, #대전시, #미군, #송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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