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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에 보이는 쌍굴과 오른쪽에 보이는 울타리로 막힌 빈터가 산업도로가 지나갈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쌍굴이 있는 자리 위에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고, 바로 이 길 옆으로 송림초등학교(파란지붕)가 있어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됩니다. 지금은 공사가 멈춰 있어서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는데, 저만한 넓이로 산업도로가 뚫리면 동네 삶터는 그예 무너지고 맙니다.
▲ 산업도로 예정터 사진 왼쪽에 보이는 쌍굴과 오른쪽에 보이는 울타리로 막힌 빈터가 산업도로가 지나갈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쌍굴이 있는 자리 위에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고, 바로 이 길 옆으로 송림초등학교(파란지붕)가 있어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됩니다. 지금은 공사가 멈춰 있어서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는데, 저만한 넓이로 산업도로가 뚫리면 동네 삶터는 그예 무너지고 맙니다.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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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ㆍ동구 관통) 산업도로 반대 주민대책위원회’와 ‘배다리를 지키는 인천시민모임’은 지난 25일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너비 50∼70미터에 이르는 산업도로 공사를 강행하려는 인천시 막개발 정책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인천시장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인천시는 이런 주민 면담 요청에 또다시 침묵으로만 이어지면서 주민들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인천지역 ㅇ신문 기자가 확인하고, 문성진 주민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다시 확인한 결과, 인천시 종합건설본부가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공문을 인천시장 결재를 바라면서 올렸고, 안상수 인천시장은 이 공문에 ‘오케이 결재’를 내렸습니다. 이리하여 인천시 종합건설본부는 ‘공권력을 투입해서라도 공사를 강행’하겠다고 새삼 뜻을 밝혔습니다.

동네 한복판에 이렇게 넓은 길을 내어 버리면, 동네는 어떻게 될까요? 소음방지벽을 쌓는다고 해도 그 벽은 벽 구실을 못할 뿐 아니라, 동네를 슬럼가로 나뒹굴게 하고, 햇볕을 쬘 수도 없는 한편, 엄청난 먼지가 날려서 숨도 못 쉬게 됩니다. 이렇게 넓은 터에는 찻길이 아닌, 동네 공원이나 도서관이나 텃밭이 들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산업도로 예정터 2 동네 한복판에 이렇게 넓은 길을 내어 버리면, 동네는 어떻게 될까요? 소음방지벽을 쌓는다고 해도 그 벽은 벽 구실을 못할 뿐 아니라, 동네를 슬럼가로 나뒹굴게 하고, 햇볕을 쬘 수도 없는 한편, 엄청난 먼지가 날려서 숨도 못 쉬게 됩니다. 이렇게 넓은 터에는 찻길이 아닌, 동네 공원이나 도서관이나 텃밭이 들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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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ㆍ동구 주민들은 지난 2006년 겨울, 이 공사가 ‘동네 한복판을 꿰뚫는 무자비한 산업도로 공사’였으나 ‘주민한테는 그냥 차 좀 다니는 간선도로 하나’ 낸다는 거짓말로 밀어붙여오던 공사 속사정을 처음 알아차렸습니다. 처음은 두 사람이 반대운동을 힘겹게 했으나, 이 산업도로 속내를 알게 된 동네사람들은 하나둘 모여들었고, 차츰차츰 반대운동에 함께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운동을 벌여오는 동안 어느 한 번도 ‘주민과 이야기 나누는 자리(설명회든 간담회든 토론회든 어떤 자리든)’를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반대운동을 하는 주민들한테 시(종합건설본부)는 ‘길을 안 내면 무슨 대안이라도 있느냐?’는 투로 신문사 기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여 여론몰이를 했습니다.

이리하여 주민들과 ‘배다리를 지키는 인천시민모임’ 사람들은 여러 차례 토론모임과 학술모임들을 열면서 이 동네를 슬기롭게 지키고 산업도로 같은 막개발을 막아내면서 지역 문화와 사회와 예술을 꽃피울 수 있는 길을 찾아왔고, 이 결과를 시에도 보내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움직임을 보여도 시는 아무런 대꾸와 말이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중ㆍ동구 주민들은 더는 얌전하게 말로만 반대운동을 펼칠 수 없다는 뜻을 모았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민주주의 원칙과 대화란 한 가지도 없이, 오로지 행정편의주의로 공권력을 밀어붙이고 공사 강행만을 부르짖는 공무원들한테 실력행사를 하여, 주민들은 잠만 자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산업도로 예정터를 못 보도록 울타리를 쌓았지만, 높은 건물에 올라가면 안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둘레 찻길에 오가는 자동차도 얼마 되지 않는데, 이렇게 널찍하게 새로운 찻길을 내야 할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요.
▲ 산업도로 예정터 3 사람들이 산업도로 예정터를 못 보도록 울타리를 쌓았지만, 높은 건물에 올라가면 안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둘레 찻길에 오가는 자동차도 얼마 되지 않는데, 이렇게 널찍하게 새로운 찻길을 내야 할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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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목요일 오전 11시부터 인천시청 앞에서 주민집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주민집회에는 행정최고 책임자이자 공사 강행 결재를 내린 안상수 인천시장한테 책임을 묻고 규탄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또한, 이번 집회에는 ‘시에서 이 산업도로가 그렇게 중요하고 타당성이 있다면 공개토론과 공개청문회를 마련하여 시 쪽 이야기와 주민 쪽 이야기를 모두 듣도록 하여, 산업도로로 영향을 입게 되는 동구 주민을 상대로 ‘찬반 주민투표’를 열 것을 요청하려고 합니다.

인천시가 그토록 이 산업도로를 내야 한다는 목적이 뚜렷하다면, 주민하고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이, 주민 목소리에는 귀를 막은 채 밀어붙이면서 주민 삶터를 무너뜨리고 생존권을 짓밟지 말고, 주민들 앞에 나오기를 바랍니다.

공정한 토론자리를 마련하여 무엇이 옳고 무엇이 있어야 하며 무엇이 인천이라는 곳이 문화와 삶과 경제와 환경을 고루 헤아리면서 발돋움할 길인가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개항기 근대건축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옛 동네이면서, 서민들이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동네이고, 헌책방골목이 책 문화를 나누어 주는 문화 동네인 한편, 조그마한 텃밭을 옹기종기 가꾸는 도시농업으로 생명이 살아 있는 조용한 곳이, 인천 배다리입니다. 그런데 이 동네에 너비 50~70미터짜리 산업도로를 내어 버리면 어찌 될까요.
▲ 산업도로 예정터 4 개항기 근대건축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옛 동네이면서, 서민들이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동네이고, 헌책방골목이 책 문화를 나누어 주는 문화 동네인 한편, 조그마한 텃밭을 옹기종기 가꾸는 도시농업으로 생명이 살아 있는 조용한 곳이, 인천 배다리입니다. 그런데 이 동네에 너비 50~70미터짜리 산업도로를 내어 버리면 어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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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배다리를 지키는 인천시민모임 인터넷방(http://cafe.naver.com/vaedari.cafe)이 있습니다.



태그:#산업도로, #인천, #배다리, #안상수, #막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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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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