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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며칠 전 아침이었습니다. 출근준비를 하느라 바쁜데, '띠리릭∼' 하고 딸아이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엄마∼ 아빠 만나기 전에 엄마를 따라다녔다는 못생긴 아저씨 별명이 뭐예요?"

아주 간단하게 답장을 보냈더니 또 문자가 옵니다.

"엄마∼ 엄마 고향이 정확하게 어디예요? 초등학교는 어디를 졸업했나요? 수학여행은 어디로 갔는지요?"

정신없이 바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성가시게 자꾸 문자로 물어보느냐고요.

그랬더니 딸아이는 엄마의 자서전을 쓰려고 지금 저를 인터뷰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학교 과제가 누군가를 인터뷰를 하고, 또 글을 써야 하는 것이 있나 봅니다.

딸아이를 곁에 가까이 두고 있을 때에는 저도 모르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해댔지만, 막상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이것저것 챙겨주지 못한 미안하다는 생각이 항상 제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딸아이가 지난 3월,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아무리 바빠도 저도 모르게 하루에 한 번은 딸아이 학교 홈페이지를 찾아가고는 합니다.

행여나 하는 마음에 딸아이 홈페이지를 찾아갔을 때, 간혹 딸아이의 푹 퍼진 엉덩이 사진을 보거나, 딸아이의 뒷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게 되면 얼마나 반갑던지요.

또 학급일기에서 딸아이의 글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딸아이가 이렇게 잘 지내고 있구나 하는 안도의 마음에 저도 모르게 환한 웃음을 터트리기도 하고, 바로 옆자리의 교수부장에게 딸아이 모습과 글을 보여 주기도 합니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별다를 것도 없는 엄마의 이야기를 딸아이가 어떻게 자서전이라는 이름으로 마무리를 지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은근히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한빛고등학교 홈페이지를 찾아가서 발견한 딸아이의 여러 모습들을 이곳에 올려 봅니다.

새롭게 시작한 일 때문에 저는 딸의 입학식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딸아이 담임선생님께서 분홍장미꽃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왼쪽 체크무늬 남방의 딸아이 뒷꼭지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사진입니다.
▲ 2007년 3월, 한빛고등학교 입학식 새롭게 시작한 일 때문에 저는 딸의 입학식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딸아이 담임선생님께서 분홍장미꽃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왼쪽 체크무늬 남방의 딸아이 뒷꼭지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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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식 며칠 후, 담임선생님께서 올려 주신 한라반 단체 사진
▲ 1학년 한라반 단체사진 입학식 며칠 후, 담임선생님께서 올려 주신 한라반 단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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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선생님께서 학생들의 발을 씻어 주는 세족식 모습
▲ 한빛고등학교 세족식 담임선생님께서 학생들의 발을 씻어 주는 세족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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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담임선생님의 발을 씻어 주는 세족식 모습
▲ 한빛고등학교 세족식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의 발을 씻어 주는 세족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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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의 한빛고등학교에서 광주 5.18 민주화묘역을 향하여 도보로 출발하는 학생들
▲ 5.18 민주화 묘역을 향하여 담양의 한빛고등학교에서 광주 5.18 민주화묘역을 향하여 도보로 출발하는 학생들
ⓒ 한빛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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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로 5.18민주화 묘역을 향하여 걷는 길에는 이렇게 신발을 벗고 냇물을 건너기도 합니다.
▲ 5.18 민주화 묘역을 향하여 도보로 5.18민주화 묘역을 향하여 걷는 길에는 이렇게 신발을 벗고 냇물을 건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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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이어진 길을 걷고, 또 걸어야 했다는 섬진강 도보 행진을 하던 딸아이의 모습
▲ 3박4일 동안 섬진강 도보 행진을 하던 중.. 끝없이 이어진 길을 걷고, 또 걸어야 했다는 섬진강 도보 행진을 하던 딸아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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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내에서 학생들이 펼치는 작은 음악회를 관람하는 자유로운 모습의 관중들.
▲ 작은 음악회를 관람하는 관중들 모습 학교내에서 학생들이 펼치는 작은 음악회를 관람하는 자유로운 모습의 관중들.
ⓒ 한빛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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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푹 퍼진 펑퍼짐한 엉덩이의 주인공은? 바로 딸아이입니다.
 오른쪽 푹 퍼진 펑퍼짐한 엉덩이의 주인공은? 바로 딸아이입니다.
ⓒ 한빛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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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T볼을 하는 모습. 얼굴은 가려져 있지만 방망이를 짚고 서 있는 모습이 딸아이입니다.
 친구들과 T볼을 하는 모습. 얼굴은 가려져 있지만 방망이를 짚고 서 있는 모습이 딸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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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리 즐거운지...친구들과 힘차게 손뼉을 치는 딸아이의 밝은 모습에서 저도 모르게 기분좋은 웃음을 지어 봅니다.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친구들과 힘차게 손뼉을 치는 딸아이의 밝은 모습에서 저도 모르게 기분좋은 웃음을 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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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빛고등학교, #홈페이지,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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