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침이었습니다. 출근준비를 하느라 바쁜데, '띠리릭∼' 하고 딸아이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엄마∼ 아빠 만나기 전에 엄마를 따라다녔다는 못생긴 아저씨 별명이 뭐예요?"아주 간단하게 답장을 보냈더니 또 문자가 옵니다.
"엄마∼ 엄마 고향이 정확하게 어디예요? 초등학교는 어디를 졸업했나요? 수학여행은 어디로 갔는지요?"정신없이 바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성가시게 자꾸 문자로 물어보느냐고요.
그랬더니 딸아이는 엄마의 자서전을 쓰려고 지금 저를 인터뷰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학교 과제가 누군가를 인터뷰를 하고, 또 글을 써야 하는 것이 있나 봅니다.
딸아이를 곁에 가까이 두고 있을 때에는 저도 모르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해댔지만, 막상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이것저것 챙겨주지 못한 미안하다는 생각이 항상 제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딸아이가 지난 3월,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아무리 바빠도 저도 모르게 하루에 한 번은 딸아이 학교 홈페이지를 찾아가고는 합니다.
행여나 하는 마음에 딸아이 홈페이지를 찾아갔을 때, 간혹 딸아이의 푹 퍼진 엉덩이 사진을 보거나, 딸아이의 뒷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게 되면 얼마나 반갑던지요.
또 학급일기에서 딸아이의 글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딸아이가 이렇게 잘 지내고 있구나 하는 안도의 마음에 저도 모르게 환한 웃음을 터트리기도 하고, 바로 옆자리의 교수부장에게 딸아이 모습과 글을 보여 주기도 합니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별다를 것도 없는 엄마의 이야기를 딸아이가 어떻게 자서전이라는 이름으로 마무리를 지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은근히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한빛고등학교 홈페이지를 찾아가서 발견한 딸아이의 여러 모습들을 이곳에 올려 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