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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거리, 홍콩 영화인들의 거리를 걸어봅시다

오후 3시. 점심을 먹고 '스타의 거리'로 이동했습니다. 지금까지 저희는 홍콩섬에서 리펄스베이와 스텐리 마켓을 둘러보고, 다시 이곳 구룡반도로 넘어와 점심을 먹었습니다. 이동은 관광버스로 해저터널을 통과해 섬과 육지를 오갔습니다.

저는 홍콩의 해저터널을 지나다니면서 우리나라 경남 통영에 있는 해저터널을 생각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일본인들에 의해 강제노동으로 만들어진 해저터널. 참 아픔이 있는 곳이지요.

하지만 이곳 홍콩의 해저터널은 현대식 기법인, 침매 공법을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긴 터널임에 불구하고 매연 등이 남아있지 않고 환기가 잘되는데, 이는 터널 상부 공간이 비어 있어 그 속으로 매연 등이 쏙쏙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침매 공법이란, 터널 형태의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을 미리 만들어 놓은 후, 해저에 가라앉힌 뒤 이 구조물을 연결하여 터널을 건설하는 방식이랍니다.

▲ 스타의 거리에서 바라보는 저곳이, 홍콩의 야경을 대표하는 곳 중 하나라고 하는 군요.
ⓒ 방상철
이제 스타의 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저희 일행들은 더위를 막기 위해 모자를 쓰고, 양산도 준비했습니다만, 차에서 내리자 다시 뿜어져 나오는 무더운 열기에 태양에 맞서기가 두려워집니다. 정말로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걷기조차 힘든 상황인데, 다행히도 햇빛이 좀 기울어져, 높은 건물들이 그 거리에 그늘을 만들어 준 덕에, 저희는 그 속에 '쏙' 숨어버렸습니다.

그래도 바닷가라, 나름대로 바람도 불어주어, 그늘에 있으니 살 것 같군요. 낮에 도로에서 사람의 흔적을 좀처럼 살피기 힘든 이유가 다 있었습니다. 햇살을 피해 사람들은 밤이 돼야만 거리로 나올 수 있을 겁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걷다가 건물 쪽에서 성업 중인 노천카페를 보았습니다. 누군가 한가롭게 앉아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있습니다. 오! 시간만 허락된다면 저도 한모금 마시고 싶은 데, 지금으로선 그럴 수가 없는 게 한이군요.

▲ 연인의 거리에 새로 조성된 스타의 거리
ⓒ 방상철
이곳 스타의 거리는 연인인 거리라고 불리던 곳에 새로 조성된 관광명소랍니다. 홍콩 영화를 기념하여 조성된 거리인데, 영화에 관련된 상품부터, 조각상, 영화인의 핸드프린트, 의상, 간단한 촬영 조형물 등을 볼 수 있습니다.

▲ 황추생(黃秋生, Wong Chau Sang)의 핸드프린트
ⓒ 방상철
그런데 이곳에는 이소룡의 핸드프린트는 없습니다. 당연하죠. 그가 죽은 후 생겼으니까요. 대신 그의 동상이 있습니다. 또 장국영도 이름만 있고 손도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길을 조성할 때 모든 영화인들이 환영한 것은 아니랍니다. 미국 할리우드를 본떠서 만든다는 생각에 반대한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 인물로 주성치가 있다는군요. 그래서 그의 손도장도 없습니다. 대신 이름만 적혀있죠.

▲ 이소룡은 손도장 대신 동상이 있습니다.
ⓒ 방상철
▲ 영화 촬영하는 모습을 사람들이 직접 재현도 해봅니다.
ⓒ 방상철
잠깐 건물 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봅니다. 누구는 홍콩에선 바다 냄새가 안 난다고 하던데, 가만히 향기를 맡아보면 비릿한 냄새가 납니다. 참 이상하지요. 같은 바다인데, 특이한 것은 우리나라처럼 찐한 바다 내음은 맡을 수 없습니다. 습기가 많아서 그럴까요?

홍콩에서도 얼어 죽는 사람이 있을까?

제가 알기로 홍콩은 열대기후입니다. 살펴본 정보에 의하면 여름철은 습하며, 연강우량(2220㎜)의 절반 이상이 여름에 집중되어 있다고 합니다. 7월 평균기온은 약 29℃이고, 1월 평균기온은 약 16℃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얼른 생각해봐도, 홍콩의 겨울은 그리 춥지 않을 것 같습니다. 평균 기온이 영상 16℃라면 얼마나 좋은 기온입니까. 그런데 이곳에서도 겨울만 되면 두꺼운 외투를 입는 답니다. 이해가 잘 안됩니다.

그런데 이런 홍콩에도 최악의 한파가 닥친 적이 있었답니다. 그로 인해 많은 동사자가 생겼다고 신문에서 대서특필도 했었다는 데요, 그때의 기온이 영상 5℃랍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답은 역시 '습도'입니다.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습도가 높아서 차가워진 공기에 바람이라도 불면 체감온도는 영하까지 떨어진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건물에는 냉방장치는 있어도 난방장치는 없답니다. 호텔은 물론이고 쇼핑센터, 가정집까지도 말이죠(여기서도 부잣집은 예외입니다. 난방장치를 한다고 합니다).

밖에서 추위에 떨다가 실내에 들어서도 또, 냉방기가 돌아가니 더 추운 거지요. 실제로 호텔에서도 겨울에 냉방기를 튼다고 합니다. 이불 등이 물에 젖은 듯 축축해져 있으니 안 틀 수가 없다는 것이고, 겨울철 홍콩 여행 온 사람은 외투에 이불까지 뒤집어쓰고 잠을 자야한다고 합니다.

제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 가족이 가는 곳이 이제 '쇼핑센터'이기 때문입니다. 침사추이에 있는 '하버시티'라는 대규모 쇼핑센터에 갔습니다. 처음 가는 사람은 잘못하면 빠져나오는 길을 찾기 힘들 정도로 큰 쇼핑센터이지요.

홍콩 가기 전, 알아본 정보에 의하면 이곳은 덥고 습하게 때문에 건물에서는 냉방을 필수적으로 한다고 들었습니다. 호텔이나 쇼핑센터에서 긴 팔 옷을 준비하는 게 좋을 거라는 사람들의 얘기를 참 많이 들었지요. 솔직히 기대했습니다. 얼마나 냉방을 강하게 틀기에 춥기까지 한 것일까?

하지만 실제론 별로였습니다. 호텔에서도 냉방기를 틀고 잤고, 쇼핑센터에서도 더워서 부채질을 할 정도였으니 정보가 잘못된 것 아니면, 역시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정해야 했습니다.

50% 에누리는 기본, 몽콕 야시장

1시간 정도의 쇼핑을 마치고 저녁을 먹었습니다. 광동식이었는데, 전통 광동식이 아니라는데도 저희는 느끼해서 별로 많이 먹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찾아간 곳은 '몽콕 야시장'입니다. 품질은 보증을 못하지만 저렴한 가격의 제품들이 잔뜩 모여 있는 곳. 이곳에서는 50% 정도의 에누리도 통용됩니다.

▲ 몽콕 야시장, 이곳에선 일단‘에누리’가 기본입니다.
ⓒ 홍승의
▲ 젊은이들의 거리, 몽콕
ⓒ 홍승의
이곳에서 아들은 시계를 하나 샀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3000원. 그리고 아내와 어머니는 가방을 하나씩 샀습니다. 처음에 5만원 정도 부르는 걸, 깎고 또 깎아서 하나에 2만원 정도에 샀습니다. 말이 안 통하니까 서로 계산기를 눌러가면서 흥정을 했지요. 이것 또한 재미입니다.

▲ 저희 일행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지붕 없는 2층 버스가 ‘휙’하고 지나갑니다. 저희도 탈 수 있을지....
ⓒ 방상철
이제 야경을 보기 위해 이층버스를 타고 스타페리 선착장으로 이동합니다. 홍콩에서 야경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구룡반도에서 빅토리아 해안 넘어 펼쳐진 홍콩섬의 도심 야경이고, 또 하나는 홍콩섬 빅토리아피크 정상에서 바라본 구룡반도의 야경입니다.

저희는 그 두 가지를 중 먼저 홍콩섬 야경을 보기 위해 이층버스를 타고 선착장을 향해 달립니다. 홍콩에서 처음 봐, 마냥 신기해했던 이층버스. 새로운 것을 기다리는 마음은 언제나 설렙니다.

▲ 드디어, 스타페리 선착장으로 가는 이층버스를 타고 야경을 보기위해 이동합니다.
ⓒ 방상철

덧붙이는 글 | 8월 3일~5일까지 2박 3일 동안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태그:#스타의 거리, #몽콕 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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