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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일반노조 경상대지회는 23일까지 37일째 경상대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 아주머니 조합원들이 청와대 앞으로 가기 위해 22일 저녁 천막농성장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청와대에 교섭하러 갑니다."

경남 진주 경상대 캠퍼스에서 청소하는 12명의 아주머니들은 24일 오전 청와대에 가서 교섭하기 위해 상경한다.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경상대지회는 지난 6월 17일과 8월 10일 두 차례 청와대에 '단체교섭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들은 경상대 생활관 식당에서 길게는 1993년부터 일해 왔다. 2005년 식당 운영이 외부에 위탁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이들은 '부당해고'라며 5개월 가량 투쟁했다. (경남·중앙)노동위원회는 노조 지회에서 낸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경상대는 노조와 "법원의 최종 판결에 따른다"는 조건으로 합의하면서 12명에게 식당 일이 아닌 청소 업무를 맡겼다.

서울행정법원은 경상대가 낸 행정소송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리면서 "경상대 총장은 별도의 법인격을 가진 존재가 아니다. 당사자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노조 지회의 사용자는 '대한민국'이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 지회는 단체교섭 요청 공문을 보내면서 수신자는 '대한민국'이라고 하고 '노무현 대통령과 담당 부서'는 참조라고 표시했다.

경상대측에선 이들 아주머니들이 정규직이거나 용역이 아닌 '임시직'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2005년 합의에 따라 다시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이들은 23일로 37일째 경상대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최선윤 민주노총일반노조 조직국장은 "공문을 두 번이나 보냈는데 정식으로 답변이 없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청와대에 교섭을 요청한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청와대의 정확한 입장을 듣고 싶다"면서 "오후에는 노동부도 찾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아주머니들 교대로 밤에 천막 지키기도

청와대로 갈 준비를 하기 위해 모인 아주머니들을 22일 저녁 천막농성장에서 만났다. 안식련 지회장은 "대통령이 정상회담하기 위해 북한에도 간다고 하던데 왜 우리를 못 만나느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대학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는 것에 대해 한 아주머니는 "우리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부끄러워요. 생활관 식당에서 일 잘해 왔는데 하루아침에 위탁한다고 해서 부당해고한 사람들이 부끄러워해야 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또 한 아주머니는 "2005년에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너무나 절실해서 투쟁했죠. 그런데 지금은 부끄러워요. 그 때 확실하게 하지 못한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경상대는 이들을 '임시직'이라 보고 있다. 대학에는 기성회 소속의 정식 직원도 청소업무를 하고 있다. 같은 청소를 하는데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 아주머니들의 하소연이다.

한 아주머니는 "한 부서에서 회식을 하는데 우리는 임시직이라 해서 빼고 자기들만 가데요. 임금 격차도 그렇지만 정말 차별받는 것 같아 서글퍼대요. 누가 못 먹어서 그런가요. 차별이 더 서러운 거죠"라고 말했다.

아주머니들은 매일 밤에는 교대로 2~3명씩 천막을 지키고 있다. 모든 조합원이 24일 상경하기에 천막을 지킬 사람이 없었는데, 다른 사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와서 지켜준다고 해 안심할 수 있게 되었다.

강 지회장은 "우리의 요구는 한 가지 밖에 없어요. 처음 고용될 때 그랬듯이 경상대에 직접고용하는 것뿐이죠"라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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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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