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조용하던 산골마을 순천 월등 복사골의 복숭아 밭이 갑자기 왁자합니다. 서울에 있는 거시기 방송국에서 촬영을 나왔답니다.
"풀 있는데 찍으라고 그래. 친환경인께."
"맛도 월등하고 모든 게 월등한께 월등 복숭아제."
카메라를 들이대자 복사골 농부는 복숭아 자랑에 열을 올립니다. 오전에 다 내다팔았는데 이왕이면 오전에 올 것이지 이제야 왔다며 타박하면서도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담배를 많이 피우시는 분은 니코틴 해독에 참말로 좋고, 여자들은 피부미용에 겁나게 좋아부러 그란께 월등 복숭아제."
망룡 약수터 부근 산길을 오르면 고즈넉한 산자락 묵정밭에는 들꽃이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하얀 개망초 흐드러져 숲을 이루고 바람에 흔들리는 강아지풀을 노린재 한 마리가 타고 오릅니다.
곱지 않은 며느리와 얄궂은 시어머니의 사연이 깃든 며느리밑씻개 꽃망울도 송송 맺혔습니다. 풀잎에 집을 지은 거미는 집 한가운데서 그네를 탑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큐'에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