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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 자대배치를 받기위해 논산 연무대역에서 수송열차를 탔다
9월 중순 자대배치를 받기위해 논산 연무대역에서 수송열차를 탔다 ⓒ 유태웅
훈련소 고문관을 교육부대 조교로 인연 맺게 해 준 신병수송열차

심야의 어둠을 뚫고 달리기 시작한 신병수송열차는 몇 차례에 걸쳐 신병들을 다른 열차로 이송하기 위해 정차하기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들은 별도의 특기병 교육을 위해 남쪽으로 이동하는 신병들이었다.

내가 훈련소에 입영한 그 해 9월 중순의 어느 날, 이른 아침의 햇살을 안고 달리던 논산 연무대역발 수송열차는 어느새 서울북부지역을 통과해 의정부역을 향하고 있었다.

당시 입영하기 전까지 살고 있던 곳은 서울의 도봉구 지역. 이른 아침 수송열차가 이곳을 지나갈 때의 기분은 참으로 착잡한 것 그 이상의 묘한 느낌이었다. 밤새 달리던 수송열차는 의정부 보충대 인근 역에 신병들을 내려놓았다. 이곳에서 대기하다가 최종적으로 배치받은 곳은 중부전선 내 한 교육부대.

다행히(?) 일반 보병부대보다는 상대적으로 편한 교육부대에 배치를 받았다. 재미있는 것은 단순히 '말발 하나 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실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행정조교도 아닌 실무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조교로 보직을 받았다는 것이다. 훈련소 고문관이 신병을 고문(?)하는 매서운 교육부대 조교가 된 것이다.

교육조교 시절
교육조교 시절 ⓒ 유태웅
논산 연무대역을 기억하게 하는 '동네' 경춘선 화랑대역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서울동북부 지역. 사는 곳에서 가까운 육군사관학교 화랑대와 바로 옆에 있는 경춘선 화랑대역은 간혹 논산 훈련병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경춘선 간이역 화랑대역은 운동 삼아 달리는 나의 조깅코스에 있다. 매주마다 한 번씩은 이곳 경춘선 철길을 건넌다. 화랑대역은 논산 연무대역을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한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논산 연무대역. 당시 훈련소 정문에서 연무대역까지는 구보로 30분 정도 걸렸다고 한다. 현재는 지난 1992년 8월부터 훈련소 바로 앞에 승강장(신연무대역)을 만들어 이곳에서 신병들을 수송열차에 탑승시키고 있다.

논산 훈련소를 떠나 자대배치를 받는 '신참 이등병'들을 실은 신병수송열차와 연무대역. 논산 육군 제2훈련소에 입영했던 대한의 남아들이라면 공통으로 남은 잊히지 않는 기억일 것이다.

논산 연무대역을 떠오르게 하는 경춘선 화랑대역
논산 연무대역을 떠오르게 하는 경춘선 화랑대역 ⓒ 유태웅

덧붙이는 글 | '철도와 함께 떠나는 여행' 응모글입니다.


#연무대역#화랑대역#논산훈련소#고문관#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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