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임락경의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
ⓒ 들녘
임락경의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는 음식, 몸, 병, 환경 등 크게 네 개의 장으로 나누어 현대인의 식생활에 대하여 제언하고 조언하는 건강에세이다.

만두소보다 만두피가 더 문제라 한다. 만두소의 대장균보다 만두피를 만든 수입밀가루가 더 큰 문제고, 그 안에 숨어 있을 검출되지 않는 제초제, 방부제가 또 문제라는 것이다.

뷔페는 왜 부패(腐敗)라 하는가? 뷔페 음식은 몸에도 안 좋거니와 온통 대소사가 뷔페로 치러지는 문화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정신건강마저 부패시킨다는 지적이다.

가뭄은 영양보충의 또 다른 기회라는 말은 느닷없다. 읽고 보니 이모작을 권하는 얘기였다. 즉 우리 조상들은 가뭄이 오면 밀·보리 농사를 지었고, 소서까지도 비가 오지 않으면 조를 심었으며, 더 늦으면 메밀을 심어 잡곡 먹고 건강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라는 글은 배경 설명이 오히려 눈길을 끈다. "옛날에는 사람이 병이 들면 먹고 싶은 음식을 먹여서 병을 고쳤지만, 요즈음에 아픈 사람에게 먹고 싶어하는 음식을 먹이면 오히려 병이 악화된다"는. 하기야 금식, 절식이 필요한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아기들의 빨라진 성장 속도 얘기를 하고 있는데 알고 보면 음식 안의 성장호르몬 때문이란다. 그러니 아기의 이른 행동을 대견하게 생각할 것만은 아니라는 것. 휴대전화 사용이 몸에 해롭다는 것은 종종 듣는 일이지만 이 책에서 다시금 확인한다.

귀걸이 하고 휴대전화기를 사용하면 전파가 쇠붙이를 통해 더 강하게 뇌에 영향을 미친다. 휴대전화기를 심장에 매달고 다니면 심장이 나빠지고 장에 가까우면 장이 나빠진다. (118쪽)

지은이는 감기는 몸에 있는 독성이 땀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본다. 또 '감기'란 '기운을 느끼는 것'이며 '이 느낌이 조치가 되지 않으면 다른 병으로 악화될 것이니 미리 기운을 느끼라'는 신호라고 독특하게 풀어놓는다.

감기를 파발에 비유하고 있는 것도 특이하다. 감기를 약으로 치료하는 것은 전달되어 온 파발을 잘못 대하는 것이란다. 약을 먹지 말고 가만히 있으면 자연스레 증세가 오므로 오는 증세대로 기침이 나면 기침이 날 행동을 말고, 열이 나면 열이 날 행동을 말고, 입맛이 없으면 먹지 말고, 일어날 기운이 없으면 누워 있으라는 것이다.

재채기가 나고 열이 나고 오한이 오는 것은 빨리 땀을 흘리라는 신호다. 이때 땀을 흘리지 않으면 간이 해독하느라고 머리가 아프다. 간은 피로된 기능을 회복하고 몸에 들어간 독을 없애는 일을 하는데 감기까지 겹치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게 된다. 그래서 그만 움직이라고 쓰러져 눕는 것이다. 무슨 음식이든 약간이나마 독이 있으니 먹지 말라는 뜻이다. (129∼130쪽)

몸살은 몸이 살기 위해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

몸살 역시 몸이 살기 위해서 우리에게 보내는 강렬한 신호로 본다. 몸살은 반드시 켜져야 하는 경보등과도 같은 것이란다. 문제는 당사자가 이를 무시한다는 것이다. 진통제를 먹는 것은 경보등에 검은 테이프를 붙이는 것과 같고, 수술을 하는 것은 차단기를 제거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감지기 보고 원인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는 말이다.

먼저 얼굴색부터 달라진다. 건강할 때 얼굴색과 병이 났을 때 얼굴색이 다르다. 사람의 얼굴색이 너무 붉은빛이 나면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증거고, 잘 익은 복숭아빛을 띠면 건강하다는 뜻이다. 얼굴빛이 붉으면 심장에 이상이 있고, 노란색을 띠면 장이 나쁘다는 증거다. 얼굴에 파란색이 비치면 콩팥이 좋지 않은 증거요, 검은빛이 나면 간이 좋지 않다는 신호다. (136쪽)

몸 안에 이상이 있으면 몸 밖으로 나타난다는 말은 확실히 옳은 말이다. 증상을 확인했으면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면 결국 병이 되는 것이다.

임락경의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는 이러한 몸이 보내는 신호들을 소홀히 하지 말 것을 가르치는 책이기도 하다.

'음식'의 뜻을 새삼 풀어준다. 마실 음(飮), 먹을 식(食) 즉 먹고 마시지 말고, 마시고 먹어야 한다는 말을 한다. 그래야 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밥, 떡, 고구마, 고기 등과 같은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은 발효 음식과 함께 먹을 것도 권한다.

글 가운데 예전 시골 마을의 잔치 풍경을 그려내고 있는 장면이 읽는 중에 흐뭇함을 준다. 옮겨와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부잣집 잔치는 한턱내는 것이다. 갖은 음식 차려서 이웃마을 사람들까지 초청해서 한턱낸다. (중략) 가난한 집 잔치는 좀 다르다. 이웃집에서 자진해서 음식을 해 가지고 모인다. 집이 좁으면 이웃집까지 빌려서 같이 즐겼던 것이 농경사회의 잔치풍경이었다. (52쪽)

덧붙이는 글 | * 지은이: 임락경 / 펴낸날: 2007. 4. 16. / 펴낸곳: 들녘 / 책값: 8500원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 - 돌파리(突破理) 임락경의 양이 되는 쓴소리

임락경 지음, 들녘(2007)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