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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을 보내며, 담았던 꽃들을 정리하면서 가만가만 그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작은 이미지로 만드는 작업은 시간과 인내심을 요하는 작업인지라 만난 꽃들을 전부 이미지화시키지 못하고 작업을 마친 꽃들로 올해 꽃에 대한 글을 마감하고 새해를 맞이하고자 한다.

피어있는 들꽃을 만나 이름을 불러줄 수 있는 꽃이름이 몇 개나 되시는지? 물론 그것이 그들을 사랑하고 안하고의 잣대는 아니다. 그러나 사랑하게 되면 그 이름도 알고 싶어지는 법이다. 그런데 '꽃이름'은 불러주기만 해도 시가 된다.

ⓒ 김민수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무서워라 뱀딸기, 뱀무도 있고, 냇가에 털 송송 버들강아지, 한 칸 내려와 왼쪽은 벌깨덩굴, 오른쪽 조금 크게 보이는 것은 벼룩나물, 가운데 작은 것들 시계방향으로, 애기범부채, 벚꽃, 변산바람꽃, 쇠별꽃. 아래로 내려와보니 왼쪽부터 털별꽃아재비, 무엇을 담나 병꽃 그리고 병풀꽃.

ⓒ 김민수
스멀스멀 벌레기어가는 보풀, 복숭아꽃 살구꽃의 복사꽃, 봄구슬봉이 하고 봄맞이꽃이 잘 어울린다. 아랫줄 왼쪽부터 원예종이긴 하지만 애기봄맞이꽃이라고 하던데, 손톱에 빨간 물 들이는 봉선화는 흰꽃이라도 붉은물이 들지, 밥 할 시간에 맞춰 피어난다는 비비추, 고진감래의 쓴나물 씀바귀.

ⓒ 김민수
왼쪽 보랏빛은 사마귀풀, 그 아래는 사위질빵, 옆으로 작은 것은 산괭이눈, 그 옆엔 사상자, 아래 노란 것은 산수유, 옆에는 감국인가 산국인가? 구분하기 힘들지만 단맛이 나면 감국, 쓴맛이 나면 산국, 오른쪽 작은 것 위는 산딸나무고 그 아래 작은 것은 왼쪽 산자고, 오른쪽 산철쭉,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 진달래보다 더 많이 깔리는 산철쭉.

ⓒ 김민수
제일 큰 것은 선밀나물, 그리고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배꽃 있고, 옆으로 위는 삼지구엽초 아래는 석잠풀같고, 그 옆에는 삿갓나물이요, 그 옆은 이파리에서 생강냄새 나는 생강나무, 아래는 원예종인데 애기별꽃이라고 하고, 그 아래 붉은 선인장꽃, 깊은 산 속에 사는 설앵초, 육지에서 만났지만 섬초롱.

ⓒ 김민수
꽃이 세개씩 피어 세바람꽃, 이파리가 세 개로 갈라져 세잎종덩굴, 그 옆에 나비앉은 솔체, 아래는 생명력 강한 쇠뜨기, 그 옆에 송이풀 같고, 무덤가에 많이 피는 솜방망이, 아래 큰 것은 실새삼, 그리고 옆으로 작은 것들 시계방향으로 수국, 수박풀, 미국쑥부쟁이, 씀바귀같기도 하고 뽀리뱅이 같기도 하고, 아부틸론인가 부겐벨리아인가? 원예종만 오면 기가 죽네?

ⓒ 김민수
애개풀꽃부터 시작하여 오른쪽 상단에 애기똥풀, 앵초, 앉은부채, 알록제빈가 그냥 제빈가? 아래로 내려오니 애기괭이눈, 애기나리, 양지꽃, 얼레리꼴리리 얼레지, 맨 아래 가시성성 엉겅퀴, 너무 작아서 저것도 꽃이야 연복초, 바위나 기와에 잘 피어나는 바위솔, 개나리 비슷한 영춘화. 정말 꽃이름만 불러주어도 시가 되네?

ⓒ 김민수
이른 봄 동강에 가서 만났던 것인데 잠깐 이름 상실, 감자란, 그 아래는 사진이 작아 동정이 안 되고, 그 아래는 한국산 에델바이스 왜솜다리, 우산이끼에다 원예종 운간초. 구름 사이에 피어나는 꽃인가?

ⓒ 김민수
다닥다닥 작은 꽃 예쁘기도한 월귤, 우축에서부터 내려와야겠네. 홑왕원추리, 한국산바나나 열매를 내는 으름덩굴, 으아리에 은방울꽃. 맨 아래는 좌측부터 이끼의 삭, 그리고 무슨 매화라고 했는데, 쌀밥가득 피어나는 이팝나무, 인동초, 자리공.

ⓒ 김민수
일단 노란 황매, 그리고 오른쪽으로 황새냉이, 회리바람꽃, 흰물봉선, 그 옆에 개수염. 하얀민들레는 보면 알 것 같고, 그 옆에 하얀쓴바귀, 하얀제비꽃, 그 옆에는 히어리라는 이상한 이름이고 나머지 꽃들은 연구대상이니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 김민수
큰꽃으아리는 정말 크더군요. 오른쪽을 볼까요? 큰앵초, 큰엉겅퀴, 톱풀, 그리고 호랑이보다는 한 쌍 오리를 닮은 진범, 오랑캐 쳐들어올 무렵에 핀다는 패랭이꽃, 그래서 오랑캐꽃이라고도 불리는 꽃, 하늘말나리, 하늘매발톱, 이파리가 영락없이 연을 닮아 한련초, 아래로 내려오면 해당화, 멸치를 닮은 현호색, 깨끗하기만 한 홀아비꽃대.

꽃이름만 불러주어도, 거기에 느낌만 살짝 붙여주어도 그럴듯한 시가 된다고 한다면 시를 쓰는 분들을 모독하는 것일까? 아니, 꽃이름 만큼 아련한 단어들이 없으니 가장 향기 나는 시가 되고 노래가 될 것이다. 이들이 있어 올 한 해, 정말 행복했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을 보면서 글의 안내를 따라 보시면 이름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보는 재미와 읽는 재미를 담아보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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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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