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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창조자
ⓒ 황금나침반
2001년 투발루 공화국은 국토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을 하였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면 50년 안에 나라 전체가 물 속으로 영영 가라앉고 마는 운명에 처한 것. 지금처럼 지구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투발루 공화국은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마는 첫 번째 국가가 되는 것이다.

9개의 섬에 9천명이 나누어 사는 투발루는 거리 상으로 가장 가까운 국가인 호주에 이주민을 받아 줄 것을 요청했지만 미국과 함께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호주는 냉담한 반응이다.

1196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몰디브 역시 투발루와 같은 생존위험에 처해있다. 몰디브 대통령은 1987년 10월 유엔총회연설에서 "3만1천여 명이 살고 있는 우리 나라는 해수면 상승 때문에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라고 호소했었다.

지구 온난화로 겪게 되는 끔찍한 운명은 투발루와 몰디브 같은 섬나라뿐일까?

인류가 기후를 만들고, 기후가 지구의 미래를 만든다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세계의 다른 섬들은 최대의 위기에 놓이고 중국, 베트남, 타이 같은 저지대 해안 국가들부터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3면이 바다인 우리로서도 간과할 수만은 없는 문제다.

우리들이 일상에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1mm. 그러나 해수면이 1mm 높아질 때마다 해안선은 내륙 쪽으로 1.5m가량 이동한다. 1m높아지면 해안선은 1500m 이동한다는 계산인데, 이것은 예측이 불가능한 자연의 복합적인 현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수치계산일 뿐이다.

유엔을 비롯한 세계의 환경 전문가들은 앞으로 100년 동안 지구의 해수면은 9∼87cm 정도 상승, 기온은 1.4∼5.8도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 역시 수치적인 계산일 뿐 자연이란 예측불가의 계산은 전혀 하지 않은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심각함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현재 진행형인 지구 온난화의 속도는 생물이 스스로 적응하는 시간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 생태계 파괴와 함께 겨울에도 병원균이 죽지 않아 전염병이 돌아 인류를 멸망시킬지도 모른다는 가설까지 조심스레 비치고 있는 실정이다.

지구와 인류를 멸망시킬지도 모르는 여러 가지 기상이변의 주범인 지구온난화. 무엇 때문인가? 누구 때문인가?

<기후 창조자>(원제:The Weather Makers)에서 저자 '팀 플래너리'는 인류가 기후를 만들고, 인류가 만든 기후가 지구의 미래를 만든다고 말한다. 기상이변은 우리들의 과다한 에너지 사용과 무분별한 개발에서 오는 결과이며 인간들에 의한 '인재지변'이지 더 이상 자연발생적인 '천재지변'이 아니라는 것이다.

살인적인 불볕더위도 지구 온난화 때문에?

지난 10년간 세계는 엄청난 기상이변을 겪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전까지 한번도 본 적 없는 강력한 허리케인,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쓰나미, 예상보다 훨씬 길고 혹독한 가뭄과 혹한. 도시 전체를 집어삼키는 홍수와 태풍. 대화재, 토네이도…. 계절 따라 자연스럽게 찾아오던 눈과 비는 한 곳에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인명 피해를 내기 일쑤다.

2003년 8월. 연일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유럽을 덮쳐 3만5천명의 희생자가 났다. 이때 4일에서 12일에 걸쳐 프랑스의 희생자 수는 1만5천명. 유럽의 살인적인 폭염이나 올 여름 우리의 불볕더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신음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기상이변은 혹독해졌고, 생태계 파괴로 지구상의 수많은 생물들이 죽어갔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생물들은 죽어가고 있을 것이다. 북극해 연안의 이누이트족은 살 곳마저 잃고 있는 실정이다.

"지구 온난화로 비롯된 기상이변들. 이제까지 '천재지변'으로만 알았으나 이제는 '인재지변'이라 부를 수밖에 없는 이 엄청난 재앙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누구인가? 오늘날 지구상 생명체들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기후 변화는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가? 교토 의정서를 둘러싼 각국의 신경전을 비롯해 정계, 재계, 학계가 그동안 벌여온 지구 온난화 관련 논쟁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구온난화로 가속되는 인류의 멸망.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구원으로 이끌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반드시 해야 할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기후 창조자>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다. 저자 '팀 플래너리'는 더 이상 기후문제 앞에 미온적이거나 관망의 태도로 일관하지 못하도록 기후문제와 기상이변의 주범인 지구온난화에 대해 논리적, 과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조목조목 들려주고 있다. 이 내용들은 250여 개의 방대한 자료와 수 천 명의 연구 결과물들을 토대로 한 것.

팀 플래너리가 전 인류를 향하여 호소하고 있는 것은 단하나. '이대로 멸망할 것인가? 아니면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조금씩이라도 실천하여 구원의 길로 나갈 것 인가?'다. 저자는 지구 온난화라는 문제 지적으로만 그치지 않고 그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는데. 기후창조자인 우리들이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들이어서 설득력이 높다.

"당분간 이보다 더 중요한 책은 나오기 힘들 것이다." "당면한 위협 가운데 기후변화가 가장 무시무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 시점에서, 이 책을 읽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먼저 기후변화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구원의 첫걸음이다." "세계가 수십 년 동안 기다려 온 책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이 시작되었다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제시하는 책이 나온 만큼 우리는 서둘러 그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지구 온난화 배후의 엄청난 과학에 관한 최고의 해설서다. 플래너리는 우리에게 섬뜩한 미래를 엿보여 주고 있다."

<기후 창조자>에 쏟아진 찬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중요한 저술을 한 세계의 수많은 유명 저자들, 수많은 환경문제 전문가들이 세계를 향하여 이 책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 25개국으로 판권이 팔려나갔으며 미국과 영국, 호주 등에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최고의 화제작이다. 또한 2006년 최고의 책으로 매해 우수한 저술에 시상하는 NSW문학상에서 '글리북상'과 '해의 책'등 2개 부문을 수상, 인류에게 제일 중요한 저작물로 인정받기도 했다.

한여름의 자연현상인 소나기마저 이제는 귀해져버린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올 여름 더위가 아무리 덥다손, 지구 온난화로 비롯될 끔찍한 미래에 비할 수 있으랴.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지구온난화와 일시적으로만 자각하고 말던 에너지사용에 대해 피부로 느끼게 한 책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몸과 마음으로 오싹오싹 실감한 올 여름 불볕더위였다.

덧붙이는 글 | <기후창조자-인류가 기후를 만들고, 기후가 지구의 미래를 바꾼다>
-팀 플래너리지음/이한중 옮김/황금나침반 2006 6.16/1만 8500원

※관련기사 <펄펄 끓는다는 지구 100년동안 0.6도 상승?>은 지구 온난화란 같은 문제를 가지고 <기후 창조자>와 시각이 약간 다른 책이지만, 기후와 기상이변에 대해 비교적 재미있고 쉽게 들려주고 있는 책입니다.<세상에 이런 동물들이? 놀라워라>는 저자의 또 다른 책으로 이 책 역시 중요한 저작물로 인정받고 있는 책입니다.


기후 창조자 - 인류가 기후를 만들고, 기후가 지구의 미래를 바꾼다

팀 플래너리 지음, 이한중 옮김, 황금나침반(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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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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