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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풍족하고 즐거운 인생을 원하는 싱글여성이 늘어나면서 '삶의 나침판'같은 인생지침서들이 베스트셀러로 떠오르고 있다.
좀더 풍족하고 즐거운 인생을 원하는 싱글여성이 늘어나면서 '삶의 나침판'같은 인생지침서들이 베스트셀러로 떠오르고 있다. ⓒ 우먼타임스
‘남자친구에게 차여서 가뜩이나 심란한데 회사 상사는 틈만 나면 잔소리를 하고,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다 보니 1주일 만에 2킬로그램이나 살이 찐 25살의 L씨.’

녹초가 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들른 대형 서점에서 L씨는 매대에 놓인 ‘20대 여성들을 위한 책’ 한 권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펼쳐보았다. 몇 구절을 읽었을까? 그는 마치 새사람이 된 듯 즐거운 마음으로 가슴팍에 책을 품고 주먹을 불끈 쥐고 “아자! 난 할 수 있다”라고 외치며 서점을 빠져나왔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2030(20~30대) 여자들. 이런 여성들에게 삶의 나침반 역할을 자처하는 여성만을 위한 나이별 인생 지침서들이 넘쳐나고 있다.
6월 둘째 주 교보문고 비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여자생활백서>(안은영 저, 해냄)에는 최근 화두로 떠오른 “싱글 여성의 당당한 삶을 여우같이 유연한 삶의 노하우로 풀어내보자”는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실려 있다.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남인숙 저, 랜덤하우스중앙) 역시 지난 2004년 7월 출간된 이래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상위에 꾸준히 오를 정도로 반응이 좋다.

이 책은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처세술 지침서이다. 30대 초반인 저자는 책에서 20대에 흔히 거부하는 ‘속물근성’이 사실은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처세술이라고 주장하며 경제관념, 외모나 건강 등에 대한 자기관리, 긍정적인 사고방식, 이상적인 결혼관의 변화 등 20대에 해야 할 일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출판사에서는 경쟁적으로 성공에 목말라 있는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책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지은이들은 젊은 여성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가진 커리어 우먼이 대부분이다.
6월 출간된 <20대 여성이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이미경 저, 버들미디어)은 대기업에서 여성 최초로 이사로 승진한 저자가 사회생활에서 여성이 특유의 감성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부하라>(강인선 저, 웅진지식하우스)는 기자인 저자가 7년 동안 하버드대학 유학, 이라크전쟁 종군 취재, 워싱턴 특파원 생활을 통해 배운 성공의 철학을 소개한 책이다.

<능력 있는 여자는 스캔들을 꿈꾼다>(박유희 저, 자유로운 상상)는 여성 포털 사이트 콘텐츠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저자가 겪은 생생한 인맥관리에 대한 84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국내 저작물뿐만 아니라 외국 서적까지 가세해 여성들의 성공 전략을 충고하고 있다.
<성공하는 여자는 당당하게 때론 뻔뻔하게>(코르넬리아 토프 저, 한국방송출판)는 나쁜 여자가 성공한다는 법칙을 강조하고 있다. 여성은 남성과는 다른 전략과 능력이 필요하다며 여성들이 빠지기 쉬운 전형적인 함정들을 지적해 주고 여성들의 능력과 강점을 잘 살려 성공하는 리더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한다.

그 밖에 <소녀를 버리고 여자로 승리하는 101가지 방법>(로이스P 프란켈 저, 해냄), <공주를 키워주는 회사는 없다>(박성희 저, 황금가지), <9미호가 승리한다>(허은아 저, 이지북) <가난한 남자와 결혼해도 부자가 될 수 있다>(이정일 저, 휴먼비지니스) 등 제목만 들어도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책들이 여자 성공하기 비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는 이런 성공 지침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직장인 이모씨는 “여성들의 삶이 제각각 다양한데 소위 잘나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기준으로 그렇게 살라고 충고하듯 말하는 것은 거부감이 든다”고 말한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가벼운 이야기를 크게 포장해 그렇게 살라고 요구한다거나 저자의 삶이 정답인 듯이 말하는 것에 잘못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지적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들이 여자들의 성공 지침서에 끌리는 것은, 그만큼 성공에 목말라 하는 여성이 늘어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영풍문고 북마스터 이현주 선임은 “최근 방송과 이른바 ‘여풍’의 영향으로 여성 관련 자기계발서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면서 “여성들이 이런 책을 선호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에너지를 발현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긍정적인 해석을 덧붙였다.

20대에 실속챙겨야 성공가도 보인다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20대 여성들의 최대 화두는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인 20대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이다. 어떻게 살아야 성공한 여성이 될 수 있고, 어떤 만남을 가져야 성장하는 삶을 살 수 있는지 고민한다. 때문에 많은 서적들은 ‘이렇게 해야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물론, 수많은 조언 중에서 정작 자신에게 어울리고 도움이 되는 것들은 개인마다 다르다. 우리 모두는 각각 처한 상황과 꿈꾸는 목표가 다르기 때문이다.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랜덤하우스중앙)의 저자 남인숙씨가 조언하는 20대 여성이 취해야 할 것들에 대해 정리해본다. 지금 내게 필요한 조언이 있다면 마음에 새겨두자.

▶자기 자신을 귀족 대접하라
내 운명을 좋은 팔자로 만들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신 스스로를 귀족처럼 대접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당신 스스로가 비참함과 초라함을 느끼도록 방치하지 말라. 누가 봐도 초라해 보이는 상황으로 자신을 내모는 사람은 굴곡 있는 인생으로 가기는 쉬워도 팔자 좋은 삶으로 들어오기 힘들다.

▶커리어 우먼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일은 기꺼이 자신의 대부분을 투자할 가치를 가진 것이어야 하며 즐거워야 한다. 그러나 많은 20대들이 자신이 가진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무작정 일과 직장에 쏟아 부으면서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 20대에 인생을 즐기는 법을 연습해 놓지 않으면 평생 그 방법을 모르게 된다. 20대는 뭔가를 이뤄내는 시기가 아니라 30대 이후 뭔가를 이뤄내기 위한 소양을 쌓는 시기다. 성공해야 한다는 집착으로 더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봐라.

▶좋은 물에서 놀아야 좋은 고기를 만난다
주변 사람은 곧 그 사람이다. 좀 더 나은 사람과 어울리려고 애쓰는 것을 계산적인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아무런 덕이 되지 못하는 친구들을 만나고 그 때마다 시간과 밥값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것을 의리로 부르고 있지 않은지. 친구란 반드시 내가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부분이 하나라도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다.

▶최악의 슬럼프에서 적극적으로 나를 구해야 한다
나쁜 일은 언제나 겹쳐서 온다. 설상가상의 상황들은 때로는 재기 불능의 패닉 상태로 몰아가기도 한다. 고난은 그저 시간이 흐른다고 고이 지나가는 장마가 아니다. 최악의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죽음만큼이나 깊은 자아의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고통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정면 돌파할 때 가장 빨리 이겨낼 수 있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문제 속으로 뛰어 들어가 마음껏 고통스러워하고 눈물을 쏟으며 통곡해보자. 슬픈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보며 눈물샘을 터줘도 좋고, 이후 편한 친구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애쓰는 것도 좋다.

▶백마 탄 왕자를 그냥 떠나보내지 말라
남자나 여자나 잘못된 배우자를 만나면 인생이 꼬인다. 반면 좋은 배우자를 만나면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많은 20대 여성들이 조건 좋은 남자는 부담스럽다며 피한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여자치고 조건 좋은 남자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는 여자는 없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자격지심을 느끼며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 좋은 곳에서 놀다가 백마 탄 왕자를 만났고 그가 손을 내밀었다면 주저 말고 그 손을 잡아라. 스스로 그럴 자격이 있다고 믿고 행동하는 것부터가 게임의 시작이다. /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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