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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과 이재오 의원.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과 이재오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재오 의원이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당내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의 출마에 따라 김무성 전 총장과 이 의원의 2파전이 예상되는 12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는 두 가지 사안이 중첩된 대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선은 '친박(친 박근혜) 대 반박(반 박근혜)'의 대결이라는 점이다.

일찌감치 원내대표 선거 출마의사를 밝힌 김무성 의원은 박 대표 밑에서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박 대표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당내 비주류에게 유승민 전 대표비서실장, 전여옥 전 대변인과 함께 '측근 3인방'으로 꼽힐 정도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혁신위원회(위원장 홍준표)가 만든 대선·지방선거 후보 등 경선 선거인단 기준을 변경하는 '사무처 수정안'을 주도했다가, 이 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의 지원을 업은 수요모임, 국발연과 충돌한 바 있다.

반면 이재오 의원은 친 이명박계로 분류되며, 1964년 한일 국교정상화 회담 반대투쟁을 주도했던 인사들의 모임인 '6. 3 동지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명박 시장도 이 단체의 회장을 지낸 바 있다.

또, 나중에 '화해편지'를 띄우기도 했지만 이 의원은 박 대표를 '독재자의 딸' '유신독재 권력의 핵심'이라고 공격하면서, 비주류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김무성] "꽉 막힌 지금 국면에서는 정치력 있는 내가 적격"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와 김무성 전사무총장이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와 김무성 전사무총장이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두번째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대응노선을 둘러싼 '장외투쟁파 대 국회복귀파'의 대결이다. 사학법 문제를 둘러싸고 박 대표와 소장파 리더격인 원희룡 최고위원이 공개 충돌할 정도로 내부갈등이 폭발한 상황이기 때문에, 원내사령탑인 원내대표를 누가 맡게 될 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김무성 의원은 사학법 강행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박근혜 대표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장외집회 계획도 김 의원이 적극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쪽에서는 "지금처럼 꽉 막힌 정국에 정치력으로 난국을 헤쳐나가는 데는 김무성 의원이 적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민주계 출신인 김 의원이 청와대 등 여권과 얘기가 될 만한 통로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오 의원 쪽은 명분을 쥐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투톱체제가 아니라 박 대표 원톱체제가 된다"는 것이다.

또, 지지도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당과 국회를 우선하는 원내전략은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박 대표의 측근인 김 의원이 원내대표가 될 경우 강경투쟁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을 들어 국발연 쪽에서는 이 의원이 출마선언을 할 경우 김 의원이 경선에서 중도하차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물론 김 의원 쪽은 이런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재오] "'김무성 원내대표'되면 투톱이 아니라 원톱"

이 의원은 최근 "원내대표가 된다면 박 대표와 호흡을 맞춰갈 수 있겠냐"는 질문에 "당을 안정화시키는 게 최우선이기 때문에 당연히 맞춰가야 한다"고 전제한 뒤 "매일 밖에서 싸운다고 투쟁이 아니"라며 "여당에게는 명분을 주고, 야당은 실리를 챙기는 것이 야당의 대여협상 기본"이라고 말했다.

두 의원은 모두 개정사학법이 통과된 직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거론될 정도로 당내에서 투쟁성과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물들이다.

김 의원의 독주가 예상되던 상황에서 비주류 단일후보 격인 이 의원이 뛰어들면서, 한나라당은 한 바탕 회오리에 들어가게 됐다. 당의 주류인 영남 쪽을 기반으로 한 김 의원과 수도권·소장파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이 의원 모두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지난 2004년 8월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의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유신시절 박근혜 대표를 비판하다 감옥에 갔다 왔다"며 박 대표를 비판했다.
지난 2004년 8월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의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유신시절 박근혜 대표를 비판하다 감옥에 갔다 왔다"며 박 대표를 비판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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